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2탄
지난번에 올린 글 :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travelpic2&wr_id=101515
지난번. 치앙라이 깟루앙 시장에서 10밧주고 한개 구입한 카카오.도이창마을 갈때 도저히 가져갈 상황도 아니고 가방안에서 발효될텐데 숙소에 맡길수도 없어 할수없이 버렸습니다.
결국 버리고 마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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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끝났을거라고 생각하셨나요?
이 구역의 미친놈은 나야 나!
파미, 파히, 도이창에서 커피와 마카다미아 가공하는 것을 보고 나도 뭔가 가공해봐야겠다는 강한 충동에 휩싸이고 말았습니다.
도이창 마을 다녀온 후 다시 깟루앙 시장에서 카카오 한개 구입해서 다시 시작했습니다.
2월 10일. 가공 시작.
며칠 지나니 막걸리 냄새가 나면서 물도 줄줄 흘러내려 비닐 밖으로 흘러나오고 그럽니다.
밖에 좀 따뜻한 곳에서 발효하면 빠를텐데 여행중 자주 이동하다보니 높은 온도로 발효하지 못해 좀 더딥니다.
10일 후. 표면의 하얀 과육이 거의 발효되어 흩어지고 있습니다.
발효된 물이 비닐봉투 밖으로 흘러나와 화장지로 여러겹으로 싸고, 방안에 냄새가 배지 않도록 봉지를 여러 겹으로 쌌습니다.
12일 후. 치앙캄에서 처음으로 햇빛도 쪼였습니다.
16일 후. 뿌아에서 문 밖 복도에서 건조중. 이제 표면의 수분은 거의 다 없어졌지만 막걸리 냄새는 아직 강해서 실내에 늘어놓고 건조하는건 곤란합니다.
씨앗 하나 깨서 관찰해보니 내부도 건조되어가는 중인데요. 저 보라색 부분이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고 몽글몽글한 여러개의 덩어리가 뭉쳐 있네요.
17일 후. 소금마을. 방 앞에 햇빛이 비치길래 이번에는 제대로 건조해봅니다.
색깔도 제법 빨갛게 변했습니다.
며칠 더 일찍 시작했으면 소금마을에서 마당에 불피워서 볶을수 있었을텐데요.
3월1일. 난의 숙소 발코니 바닥에서 계속 건조.
건조되어 씨앗이 납작홀쭉해졌습니다. 색깔도 진갈색으로 카카오 닙스 비슷합니다.
완전 건조되지는 않아 아직 꾸덕꾸덕하고요.
아직 볶지 않았지만 먹어보니 카카오 닙스 맛이 조금 납니다. 근데 이거 안볶은거 먹어도 괜찮은 건가? ㅎㅎ
3월3일. 치앙라이 호텔. 이젠 냄새가 많이 줄었고 방에 햇빛도 들어와서 실내에서 건조합니다.
바짝 말라 꽤 딱딱해졌습니다.
건조기는 없으니 뜨거운 물로 접시를 뜨겁게 해서 더욱 건조시킵니다.
3월6일. 이제 완전히 건조되어 볶아보려는데 마땅한 기구가 안보이던 중, 매말라이 숙소에서 전자렌지 발견.
이 기회를 놓칠수 없지. 크크크...
토스트 먹고나서 접시를 이용.
잠깐 돌리니 구워지면서 씨앗 몇개가 펑펑 터지네요.
자연적으로 벗겨지는걸 보니 다 구워졌다고 보고 중지.
손으로 대강 벗기면서 으깨니 껍질이 다 분리되었습니다.
입으로 불면서 키질하니 껍질이 깔끔하게 제거.
큰 덩어리는 손으로 누르니 쉽게 부서집니다.
코코아 열매 1개 분량이라 양은 적네요.
먹어보니 카카오닙스 맛이 제대로 납니다.
와~ 대성공~
초콜릿까지 만들수 있을까 해서 컵으로 으깨 봤는데 아무래도 곱게 으깨지지는 않네요. 초콜릿이 될 정도로 곱게 으깨려면 날짜가 며칠 더 필요하겠는데 내일 귀국이라 초콜릿까지는 무리네요.
여행으로 이동하는 중에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인지는 묻지 마세요. ㅋㅋㅋ
치앙라이 깟루앙 시장에 파는 카카오는 대체 무슨 용도인가 싶었는데요.
3월초 치앙라이 토요일 야시장에 가보니 카카오닙스 팔던데 치앙라이에서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식용으로 쓰긴 쓰는거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