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 떠나는 길에 바라 본 풍경은 언제나 새롭다.
블로그에 올린 글을 같이 올려 놓습니다. 오랜만에 사진을 올립니다.
어딘가로 떠난다는 것은 언제나 즐거움을 가진 것 만은 아닐지 모른다. 나이를 먹어 갈 수록 떠난다는 것은 현실을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여행에서 돌아온 나중을 걱정하는 것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공항에서 어딘지로 떠날 비행기를 바라 보고 있으니 다시 심장이 고동을 치지만 마냥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떠난다는 즐거움과 돌아와야 한다는 현실감이 자꾸 교차하는 순간들이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들이 생각이 난다.
Nighthawks by Edward Hopper 1942 |
인천공항 |
하노이 홍강과 길과 마을들 |
지구 어딘가의 하늘과 구름. |
비행기에서 보는 구름은 땅에서 보는 구름과 다르다. 땅에서 구름을 보기 위해 고개를 들면 그것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비행기 창을 통해 바다보는 구름은 땅에서 보는 것과 다른 고요함이 깃들어 있다. 고요함 속에서 느껴지는 구름을 관조하게 된다면 평소보다 더 푸른 하늘을 마주하게 될 수 있어 더 고요해 지는지도 모른다. 시끄러운 비행기 속에 있지만 나는 깊은 숲속에 있고, 어느 조그마하고 한적한 암자의 툇마루에 앉아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착각을 하게될 때 비로소 여행의 출발에 대한 불안한 마음도 안정을 찾아가게 된다.
중국의 후베이성 우한시 부근 장강. |
새로운 시점 그러니까 비행기에서 보는 시점은 풍경에 질서와 논리를 다시 부여한다. 매일보던 시야에서 벗어나 하늘에서 보는 풍경에 대한 시선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풍경에 새로운 질서와 논리를 부여한다. 도로는 산을 넘어서지 못하고 곡선을 그리며 뻣어나가고 강은 산을 휘돌아 바다를 향해 자기만의 길을 떠난다. 그리고 도시와 마을들은 직선의 도로속에 사람들의 그림자를 드리우면서 지나간다. 저기 어딘가 작은 공간속에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의 위에 선다는 것이 이런 마음일까? 보이지도 않는 작은 미물들이 꿈들거리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에서 저 땅을 바라보는 것은 아닐까?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해 본다.
인천공항 활주로 |
이제 조금씩 사진을 정리 해 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