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걷다 가게에서 생수 한병을 사도 나온 뒤 느낌이 오래 가는 나는 본능적으로 교감에 예민하다. 맥주 한캔, 얼음 한봉지에도 바가지를 씌우는 동네 수퍼 사장 내외를 그래도 봤던 이유는 몇푼 돈보다는 오래 보면 서로 오가는 게 있겠지 싶어서였다. 그런데 이 못된 내외는 동네 수퍼가 큰 권력이라도 되는 양 항상 갑질을 하려 한다. 티꺼운 얼굴로 꼽으면 딴데 가 하는 인상이다. 그런데도 두어번 더 가서 담배도 사고 술도 샀더니 바가지 없이 주기도 했지만 태도는 변함없다. 잘됐다. 이제 부담없이 손절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