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하루- 하노이 거지소년 남
2007년 9월 9일
하노이에서의 마지막 저녁
호안끼엠 호수가를 천천히 산책하며
숙소로 돌아가던 길에...
호숫가 산책로에 엎드려 무엇인가를 하고 있더
조그만 소년을 보았습니다
첫 만남
별관심을 두지 않고
야경을 찍다가
보니까 데이트 하는 남녀들을
상대로 구걸을 하고 있더군요
요녀석이 앉아있는줄 모르고
우연히 앉은 벤치에서의 두번째 만남
서로에게 호기심으로 질문을 합니다
이녀석
이름은 남
나이는 9세 라고 하는데
9세라고 보기엔 너무 작습니다
약 7세 정도?
영어는 예스 노 밖에 할줄 모르고
저역시 베트남어라곤 신차오 밖에 모르니
서로 동문 서답을 하는지...
손짓 발짓 바디랭귀지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녀석 혼혈임이 분명한
이목구비에
천진난만한 눈망울을 지녔습니다
마마는 데드? (잠자는 시늉을 하던데...)
성격이 쾌활하고 호기심이 많아 맹랑하기 까지 합니다
열심히 축구 하는 시늉을 하는데
축구 인지 족구인지...잘모르겠습니다
과자와 음료수, 아이스크림을
매점에서 맘껏 집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한 15-16세 정도 되어 보이는 녀석 하나가
이 남이 주위를 슬슬 돕니다
애가 겁에 질려서
제가 준 고액권은 따로 바지 속에 감춥니다
뭔가 있구나 싶어서
물어보니
말이 잘 통하지 않지만
제 짐작에 앵벌이나
아니면 그 동네 거지 왕초가
남이 돈을 갈취하는가 봅니다
겁에 질려있기에
그 왕초 녀석을 추격하여 붙잡았습니다
그 녀석 왓 왓 하면서 대듭니다
폴리스 어쩌고 하니까
냅다 도망갑니다
어찌나 빠른지...
남이의 표정이 다시 밝아집니다
제대로 교육이나 환경이
뒷받침되지 못해 안타깝다는 생각이듭니다
사진도 찍고
음식도 사먹고
재미난 시간을 보냈습니다
옷과 신발도 사주고 싶었지만
이미 문을 닫았더군요
밤이 늦어서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입니다
값싼 동정일까요?
전 그저
큰도움은 못줄 망정
오늘 하루 만큼은 운수 대통한 기분 좋은날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남이에게 제 주소를 적어주고 편지하라고
했는데 불가능할거란걸 압니다
참새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