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의 또 다른 볼거리, 옹박 라이브쇼
HAPPYTH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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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2 18:35
태국 방콕의 또 다른 볼거리, 옹박 라이브쇼
태국에서 2003년 개봉됐고 한국에는 1년이 훨씬 지나 선보인 태국영화 `옹박(Ongbak)’은 태국영화의 이정표가 됐다. 나중에 할리우드에도 진출하게 됐지만
태국은 이 영화를 통해 침체됐던 영화산업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소룡, 성룡의 액션에 익숙했던 한국영화 팬들에게도 `옹박’은 신선했다.
와이어 없는 `리얼액션’을 표방한 `진정성’이 먹혀 들었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토니 자가 영화 홍보를 위해 한국에 온 뒤 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을 본적이 있다. 검은 피부에 촌스런 표시가 역력한 토니 자는
한국출연자 서너 명의 어깨를 짚고 사뿐히 뛰어넘는 놀라운 액션기술을 보여주었다.
그렇다고 `옹박’이 한국에서 요즘 말로 대박을 터뜨리진 못했다. `익숙하지 않은’ 동남아 영화의 한계가 노정됐고, 스크린도 많이 확보하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주인공의 파워 넘치는 액션은 영화 팬들의 뇌리에 오랫동안 진하게 머물렀다.
개그콘서트에서는 `열라뽕따이’ 같은 엉터리 태국어가 유행되며 심지어 오늘날까지도 인용되고 있다. `옹박’ 이후 몇몇 태국 무술영화가 한국에서 개봉됐는데,
`옹박’ 원작과 아무런 연관성이 없음에도 `옹박2’ `옹박3’란 타이틀을 붙여 홍보하기도 했다. 정치인 탁신이나 K-POP 2PM의 닉쿤 이전에 `옹박’과 토니자는
한국인이 아는 유일무이한 태국영화와 인물이었다. 영화 `옹박’은 태국의 전통무술인 무에타이를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태국 홍보영화 같다. 불교에 대한 태국인의 존경심, 방콕 관광명물인 `툭툭이’를 통한 추격전이나 태국의 거리의 찐득찐득한 풍경 등이 그렇다.
이 추억의 `옹박’이 매우 사실감 있게 무대 위에서 재현되고 있다. 방콕 시내 쇼디씨라는 복합쇼핑몰에서 최근 시작한 `옹박-라이브쇼’다.
영화 `옹박’을 제작한 사하몽콘 필름과 `옹박’의 감독 프라차 핀카엡이 팀을 이뤄 참여했다고 한다.
영화 `옹박’의 러닝타임은 100분, 공연 `옹박’은 70분이지만 플롯은 영화와 같다. 태국 고대무술 무에타이를 익힌 젊은이가 도난 당한 마을의 수호신
`옹박’ 불상의 머리를 찾아 도시로 떠난 이야기다. 넌버벌이지만 보는데 문제없고 이해도 잘 된다.
공연 `옹박’에서 펼치는 연기자들의 무술 연기는 수준급이다. 눈썰미 있으면 알 수 있겠지만 70분 러닝타임 동안 주인공이 6명이나 등장한다.
영화야 끊고 쉬었다 가겠지만 공연이 그럴 수 있나? 그만큼 6명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액션은 사실적이고 격렬하다.
액션신과 사운드의 조화도 잘 맞는 편이고 와이어를 단 툭툭이가 관람객 위를 나는 등 세트구성도 스케일이 크고 치밀하다.
총 60여명 이상의 연기자들이 무대 위에 오르는데 캐스팅도 영화처럼 캐릭터를 잘 살려냈다. 배우들은 젊고, 여배우들도 예쁘다.
카메라를 들이댄다면 영화 한편 그대로 완성할 수 있단 과장이 허튼 소리만은 아닐 정도로 시간 아주 잘~간다. 푸켓 판타지쇼 등처럼 공연 중
`잠 깨우는 효과를 내는’ 꽤 큰 소리의 폭탄이 몇 번 터지는 데 그럴 필요까지도 없겠다. 조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넌버벌로 70분을 구성하려니 사족도 보인다. 공연이 클라이맥스에 이르는 순간, 곁가지로 넣은 부분이 스토리의 대세에서 이탈하며 `뭐지?’ 하는 느낌을 준다.
어쩔 수 없겠지만 주인공 6명의 `마샬 아트’에 차이도 엿보인다. 그렇다고 공연전체의 평점까지 깎고 싶진 않다.
태국엔 공연문화가 잘 발달돼 있는 편이다. 방콕에 온 여행객에게 저녁 먹고 볼만한 쇼나 공연을 소개해 달라면 라차다의 시암니라밋쇼에 이 `옹박 라이브쇼’를
추천 리스트에 넣어도 욕은 절대 먹지 않을 것 같다. 짜오프라야 강가 아시아티크에 있는 무에타이공연은 공연 후 실제경기를 재연하지만,
보는 눈이 각기 다르다는 점은 감안해도, 재미있기로는 `옹박 라이브쇼’가 한 수 위다. `옹박 라이브쇼’는 영화 `옹박’을 살짝 떠올린 뒤 가볍고 즐겁게 보면 본전 뽑는다.
공연시간은 8시부터 70분간. 새로 만든 극장 식 좌석은 1200석이나 된다. 태국 티켓 예약사이트인 티켓메이저(www.thaiticketmajor.com)에서
일반석 1,500 바트,(한화 5만원) 특석 2,000 바트 VIP석 2,500 바트에 예약할 수 있다.
해피타이(www.happythai.co.kr) 같은 현지 여행사를 통하면 30~40%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어 상당히 유리하다.
이 `옹박라이브’가 위치한 쇼디씨 백화점은 한국 트렌드를 많이 가미시킨 곳이다. 아직 문을 열지 않았지만 롯데 면세점이 있고, 한국스타의 이름을 딴 한국음식점들도 많다.
인근에 MRT나 BTS가 없어 결점이라고 하지만 차량이나 택시 타고 다니는 개별이용객에겐 문제될 것이 없다.
개봉 후 14년이나 지난 영화가 상설 공연으로 부활된 게 신기하고 갸륵한데, 공연의 품질을 잘 유지만 한다면 인기 받으며 롱런 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