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콕의 어느 뒷골목 ■
우리가 묵었던 바이욕 스카이 호텔에서 바라본 방콕.
저 넓은 곳에 산 하나, 둔덕 하나 보이지 않는다.
늘 산에 갖혀 살아서 그런지 오히려 산이 그리웠다.
골목길에서 만난 정겨운 풍경...
아이들이 고무줄 놀이를 하고 있다.
어린 시절, 저 고무줄이 왜 그렇게 끊고 싶었는지...재미있게 놀던 여자애들 근처로 살살 접근했다가,
고무줄만 싹뚝 자르고 휑하니 줄달음질을 했던 기억.
나는 나쁜 아이...?
택시를 타고 가다 다른 택시를 한 대 찍어봤다.
왜 찍었냐고 묻지마라...그냥...심심해서 찍었으니까.
방콕의 택시는 타기전에 반드시 물어봐야 할 말이 있다.
"미터, 오케이?"
운전사가 고객를 끄덕이면 올라타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택시를 고른다.
그래서, 죽으라고 미터 택시만 타고 다녔다.
호텔 입구에는 밤마다 시장이 들어서곤 했다.
프라투남 시장이라고 한다.
나이트 바자를 구경하는 재미는 쏠쏠하다.
좁은 도로에 다닥다닥 붙은 진열대들...자동차의 클랙션 소리.
거리마다 가득 쌓인 쓰레기들...
상인들의 열띤 흥정소리...
어느 과일 가게 앞에서 그냥 찍었다.
그 시장 앞의 노천 식당 아줌마.
태국에 도착한 첫날, 하도 배가 고파 호텔을 나와 식당을 찾으니 저런 노천 식당이 눈에 띈다.
뭘 파는가 싶어 이리저리 살펴보니, 태국 누들이다.
통하지 않는 말로 손짓발짓해가며, 가장 작은 면을 시켰다.
그리고, 한 마디....
"노 파치~"
파치는 우리말로 향채라는 향신료다.
한국사람들은 비누냄새같은 맛 때문에 싫어하는데, 차츰 먹다보면 적응해진다.
오히려 없는 게 이상할 뿐...
중국에 갔을 때 처음 먹었는데, 정말 파치(중국에서 샹차이)없는 음식이 없을 정도였다.
중화계 나라를 돌아다니면 쉽게 접할 수 있는 파치...
방콕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꿰웨이 띠아오...
우리가 선택한 얇은 면의 누들.
캄보디아에선 주로 볶음국수(?)를 먹었는데, 방콕에선 물국수를 먹는다.
육수맛이 시원해서 좋다. 가격도 저렴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맛있게 훌훌 먹는 모습을 상상해 보시라.
프라투남 시장의 밤풍경.
툭툭이가 지나가고, 택시가 가뿐 숨을 몰아쉬며 지나가고, 등을 환히 밝힌 노천 옷가게에선 연신 흥정소리가 끊이질 않고...
재미있는 풍경이다.
시장에서 밥을 먹는 현지인들...
홍콩, 싱가폴 등을 돌아다니다 보면, 유독 저런 노천 식당들이 많이 보인다.
삼삼오오 둘러 앉아 뭔가를 먹고 있는 사람들.
도대체 잠이 없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