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한 보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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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한 보람이 없다

탄허 0 407

 

치앙마이에서 하나의 마을, 하나의 공원, 하나의 절을 보려했는데...

누군가 볼 만하다 해서 찾아간 쿤창키얀 마을. 가는 길이 험했다. 라오에 비해서 좋은 상태의 도로이긴 했으나 마을로 진입하는 7킬로의 도로는 차 한대 겨우 갈 수 있는 도로. 마주 오는 차가 있다면 피해줘야 하는데 후륜구동인 내 차는 잘못 피했다간 못나온다. 
태국까지 와서 이짓이다.

쿤창키얀 마을에 가보니 몽족마을이다. 
개량이 많이 된 몽족마을. 
내게 새로울 것이 뭐란 말인가.

그 블로거에게는 산속 오지에 간 느낌에다, 깊은 숲의 공기로 폐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었겠지만 교회며, 4륜구동 차량이 네대나 되는 집도 있는데....

아라비카 커피 나무가 자란다. 흰몽족 White Hmong 장씨 아줌마가 내주는 커파 맛은 일품이다. 바이크족 스페인 커플에게 몽족에 대해 설명해주고 무엇이 개량되었는지 알려주었다. 그들은 나 몰래 커피값을 가이드피로 지불했다. ㅎ

집에 신이 들어오는 대나무 신길도 없어지고 반드시 집안에 있어야만하는 기둥, 조상목도 없어졌다. 
무능한 조상 대신 전지전능한 예수를 주일마다 모시기로 했나보다.

내게 위로가 되는 것은 아이들이 전통 옷을 입고 수업을 받고 있다. 바지 입는 몽족 여성. 조상이 남긴 기마의 흔적이다. 
귀먹은 할매는 맷돌을 돌려 옥수수를 빻고 있다.

이들의 설이 12월 18일이라는데, 
라오의 몽족처럼 성대한 설을 맞이할 것 같지 않다.

돌아오는 길에 하노이에서 교환학생으로 국제관계를 전공하고 있다는 뚜벅이족 이태리 청춘남녀를 태워주었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도 공부했는지 깨끗한 북미엑센트로 전공학생다운 질문을 한다.

- 북이 공격을 할까요?
- 폼페이 최후의 날이 될 거라서 공격 못할 거야.

- ! 

산 정상에있는 도이쑤텝 사원에 둘을 내려주고 나는 왕립공원에 서둘러 갔으나 이미 6시.남들은 나오고 나는 들어가고. 표도 없이. 
아무도 제지하지 않는다.

마을이 아니라 이 공원이 나에게는 MustSee였음을 깨닫는다. 
일정을 잘못짰다

열대식물과 정원에 관심이 많을뿐만 아니라 내가 정원을 만들 때, 이 정원은 큰 참고가 될텐데.

1년전에 승하한 태국 전왕의 추모 사진이 두줄로 줄느런히 도열을 해있다. 사진기를 늘 목걸이처럼 걸고다닌 왕.그가 젊은시절 여느 태국 청년처럼 승려생활을 했던 모습이 이채롭다.

왕위에 오를 수 없었으나 곡절 끝에 권좌에 앉은 왕. 
컴플렉스가 선정의 동력이 되었을까? 말년에 총기가 흐려진 것은 두고두고 역사적 부담으로 남을 것이다.

계획했던 일정 중에 하나의 절을 보지 못했고, 이발도 못했다. 
일정이 내일로 밀렸다. 
전체 일정을 다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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