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의 강추 식당 <쩌 짜런차이>
카우똠 그러니까 끓인밥
허여멀건하게 끓인밥이라니 이 얼마나 식욕 뚝 떨어지는 단어인지...
적어도 우리나라 사람에게 쌀이란.... 모름지기 갓지어서 모락모락 김이나고 그 날렵한 모서리에서 윤기가 반지르르 흘러야 쌀이 그 본분을 제대로 했다고 쳐주는 것이니까요. 우리나라에서 끓인밥이란... 식은밥을 처치하다하다 못해 막판에나 해먹게되는 뭐 그런거라서 저는 사실 그다지 좋아하는 형태의 식당이 아니였어요. 그런데 요즘은 요왕이랑 카우똠집 가서 식사하는게 낙입니다.
일단 날이 덥고 기력이 쇄하니까 혓바닥은 까끌까끌해지는데 그렇다고 기름기 도는 볶음밥을 먹기는 왠지 마땅치가 않고 국수로 때우자니 너무 허전하고, 그리하여 이 술술 넘어가는 끓인밥과 각종 채소반찬, 고기반찬들이 저녁식사 아이템으로는 제격이네요.
전반적으로다가 이 카우똠 식당들은 그저그런 얕은 주방경력으로 업소를 오픈하기에는 어려운... 그러니까 식당주인의 내공이 강한 포스가 느껴집니다. 그래서 왠만한 카우똠 식당에서 내놓는 음식들은 맛이 대부분 괜찮은 편이에요. 사실 카우똠이랑 같이 먹는 미리 만들어놓은 반찬들은 우리나라 사람의 입맛에는 좀 안맞을수도 있는데요, 소규모로 연 카우똠집은 미리 해놓은 반찬만 주로 팔지만, 대부분 규모가 좀 있는 곳들은 볶고 지지고 끓이는 태국요리들을 전방위적으로 다 해줍니다. 게다가 이 반찬들이 저렴한 편입니다. 그리고 이 카우똠 식당들은 이른 저녁시간에 문을 열어 밤늦게까지 영업하는 경향이 있더라구요.
식당의 특성상 볶음밥집이나 국수집처럼 혼자서 식사하기에는 마땅치가 않고, 적어도 두명이서 요리 4~5가지 정도 시켜놓고 맥주 곁들여서 먹으면 아주 그냥 풀세트입니다.
사설이 너무 길었는데 치앙라이의 이 인기있는 카우똠 집의 위치는...
황금시계탑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잡고 계속 걸어갑니다. 이때 진행방향의 왼쪽편으로 걷다보면 곧 세븐일레븐이 나오는데 바로 그 다음 길목에서 좌회전을 한후에 또 걷다보면 걷는방향의 오른쪽에 위치해있습니다.
이 식당맞은편에는 공포영화에나 나올법한 낡고 음산한 호텔(끄룽텅 호텔)이 서있어요. 도대체 이런 음기충만한 호텔에서는 누가 묵는지 의문이네요. 보는것만으로도 악몽에 시달릴거 같은데 말입니다.
위치나 음식의 특성상 어느정도 태국음식에 대한 이해가 있는 상태에서 가시면 좋을듯해요.
음식량도 푸짐하고 현지인들로 바글바글합니다.
우리가 시킨 것은
똠얌꿍 - 새우를 넣고 맵고 시게 끓인 찌개 100밧
꿍 팟 카이 프릭타이담 - 후추 새우,야채,계란 볶음 100밧
카나 무껍 - 중국 케일과 튀긴 삼겹살 볶음 50밧
짭차이 - 우거지 조림 30밧
따오후 무댕 헝떼 - 두부 돼지고기 조림 60밧
반찬 5가지와 밥 3공기, 맥주2병 해서 490밧 나왔습니다.
가격은 기억을 더듬어 적은거라 약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맥주 70밧으로 생각하면 대충 맞을 거에요...
똠얌꿍은 이런류의 전통있는 식당에서 만들어내는 맛이 다 그러하듯 진하고 감칠맛나고요
특히 통후추를 숭숭 넣고 달걀을 스크램블해서 새우, 야채를 한데 볶은 요리가 밥반찬으로도 좋고 술안주로는 더 좋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먹어보지 못한 아주 훌륭한 맛이었어요.
우거지 조림인 짭차이는 다른식당에 비해서 양이 좀 작고 맛이 꽤 심심한 편이어서 그냥 섬유질 섭취한다는 생각으로 먹었는데 이건 좀 감흥이 없네요. 근데 가격도 30밧밖에 안되서 그냥 그러려니 했어요. 돼지고기 두부조림은 짭짤한 것이 밥반찬으로도 좋고 맥주 안주로도 좋네요.
요리가 전반적으로 짭짤한 편이라 짠음식 잘 못드시는 분들한테는 약간 간이 쎈편이에요. 저희도 물 좀 꽤 마셨습니다.
단기간 여행자나 태국음식 입문하는 여행자가 가기에는 좀 궤도가 다른차원인거 같고.......
태국음식에 깊게 친숙해 지지 않았을때는 각종 볶음밥, 각종 볶음덮밥, 다양한 국수나 글로벌 프랜차이즈점들이 제일 좋아요. 음식은 누가 뭐라고한들 내 혓바닥의 미각이 중요한거니까요.
치앙라이의 인기 카우똠집 <쩌 짜런차이>
창 맥주 시리즈 중에서는 요왕이 제일 좋아하는 <창 익스포트>
'똠얌꿍'. 새우가 푸짐하게 들었어요.
삼겹살이 큼지막 했던 '카나 무껍'
지금도 생각나는 '꿍 팟 카이 프릭타이담'
우거지조림 '짭차이'
짭짤한 안주 '무댕 따오후 헝떼'
#2014-10-07 11:32:20 먹는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