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티안
안선생님은 나를 어떻게 생각해서
두 번 만난 낯선 이를 선뜻 자기 집에 초대해서
같이 지내자고 했을까?
다시 생각해도 감사하고 감사한 일이다.
18년 겨울 다낭 여행 중에
호텔에서 먼저 말을 걸어 온 것은 그녀들이었다
다낭에서 기차로 후에에 도착한 그날은 하루종일 비가 억수같이 내렸다.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그때 다낭 근처 도시들이 홍수가 나고 몇 명이 사망하기도 했단다.
2시간 가까이 연착한 기차를 타고 비 내리는 하이반 고개를 넘어
후에에 도착하니 너무 피곤해서 저녁은 호텔내 식당에서 먹고 있는데
'한국 분이세요'하며 두 명의 중년 여인들이 인사를 건네왔다.
그 호텔에 한국분이 계실거라고는 서로 생각을 못했기 때문에 너무 반가웠는데,
'How small world!'는 아마 이럴 때 쓰는게 맞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두 분은 내 친구의 대학 동기이고 후배였다.
워낙 인원 수가 작은 대학이라 이름을 대니 서로 너무 잘 알고 있는거다.
그런 인연으로 다음 날 같이 렌트 한 차로 후에를 잘 구경하고
밤이 깊도록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두 분 다 베트남이랑 라오스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휴가를 받아서 같이 여행 중이라고 했다.
가끔 카톡을 주고 받다가 19년 가을 안선생님에게
라오스 가서 한 달 쯤 지내고 싶은데 가도 되겠느냐고 했더니
진심으로 오라고 해서 두 번 만난 이의 집으로 떠났다.
비행장에 마중을 나오는 것부터 시작해서
안선생님은화폐 단위, 버스 타는 것 등등 세심하게 신경써주셔서
나의 라오스에서의 일정을
너무너무 행복하게 해주셨다.
선생님이 출근한 뒤에는 동네를 걸어서 여기저기 다니며
사진도 찍고 마사지도 받고
딸랏사오에 가서 시장도 보고
다시 생각해도 비엔티안에서의 날들이 꿈같이 다가온다.
아래에서 2,3,4번 사진은 혼자 우돈타니에 갔을 때 센트럴플라자 옆의 절이랑
호텔에서 찍은 일몰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