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화나게 하는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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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화나게 하는 글쓰기

호루스 18 593

어제 모 여행사에 질문 글을 올렸다.

 

그리고 답변이 왔고, 재질문을 했으며, 재답변이 왔다.

 

1. 최초 나의 질문 글

 

제목 : 타이 항공 소아 및 유아 관련

 

안녕하세요?

타이항공을 이용하여 9월 또는 12월 정도에 방콕 여행을 계획 중인데, 탑승 예정일을 기준으로 소아 만6세, 유아 18개월을 동반하려고 합니다.

1. 소아를 위한 키즈밀이나 유아를 위한 베이비밀(?, 정확한 용어를 모르겠네요. 답변시 가르쳐 주시길) 신청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직접 항공사로 전화해야 하나요, 아니면 귀사에 탑승권 구매 후 신청하면 되나요?

2. 인터넷에 보니 베시넷이라고 유아용 아기 바구니 침대가 있던데 18개월 짜리는 무리겠죠?(정확한 용어를 답변에 함께 달아주시면 감사)
이 경우 6시간 정도를 안고 가기엔 사실 무리인것 같고, 빈좌석이 확보되면 좋을 것 같은데, 공항에서 수속시 카운터 직원에게 좌석 블락이 가능한지 알아보고 부탁하는게 좋을까요, 타고나서 승무원에게 부탁하는게 좋을까요?

3. 이건 개인적인 취향을 타는 질문이라 좀 답변하기 황당하실 법도 한데...(꼭 답변 안하셔도 됩니다.)
유아나 소아 동반이라면 홍콩에서 1시간 가량 경유하는게 아이들에게 나을까요, 아니면 그냥 6시간 직항이 더 참기 쉬울까요?
혹시 경험해 본 분이 있으면 답변 부탁드립니다.

수고하시고, 좋은 나날 되시기를...

 

2. 여행사의 답변(특이하게 2명이 답을 달았다.)

 

2.1 김모씨 답변

 

안녕하십니까? **의 단거리파트 김** 입니다.
고객님의 관심에 감사 드리며, 질의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답변 드립니다.

고객님 성인없이 아이만 항공권이용하시는 건가요?
베시넷.기내식은 항공사마다 상이합니다 예약후 문의 부탁드립니다

고객님 죄송하지만 저희는 온라인 여행사라 유선이나 게시판상으로는
좌석/스케줄/요금조회가 되지 않습니다.

고객님께서 문의하신 사항은 저희 **  http://www.*****.co.kr/
실시간 예약서비스를 통해 요금과 규정사항 스케줄 좌석현황등에 대하여
조회가 모두 가능하시니 이용 부탁드립니다.


더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다면 다시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고객님의 즐거운 여행을 위해 항상 노력하는 **가 되겠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2 박모씨 답변

 

안녕하십니까? **의 단거리파트 박** 입니다.
고객님의 관심에 감사 드리며, 질의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답변 드립니다.

문의주신 내용 답변 드리겠습니다.
1. 예약및 결제/발권 완료 후 저희 여행사로 소아식/ 유아식 신청을 해주시면 항공사 요청해 드립니다.
항공사로도 직접 요청이 가능합니다.
2. 베시넷 의 경우 항공사마다 기준이 다르나 대게 6개월 (키 75CM / 몸무게 8.5) 입니다.
예약후 키와 몸무게를 기재해 주시면 항공사로 요청/회신후 안내드립니다.
3. 문의주신 내용은 죄송합니다만 안내를 드리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더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다면 다시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고객님의 즐거운 여행을 위해 항상 노력하는 **가 되겠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3. 나의 재질문

 

안녕하세요

신속한 답신 잘 받아 보았습니다.

다만 질문 사항에 답변이 없는 부분이 있어 재차 질문 드리고 답신 결과에 대한 의견을 피력코자 합니다.

==================
재질문 사항

인터넷에 보니 베시넷이라고 유아용 아기 바구니 침대가 있던데 18개월 짜리는 무리겠죠?(정확한 용어를 답변에 함께 달아주시면 감사)
이 경우 6시간 정도를 안고 가기엔 사실 무리인것 같고, 빈좌석이 확보되면 좋을 것 같은데, 공항에서 수속시 카운터 직원에게 좌석 블락이 가능한지 알아보고 부탁하는게 좋을까요, 타고나서 승무원에게 부탁하는게 좋을까요?
=================
베시넷 부분은 박** 씨가 정확한 답변 주셨고, 좌석 블락 요청을 카운터에서 미리 하는게 좋을지, 탑승후 승무원에게 협조 요청하는 것이 좋을 지 하는 부분은 답변이 없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 부탁드립니다. (모르면 모른다고 답변 주셔도 무방합니다.)

그리고..두 분이 답변을 주셨는데 김** 씨와 박** 씨가 답변을 주셨습니다.
일단 답변을 보죠.

(((상기 2항의 답변을 복사하여 전달(중복이므로 생략함) )))

 

보셨죠? 김**씨 답변은 알맹이는 하나도 없고 하나마나한 얘기만 써놓았습니다. 박**씨 답변과 아주 대비가 됩니다.

이런 무성의한 답변은 차라리 모르니까 답변 못줘서 미안하다고 한줄 쓰는게 차라리 영양가 있습니다.

타이항공 이용/ 소아 및 유아 동반/ 9월 또는 12월에 출발 예정 이라고 명시했는데,
성인없이 아이만 여행하냐는 질문은 제 입장에서는 대체 글을 읽어나 보고 쓰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더구나 타이항공이라고 했건만, 베시넷이나 식사 규정은 항공사마다 상이하니까 예약후 문의 하라는 답변 역시 읽지도 않고 답변을 달은게 역력하구요.

게다가 묻지도 않은 요금과 규정사항 스케줄 좌석현황 등에 온라인으로 확인 가능하다는 답변은 왜 달아 놓았는지요?

누구나 다 직장에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입사원이라 그랬는지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최소한 상대방의 글은 제대로 읽고 답변을 달아야 할것 아닙니까?

박**씨 답변이 아니었으면 알맹이 없는 답변에 화 꽤나 나고 전화라도 해서 따다부따라도 했을지 모릅니다.

말만이 아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고맙겠습니다.
박**씨에게는 좋은 답변에 재차 감사드리구요.

그럼 안녕히...

 


4. 김모씨의 재답변

 


안녕하십니까? **의 단거리파트 김** 입니다.
고객님의 관심에 감사 드리며, 질의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답변 드립니다.

다시 한번 안내드리겠습니다^^

고객님께서 문의주신 예약및 결제/발권 완료 후 저희 여행사로 소아식/ 유아식 신청을 해주시면 저희가 항공사 요청해 드립니다.(출발72시간전까지만 신청가능합니다

또한 아기바구니는 신청가능하지만 타이항공탑승시 아기는 탑승일기준으로 6개월미만까지만 신청가능합니다
18개월은 아기바구니 신청은 어렵겠지만 예약후 예약번호 알려주시면 항공사에 재확인 후 정확한 안내드리겠습니다 아기를 안고가시는게 힘드시다면 아기도 소아와 같이(소아요금지불후) 한좌석을 확보하신다음 이용하시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더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다면 다시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고객님의 즐거운 여행을 위해 항상 노력하는 **가 되겠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긴 글 보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내가 너무 따진건가? 박**씨만의 답변이었으면 불쾌감을 느끼거나 이렇게 글을 쓰거나 할 필요가 없는 사안이었다.

 

내가 이렇게 글을 쓰는건 김**씨를 비난하고자 함이 아니다.

 

근본적으로 서비스업의 행태가 어떤 식으로 불만을 야기시키는지에 대한 적절한 사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또 온라인 상에서의 평범한 글쓰기와 댓글의 발화(發火)가 어떤 식으로 시작되는지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김모씨의 첫번째 답변은 정말 무성의하다. 상대방의 글을 제대로 보지도 않고 자신의 업무처리 방식에 따라 기계적으로 표현했을 뿐이다.

 

이런 식의 대응은 '무시당했다' 라는 상대방의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요기까지는 좋다. 요기서 다짜고짜 펄펄 뛰면 진상 고객으로 가는 조짐으로 보일 것이다.

 

내가 왜 불쾌감을 느끼는지 다시 한 번 글을 쓴다. 이유와 근거를 명확히 달아서.

 

그리고 돌아온 재답변은 또 화를 돋구기에 충분하다.

 

의례적인 인사말 다음에 쓰여진 첫 문구

 

'다시 한번 안내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안내드린다? 그럼 내가 뭘 몰라서 또 질문한건가? 누락된 부분에 대한 추가 질문 아닌가?

게다가 뜬금없는 ^^이모티콘은 뭔가?

 

나랑 지금 친분관계라도 있는건가? 실시간 채팅이라도 하는건가? 문장 자체는 공적 메일의 문장을(무미건조) 따르면서 누구 약오르라고, 답변 이미 줬는데 다시 하니까 똑바로 알아들으라고 쓰는건가?

 

나라면 "무성의한 답변에 사과드리며" 또는 "고객님께 불만족스런 답변이 되어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라고 문장을 시작하겠다.

 

그리고 이어지는 답변은 이미 박**씨가 한 답변을 중복해서 하고 있다. 추가 질문에 대한 답변도 있지만, 이미 답변한 것을 또 중복하는 것은 피차간에 피곤한 일일 뿐이다.

 

어차피 여기서 따지고 들면 완벽한 진상이 되고 말테니, 또 여행사의 대응이 그 정도로 형편 없는 것은 아닐테니 이만 그친다.

 

다만, 사과에 지나치게 인색하고, 말의 요점을 잡지 못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쓰고...이런 글쓰기나 말하기는 우리 실생활에서도 자주 볼수 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국어 교육이 정확한 맞춤법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고, 타인의 의사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새삼 들 뿐이다.

18 Comments
필리핀 2014.05.22 14:08  
축하합니다...

호루스님도 이미 그 여행사 진상고객이 됐을 겁니다... ^^;;;

온라인 여행사나 통신기기업체(주로 핸폰) 등에

상담 글을 올리거나 문의전화를 하면 위의 김모씨 못지않은

엉터리 답변을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객이 무얼 문의하는지는 관심도 없고

자신이 암기하고 있는 대응 메뉴얼대로만 답하는 거죠...

그래놓고 고객이 재문의하면 진상고객이라고 블랙리스트에 올리죠... ㅡ,.ㅡ

자신의 의사를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의 의사를 제대로 파악하는 게 제일 중요한데...
호루스 2014.05.22 15:08  
으헉! 설마 이 정도 가지고? 겁주지 마셈.

혹시 경험담에서 우러나온? -_-a
필리핀 2014.05.22 16:23  
저는 저런 경우 당하면

제쪽에서 먼저 저 여행사를 블랙 처리합니다... ㅎㅎ
후회없는사랑 2014.05.22 14:27  
서비스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군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호루스 2014.05.22 15:09  
입장은 정반대지만 후사님도 나름 고생 많았죠? 아마 글로 표현하면 엄청나겠죠...
후회없는사랑 2014.05.23 00:18  
나름 친절하게 응대한다고 해도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있었을겁니다.
특히 저희측에서도 알수 없는 질문을 하셨을때 말이죠.
저는 나름대로 답변을 해드린다고는 하지만
손님 입장에서는 불만족스러운 답변이라고 생각할수도 있구요..

아무튼.. 손님들께 응대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만드는 글입니다.

예전보다 약간은.. 편하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제가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구요.. ^^
jindalrea 2014.05.22 14:55  
결국은 진정성의 문제이겠지요..

진심으로 상대방의 의사에 귀를 기울이며 소통하고자 함인가..
아니면 그저 꾸역꾸역~~?!!

(제 생각엔 제스쳐, 외모, 표정, 강도, 톤, 억양, 사회적 조건 등을 모두 제하고..오로지 글자를 통해 의사소통을 할 경우..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가를 더 선명하게 판단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호루스 2014.05.22 15:10  
그렇죠. 그게 쉬운듯해도 참 어려운 일이죠.

아, 그리고 제가 온라인 생활 십 몇년간 경험으론 글로 사람 재단 못합니다. 말로 사기치듯, 글발로 사기치는 사람 여럿 보았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대면 접촉이 제일 정확할 확률이 높을듯 싶더라구요.(학벌이나 외모 등의 가외 조건에만 현혹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jindalrea 2014.05.22 15:28  
음..가만히 생각해보니, 맞는 말씀이네요..

ㅎ ㅔ~ 요즘 제가 화용론에 대해 다시 공부하는 기분이 들어.. 생각이 쏠려 버렸습니당..
락푸켓짱 2014.05.22 21:52  
예약하기전에 시시콜콜 물어보시면
이보다도 더 험한꼴 당하실때 많습니다...
일단 선입금 후질문...이죠
호루스 2014.05.23 12:24  
그래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곳이고 과거 이용실적이 있는지라...
싸무이바람 2014.05.22 22:58  
정말 피곤하게 사시네요
호루스 2014.05.23 12:25  
그렇죠? 깐죽거리면서 사람 피곤하게 하는 종자들은 본인만 잘 모를때가 있긴하죠.
최구라 2014.05.22 23:44  
음.. 항공사 홈페이지만 잘 살펴보셔도 알수있을것 같은데.
호루스 2014.05.23 12:25  
타이항공 홈페이지(한글)에는 그런 안내가 없어요.

베트남항공은 아주 잘되어 있거든요.
공심채 2014.05.23 00:46  
공항에서 수속시 카운터 직원에게 좌석 블락이 가능한지 알아보고 부탁하는게 좋을까요, 타고나서 승무원에게 부탁하는게 좋을까요?

--> 일찍 가셔서 수속 카운터에 부탁하세요. 좌석이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면 카운터 직원이 100%라고 확답을 주지는 못하겠지만 최대한 편의를 봐 드리겠다고 할 겁니다(아이가 있는 경우 다른 손님들도 그 옆에 앉기 싫어 하므로). 수속할 때 이미 좌석이 지정되니 탑승 후 승무원에게 부탁하는 건 이미 좌석 배정 받은 분을 다른 좌석으로 옮겨 달라는 요청이라 당연히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해당 항공편의 좌석이 여유가 없으면 원천적으로 이런 편의를 봐주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니 리스크가 있죠. 출발 전에 항공사에 문의해서 예약상황을 체크해 보시고 결정하시는 것도 방법이겠네요.

혹시나 아직 궁금증이 해결되지 않으셨나 해서.. ^^
호루스 2014.05.23 12:26  
아, 해결 방안 주셨네요. 고맙습니다.
짤루 2014.05.23 01:45  
(운영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이유:반말, 비아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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