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오프라야江 (RIver Chao Phra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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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오프라야江 (RIver Chao Phra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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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의 사실상 처음은 에머랄드사원, 왕궁관람과 차오프라야강 유람선, 새벽사원(Wat Arun)을 둘러보는 시간입니다. 역시 패키지로 돌아보는 것인만큼 알찹니다. 오전에 다 끝나는 걸로 되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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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시내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라고 할 수 있을만한 에머랄드사원과 왕궁은 외국인 가이드가 들어갈 수 없습니다. 반드시 현지인 가이드가 실제로 가이드를 해 줘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 함께 하게 된 우리 일행 가이드, 송.혜.교. 자기가 자기 소개하면서 송혜교랍니다. DDD 불렀던 김혜림 더 닮았구만... 머 나중에 실토하긴 했습니다만... 김혜림 닮은 거 안다고.


치아교정기를 사정없이 보여주며 쉴새없이 조잘대는 이 발랄한 태국 아가씨 한국어 입담이 장난 아닙니다. 듣는 사람에 따라선 따따따따 하는 소리가 시끄러울 수도 있을만큼 이런저런 태국 이야기들을 한국 사람들이 재밌어 할만한 농담을 섞어서 유창하게 들려줍니다.
그런데 대사를 열심히 외운 듯. 갠적으로 한국말로 이것저것 물어보자 잘 못알아듣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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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버스는 추억의 카오산거리, 자유여행객들의 성지 카오산거리 근처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밤에 보면 아래에서부터 쏘는 주홍빛 조명으로 마치 황금성과 같이 빛나는 뿌라수멘(Phrasumen) 성곽이 이렇게 대낮에 보니 그리 볼품없는 하얀 회칠집에 불과해 보이는 군요.
2년 전에 왔을 때나 마찬가지로 거리엔 매연캡 툭툭이가 넘쳐나고 있고 방콕의 시민들이 쉴새없이 거리에서 뭘 먹고 뭘 갖다 나르며 바쁘게 바쁘게 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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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짜오프라야강 유람(?)부터 하기로 합니다. 시장통을 지나 선착장으로 가는 길입니다.
유람이라 하기엔 너무 짧고 그 어감이 주는 것보다 덜 로맨틱하긴 하지만... 그냥 통통배 하나를 전세 내어 한강과 같이 거대하게 방콕시내를 가로지르는 짜오프라야강을 한바퀴 쭉 돌아보는 것이죠.
밤이 내리면 근사한 부페 식사와 함께 두어시간을 말 그대로 유람하는 코스도 있습니다. 패키지에서 선택관광으로 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원래 예정된 저녁식사는 취소가 되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그 저녁 비용을 환불해 주는 것은 (당연히...) 아니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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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으로 가는 길에 있는 작은 재래시장 과일가게에서 먹기 좋게 잘라서 빳빳한 비닐봉지에 담아 파는 비싼 (여기 물가에 비하면) 망고 한봉지를 사는 백동이.
아내와 자유여행을 할 땐 이렇게 비싸게 파는 데에선 절대 뭐라도 사지 않지만 (그렇다 해도 망고 가격이 우리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싸긴 합니다) 어른들 모시고 온 길이라 배타며 망고 먹는 재미를 가지려고 급하게 한봉지 샀죠.
달콤하고 즙이 줄줄 흘러내리는 망고의 맛은 역시 우리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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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동네 대합실 같은 데서 기다리다 보면 어김없이 보이는 요 보기엔 귀엽고 툭 떨어질까 싶으면 징그럽기도 한 도마뱀 아저씨들. 여기 선착장 벽에도 몇마리 붙어 있두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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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여름에 왔을 땐 수상버스(르아두언이라고 부르죠. Chao Phraya Express)를 타고 강을 구경했던 기억이 있는데, 패키지 여행에선 이런 패키지 관광객들만 대상으로 하는 전세배가 있어서 요놈을 타고 움직입니다.
뭐라고 또 계속해서 떠드시려고 옆에서 우리 가이드 "송혜교"가 배에 설치된 엠프 마이크를 들고 목청 가다듬고 계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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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게 된 짜오프라야강은 여전히 커피색 짙은 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가이드 송혜교언니는 잠시도 입을 놀리지 않고 농담을 섞어 가며 눈에 보이는 강가의 풍경들을 설명해 줍니다.



방콕사람들에겐 "어머니의 강" 이라고 불릴 만큼 그 상징적 의미가 큰 짜오프라야강에 대한 자부심 같은 것이 가득한 듯 싶어 보기가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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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뭐 설렁설렁 보고 지나가는 패키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해서인지 아주 세세한 설명이 있는 건 아니고 저게 그 유명한 새벽사원 입니다 뭐 이런 정도 설명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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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패키지용 전세배는 운전하시는 아빠와 방학을 이용해 시다로 알바 중인 대딩 아들이 운영을 합니다. 딱 타면 일단 송혜교 언니가 "너 쫌 놀았니?" 하는 말이 절로 튀어 나오게 생긴 뺀질뺀질 잘 생긴 시다 청년을 소개시켜주면 그눔아가 환영의 의미라면서 손수 꽃으로 만든 꽃목걸이를 하나씩... 돈 받고!!! 걸어 줍니다.
한국돈 천원을 받는 목걸이, 역시 짠돌이 부부만 출동하셨다면 절대 거들떠도 안 볼 것이지만 일생에 해외여행 번 할까 말까할 어른도 계시기에 기분 내는 차원에서 전격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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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 해부학박물관으로 유명한 방콕 최고의 병원 중 하나인 씨리랏병원입니다. 온갖 징그런 전시품들을 모아 놓았던 치가 떨리는 관람의 추억이 떠오르는 군요.
시계 방향으로 왕족이 사용하는 배를 모아놓은 전시관, 차오프라야강을 분주하게 오고가는 다른 투어 보트들, 그리고 밤이 내리면 선상식사를 하며 야경을 구경하는 로맨틱 디너 크루즈용 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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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으로 수상버스를 타고 강을 구경한다면 보기 힘든 수상가옥이 있는 마을까지 내려왔습니다.




온갖 오물이 둥둥 떠다니는, 그리고 우기 때마다 물이 넘쳐 난다는 이 곳에서 어떻게 살 수 있을까 싶은데... 어쨌든 질긴 우리 인간들은 여기서 그네들의 삶을 일궈 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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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오프라야강의 또다른 작은 명물... 똥메기. 수상가옥을 빠져 나갈 때 쯤 되면 "너 쫌 놀았니?" 청년이 또 2천원씩 받고 식빵을 팝니다. 요넘을 뜯어다 강에 던지면 정말 개떼같이 메기떼가 몰려듭니다.
커피색 강물에 시커먼 메기떼... 징그럽습니다. 그래도 신기해서 빵을 계속 던져 봅니다. 애기 단얼도 신기해 합니다.



문득, 식빵맛이 궁금해진 백동은 메기 주라고 만든 식빵 한조각 뜯어 먹어 봅니다... 먹지 마십시오... -_-;; 사람 먹으라고 만든 게 아닙디다.
이렇게 하루에도 전세계에서 몰려든 수많은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식빵 먹고, 수상가옥에서 나오는 각종 오물 먹고 (실제로 똥치우는 배가 며칠의 한번씩 다닌다는 송혜교 언니의 설명) 자란 메기들, 참 살이 통통하게 잘 올랐더군요... 하지만 결코 먹고 싶지는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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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짜오프라야강 투어를 1시간 가량 마치고 하선해서 왕궁과 에머랄드사원 구경을 하러 갑니다. 태국 형들이 배에서 내리는 걸 도와주면서 얼렐레 하자 곧장 눈물을 머금고 아빠한테 오려는 아기 다니엘.
그나저나 이 나라 사람들은 또 여기 기후에 적응된 체질인 듯. 증말 더워 죽갔구만 요 선착장의 청년은 잠바를 다 입고 있네요.

6 Comments
태린 2008.07.27 16:51  
  아주 오래전 패키지여행이 생각나네요..

메기들 진짜..신기했었는데.....

그곳에서만 메기들이 산다고 들었거든요..

다른곳에는 안가고...빵만 주는 그 물에서만..산다는..
바람72 2008.07.28 08:30  
  잘보았습니다. 빵주면  벌때처럼 몰려들던 고기들 ..생각나네요.. 감사함니다..
개똥이는 내꼬봉 2008.07.29 10:36  
  일기를 감사할 정도로 너무 정성스레 올려주셨네요..너무 잘보고 갑니다. 다음편 기대할게요..^^
아네모네 2008.07.30 10:45  
  50밧 요금 내고 수상버스 타고 사판탁신역에서 출발해 람부뚜리 근처 선착장까지 간 기억에 떠오르네요..
좋으셨겠네요...^^
퉁쌤 2008.08.22 08:53  
  낚시 하는 사람들 많던데요 ㅎㅎ
세시봉 2008.08.30 08:59  
  첫 태국여행의 기억이 고스란히 나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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