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이오 고자이마스.<br><br>조제비입니다.<br><br>동경의 병든 고양이에게 따뜻한 손길을......<br><br><br>1999년 처음 일본을 찾았을때는 참으로 힘들지만 재미있는 여정이었습니다.<br><br>한때 제페니메이션에 미쳐서 일본으로 밀항을 할까(?)도 생각해 볼 정도였으니까요.<br><br>평소에 꼭 가보고 싶은 던 곳을 원없이 걸었습니다.<br><br>신주쿠,<br><br>하라주쿠.<br><br>긴자,<br><br>시부야,<br><br>록폰기.<br><br>아키하바라.....<br><br>한국의 번화가와 너무나 비슷하지만 결코 세계어디에서도 볼수 없는 그들만의 톡특한 문화가 공존합니다.<br><br>그중에서 가장 잊을수 없는 곳은....<br><br><br>'긴자'였습니다.<br><br><br>오후녘의 긴자거리는 다소 한산합니다.<br><br>번화가를 조금 지나서 서민들이 자주찾는 거리에(이름을 잊었군요) 아주 이쁜 고양이 한마리를 만났습니다.<br><br>분명 길들여진 고양이는 아닌것 같은데 사람을 보고도 도망칠 엄두를 못하는 겁니다.<br><br>조심스레 카메라를 꺼내어 눈높이를 맞추기 시작했지요.<br><br>녀석은 당차게도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자리를 잘 지키고 있는 겁니다.<br><br>거의 반쯤 누운듯이 구도를 잡고 있는데 지나가는 사람마다 '카와이~~"를 연발하더군요.<br><br>미묘한 움직임에도 셔터를 눌렀고 거의 몇롤의 필름을 소진한 후에 뭔가 좀 이상함을 느꼈습니다.<br><br>아무리 사람을 겁내어 하지 않는 고양이라지만 강한 후레쉬광에도 도망을 가지 않는 거예요.<br><br>'어디가 아픈가???'<br><br>그 때 사진속의 건물 주인인듯 한 아주머니가 오시더니 대뜸..<br><br>' 나니요 시떼루요... 아라!! 아직 이 녀석 않죽었네???'<br><br>라는 겁니다.<br><br>그때서야 다른 고양이와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지요.....<br><br><br>사연인 즉슨.<br><br>몇주전에 이녀석의 어미가 새끼를 몇마리 낳았는데 다른 녀석들은 건강하지만 이녀석은 얼마가지 못할것 같았다고 합니다.<br><br>급기야 피똥을 싸기까지 했답니다.<br><br><br>유심히 관찰을 하니깐 털은 윤기를 잃은채 엉덩이 부위의 털엔 핏빛으로 물들어 있더군요.<br><br>사람들을 겁내어 하는게 아니고 움직일 힘조차 남아 있지 않은 상태였습니다.<br><br><br>너무 불쌍해서 쓰다듬어 줄려고 가까이 다가자자 몸을 움찔하며 눈빛이 공포에 절어 있는 거예요.<br><br>다시 물러나서 십수분을 지켜보자 건물과 건물사이의 좁은 틈으로 어미인듯한 고양이 한마리가 슬금슬금 기어오는 겁니다,<br><br>병든 녀석의 어미지요.<br><br>이녀석, 어미를 보더니 움직이지도 않는 몸을 이끌고 어미가 나온 건물틈 사이로 비틀 거리며 걸어가는 겁니다.<br><br>뒷모습엔 엉덩이 부위에 선홍색의 핏빛으로 물든모습이 확연하게 보였습니다.<br><br>그 모습을 다시 몇컷 찍고 녀석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지켜보았지요.<br><br>녀석은 몇번을 돌아보더니 완전히 건물틈으로 사라졌습니다.<br><br><br>이녀석을 찍을때 백수십만원이 넘는 렌즈를 아스팔트에 긁었지만 별로 동요가 없었습니다.<br><br>잔인하겠지만 몇일 넘기지 못함을 직감했습니다.<br><br><br>이 사진을 볼때마다 묘한 느낌이 듭니다.<br><br>사진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때마다 "아~~ 귀엽다" 를 연발하지만 얽힌 사연을 듣고나서는 말을 못하더군요.<br><br><br>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진이지만 가슴이 아파서 자주 보지는 못하는 조제비입니다....<br><br><br><br><br><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