화무십일홍 알려준 태국 테니스 회장 선거
태국에선 한동안 테니스 열풍이 분 적이 있다.
아시아 선수로는 남자 단식에서 가장 먼저 ATP 랭킹 10위 안에 든 파라돈 스리차판과 여자 복식과 단식 모두 20위 안에 랭크된 타마린 타나수간 등 스타플레이어가 배출되었기 때문이다.
요지부동없이 태국 테니스계를 이끌고 있는 장본인은 거물 정치인이다.
수왓 립타판롭.(61). 작은 체구지만 품평과 인맥이 좋은지 여러 정권을 거치며 부총리 포함 과학부, 교통부, 산업부, 노동부, 사법부 등 신기할 정도로 무수한 장관직을 거친 인물이다.
후아힌 인터콘티넨탈과 2년전 오픈한 후아힌의 테마파크 바나나바의 실소유자인 재력가이며 4년전에는 한국배우도 초청한 후하힌 국제영화제도 열었었다.
태국 테니스회장에 7번이나 선출된 테니스계 대부인 수왓 회장은 최근 황당한 상황에 맞닥뜨렸다. 당연히 선출될 줄 알았던 회장 선거에서 솜밧이란 35세의 전직 국가대표 테니스 선수에게 더블스코어 표차이로 패한 것이었다. 올해 선거는 예년과는 달리 거수가 아닌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됐다. 선거를 진행하던 부회장은 화들짝 놀라 ‘이상한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투표 무효를 선언하고, 태국 스포츠국에 조사를 요청했다. 이에 솜밧은 그의 승리는 공평한 것이라고 맞서며 물러서지 않을 뜻을 펼쳐, 태국 스포츠계의 최대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이유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수왓 회장이 좋은 테니스 선수를 육성하기 위해 투자하기 보다는 지나치게 이벤트와 사업만 벌인다고 비판한다.
테니스 관계자들이 새 회장을 옹립하려는 것은 새 체육법에 의해 할당되게 된 어머어마한 예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태국 스포츠계에선 재선거가 실시되면 수왓 회장이 재 선출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통해 권력은 영원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심어주고 있으며, 수왓 회장도 사회 각층에서 지켜보고 있으므로 행보가 보다 신중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By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