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그리운건지도, 그냥 "빠이(PAI)" 사진.
그냥 빠이에서의 사진, 이라고 하는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
지난사진들을 무심히 넘겨보다가 빠이에서 찍은 사진이 유독 많길래,
어째서 제대로 정리 하지 않았던걸까, 생각해보니까-
음, 역시 너무 많아서 였는지도 모르겠어요.
필름으로 찍은 사진에 비해서 매력을 못느끼기도 했었는데,
다시 보니 당시의 기억이 하나둘씩 떠올라서 괜히 이 시간에 혼자 웃고 있네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되는데 큰일 났네요 ^^;
.
.
.
PAI
치앙마이 버스터미널에서 빠이로 ...
노련하게 로컬버스에 올라타겠지만, 사실 표를 어디서 끊어야 할지,
시간을 어디서 확인해야 하는지도 모를 만큼- 나는 그 곳에 대해 아는게 없다.
어느 오후,
그저 내가 머물러 있던 시간과
그 풍경을 담아 두고 싶었던 것 같은 기분.
.
.
.
여전히 기억에 남아있는 것- 도착했던 날의 늦은시간까지 정전.
내가 누리던 모든 당연한 것들에 대한 새삼스러운 존재감을 확인하는 시간.
.
.
.
작은 빛에 의지해 늦은 저녁을 먹고,
어둠이 내려앉아 말소리 마저 조용했던 골목골목을 누비다가,
불꺼진 어느 세븐 앞의 로띠아저씨를 만났다.
음, 저는 바나나 많이 넣어주세요-
로띠를 비닐봉지에 담아주시면서,
"tomorrow morning, 닷쭛-"
으응?
닷쭛?
"breakfast-"
아, 혹시 닭죽?
아침에는 닭죽을 파니 아침먹으러 오라는 말씀?
저는 ... 아침에 약해서 못일어날걸요. 저녁에 또 로띠 먹으러 올게요.
음,
근데, 못갔네? 다음에 가지 뭐.
.
.
.
어둠으로부터 해방되자 곳곳에서 터지던 환호,
버팔로힐에서 잭 존슨의 음악과 만났고,
비밥에서는-
잭 콕을 마셨었어.
빠이의 대나무다리 위에서 강건너 풍경을 바라보며 한동안 말없이 서있기도,
어디론가 향하는 그 녀석의 뒷모습을 지켜보기도 했었어.
그렇게 저물던 빠이에서의 하루.
.
.
.
늦은 아침에 시작되던 하루가 꽤 그리운 기분이 드는 곳이었던, 빠이.
.
.
.
언젠가 한번쯤은 다시 가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곳이네요 :)
언제가 될거라는 확신은 없지만 말이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