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한국형 아파트' 프놈펜에서 불티
'한국형 아파트' 프놈펜에서 불티  캄보디아 프놈펜 도심에서 차로 20분 거리인 '벵칵'(Boeung Kak)호수. 이곳에선 한국 업체가 '캄코시티'(Camko City)란 대규모 복합 주거단지를 짓고 있다. "벵칵호는 프놈펜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호수입니다. 아직도 매립이 진행 중인데, 내년 말이면 1차로 한국형 아파트와 빌라 1000여 가구가 완공됩니다." 현장에서 만난 이강우 한일건설 지사장은 호수 일부(120만㎡)를 메워 아파트·빌라 등 주택 4000여 가구와 오피스빌딩·쇼핑센터·국제학교·종합병원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놀라운 사실은 주택은 이미 다 팔렸다는 점. 분양가는 ㎡당 910달러(약 85만원). 100㎡형이 1억원이 채 안 된다. 그러나 1인당 국민소득 350달러(약 33만원)의 캄보디아에선 엄청난(?) 고급 주택이다. "이런 집이 분양되느냐"고 묻자, 이 지사장은 "믿기 어렵겠지만 1·2차분 680여 가구는 분양이 끝났다"고 말했다. 빌라와 타운하우스엔 3만 달러 안팎의 프리미엄까지 붙었다고 귀띔했다. 캄보디아에선 선(先) 분양이 가능하고, 전매(轉賣) 제한도 없다. "조만간 내놓을 3차분은 분양가를 더 올릴 계획인데, 현지 고위 공무원과 부유층 중심으로 사전 청약이 대부분 끝났습니다." 최근 프놈펜 시내에선 빈 땅과 주인 없는 주택을 찾기 어렵다. 작년 12월 프놈펜에 부임한 법무법인 로고스 백무열 변호사는 한 달 동안 호텔 신세를 져야 했다. 그는 시내에 방 2개짜리 서비스트 아파트를 겨우 얻었다. 임대료는 월 1800달러. 뉴욕·도쿄 등 선진국 대도시를 뺨치는 수준이다. "월 2000~3000달러짜리 외국인 임대주택도 있어요." 캄보디아는 지난 3년간 연 평균 7~10%대 경제성장을 지속 중이다. 훈센 총리 집권 이후 정치가 안정돼 외국인과 기업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문제는 외국 기업들을 수용할 주거 및 사무 인프라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시내에 변변한 오피스 빌딩이 없어 기업들이 주택을 개조해 쓰는 경우가 많다. 최근 프놈펜에 들어온 한국국제협력단(KOICA)도 사무실을 못 구해 2층 단독주택을 월 3000달러에 빌렸다. 이러니 땅값·집값은 천정부지 상승세다. 프놈펜 최고 요지인 모니봉(Monivong) 거리의 도로변 땅값은 ㎡당 4000달러. 1년 만에 배(倍)가 올랐다. 벵칵호수 부근의 고급 주택단지인 '선웨이빌라'는 입주 1년을 조금 넘겼지만, 20만 달러이던 집값이 30만 달러까지 뛰었다. 경제분석가 훗 소반(Hut Sovan)은 "2~3년 전 1달러짜리 시내 변두리 땅도 이젠 10달러를 넘는다. 땅값이 미쳤다"고 말했다. 현지에선 과열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경제성장률을 지나치게 넘어섰다는 것. 여기에 수요 기반이 일부 부유층과 외국인으로 한정돼 있어, 최근 추진 중인 10여 개의 대규모 주택·업무 단지가 한꺼번에 쏟아질 3~4년 뒤엔 공급 과잉이 초래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