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살아서 만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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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살아서 만나는 것,

두루아빠 1 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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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 다섯 어르신.

길 가다가 아, 저 다방이라면 그럴듯한 까페를 내주겠거니 해서 서성거리는데 저기 어르신께서 옆에 앉으라신다. 늦은 오후지만 열기를 품은 돌 벤치는 여전히 따듯하다.

너 나이가 몇이야?

영어로 물으신다. 처음엔 앞니가 하나도 없어 발음이 새는 베글리시를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중2 수준 대화라 이내 적응한다.

난 85 야. 코리안이야?

젊었을 때 탁구선수로 한국 가 본 적이 있어.

어르신이 현역으로 국제대회 출전을 했다면 서른 이전일 것이다. 1950년대 후반에서 60년대 초? 한국군이 참전했을 무렵일까?

어르신의 눈빛에 보이는 역사는 거대 담론과는 사뭇 달랐다. 잃은 것과 얻은 것이 분명해 보였고 그걸 느낄 수 있는 나도 그럭저럭 살았기 때문인가 보다.

1 Comments
울산울주 02.16 01:34  
혹시 북한 다녀오신 것 아닐까요.
태국의 한국전 참전 용사들은 거의 타계하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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