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하루- 하노이 거지소년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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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하루- 하노이 거지소년 남

참새하루 5 4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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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9일

하노이에서의 마지막 저녁

호안끼엠 호수가를 천천히 산책하며

숙소로 돌아가던 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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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 산책로에 엎드려 무엇인가를 하고 있더

조그만 소년을 보았습니다

첫 만남


별관심을 두지 않고

야경을 찍다가

보니까 데이트 하는 남녀들을

상대로 구걸을 하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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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녀석이 앉아있는줄 모르고

우연히 앉은 벤치에서의 두번째 만남

서로에게 호기심으로 질문을 합니다

이녀석

이름은 남

나이는 9세 라고 하는데

9세라고 보기엔 너무 작습니다

약 7세 정도?

영어는 예스 노 밖에 할줄 모르고

저역시 베트남어라곤 신차오 밖에 모르니

서로 동문 서답을 하는지...

손짓 발짓 바디랭귀지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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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 혼혈임이 분명한

이목구비에

천진난만한 눈망울을 지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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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는 없고

마마는 데드? (잠자는 시늉을 하던데...)

성격이 쾌활하고 호기심이 많아 맹랑하기 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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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선수가 될거라고

열심히 축구 하는 시늉을 하는데

축구 인지 족구인지...잘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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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엾은 마음에

과자와 음료수, 아이스크림을

매점에서 맘껏 집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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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 15-16세 정도 되어 보이는 녀석 하나가

이 남이 주위를 슬슬 돕니다

애가 겁에 질려서

제가 준 고액권은 따로 바지 속에 감춥니다

뭔가 있구나 싶어서

물어보니

말이 잘 통하지 않지만

제 짐작에 앵벌이나

아니면 그 동네 거지 왕초가

남이 돈을 갈취하는가 봅니다

겁에 질려있기에

그 왕초 녀석을 추격하여 붙잡았습니다

그 녀석 왓 왓 하면서 대듭니다

폴리스 어쩌고 하니까

냅다 도망갑니다

어찌나 빠른지...

남이의 표정이 다시 밝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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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망울 또릿한 총기 넘치는 녀석인데

제대로 교육이나 환경이

뒷받침되지 못해 안타깝다는 생각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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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달리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음식도 사먹고

재미난 시간을 보냈습니다

옷과 신발도 사주고 싶었지만

이미 문을 닫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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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늦어서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입니다

값싼 동정일까요?

전 그저

큰도움은 못줄 망정

오늘 하루 만큼은 운수 대통한 기분 좋은날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남이에게 제 주소를 적어주고 편지하라고

했는데 불가능할거란걸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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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 닿아서

다음 하노이 방문때 만날수 있길...

참새하루

5 Comments
JASON` 2007.12.16 11:23  
  여러가지 생각으로 엉켜만 갑니다만,
밝은 모습이 다행인 듯 합니다.
그래요...
그저 대박난 하루이었기를...
버그 2007.12.26 07:04  
  가슴이 훈훈해집니다.
강릉알리 2008.01.02 19:25  
  가슴이 뭉굴하구 찡합니다. 님은 진정한 여행가 이시군요....
수입밀까루 2009.01.23 19:39  
애가 너무 이쁘네요 ㅠㅠ
돌이킬수없어요 2017.05.22 19:39  
멋진사진 과 따뜻한  글이네요.
아마..전 못할것 같아요 참새하루님 처럼..
그냥 호감이 들고 그 아이거 기다려질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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