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간의 미국여행을 마치고 ^^
우리는 그동안 미국을 헤메고 다녔습니다. 우리나라를 출발하는 그 날도 어느 정도 기온이 내려앉아서 아침에는 제법 쌀쌀했었는데, 지금은 완연히 가을날씨여서 스웨터를 입고 들어왔는데도 으슬으슬 춥네요. 직장인들도 스웨터에 트랜치코트 입으신 분들도 있고요.
몇년전에 미서부를 여행할 때...이제 내가 미국에 다시 올일이 있으려나 했는데요
( 그 여행이 나빠서 그런 맘이 든게 아니라, 뭐랄까....미국이 여행지로서는 거리감과 장벽이 높게 느껴지는 곳인데다가, 이정도 돈을 또 들일거면 아마 한번도 못가본 유럽행이겠지 싶어서요.) 그 당시 미국여행이 급조되어서 후다닥 갔듯이, 이번에도 다소 급하게 후다닥~ 가게 되었어요.
사실 올해가 결혼한지 스무해가 되는 해입니다. ^^ 벌써 이렇게 되다니~
요왕의 버킷리스트였던 퍼스트클래스도 타볼 겸 해서 정한 곳이 미국이에요.
사실 결혼 20주년 여행을 어디로 갈까 고민을 좀 했지만 지난번 미국서부여행이 좋았던 지라 다시 미국으로 결정 했습니다.
항공편 퍼스트클래스는 당연히 마일리지를 이용했어요. 그동안 다람쥐 도토리 모으듯 알뜰살뜰 모은 마일리지를 한방에 불살라서, 뉴욕행 퍼스트 클래스 타고 극진한 호사 다 누리면서 들어갔어요. ^^ 물론 마일리지가 그렇게 넉넉하지 못해 편도만 이용했고 돌아오는 건 제일 싼걸로 했더니 LA에서 댈러스로 경유해서 오는 걸로 대기포함 26시간이나 걸렸네요.
퍼스트에서 내리자마자 던전같은 뉴욕지하철 타고는 일주일동안 뉴욕과 워싱턴을 힘들게 헤메고 다녔어요. 뉴욕은 기대와는 좀 다른 느낌이었어요. 어수선하고 무질서라고 지저분함. 뉴욕을 영화로만 접하다 보니 환상이 너무 높았던 것 같아요.
워싱턴에서 국내선 비행기 타고 로스엔젤리스로 슝~ 넘어가서(동부랑 서부가 비행시간만 5시간에 시차가 3시간... 허류~ ) 공항에서 렌트카 받자마자 역마살 접신한 사람들 마냥 엄청나게 달리고 또 달리고 그랬습니다. 요왕은 광활한 자연을 매우 좋아하는데다가 운전도 좋아해서 20일 동안 거의 7000km를 달렸습니다.
팜스프링스를 거쳐서 아리조나와 콜로라도 남쪽 산악지대를 살짝 들어갔다가, 이국적 색채 만발한 뉴멕시코의 돌-모래-산-돌-모래-산... 척박하고 건조한 사막을 가로지르는 엄청나게 긴 기차도 보고 그리고 캘리포니아에 접한 태평양 연안 도시를 둘러서 왔습니다.
미국의 차량들은 우리나라처럼 선팅을 잘 안해서 그런가, 오래 운전하고 다녔더니 둘다 차안에서도 새까맣게 타버리더라고요.
하여튼 이런 여정의 우리의 4주간 미국 여행경비가 모두 800만원이 못 미쳐 들었습니다.
여행경비란게 시기와 장소 그리고 여행의 포커스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어서 다 다르긴한데, 저희는 디즈니랜드 같은 테마파크 같은 곳은 안가고 식사는 주로 월마트나 슈퍼에서 사다가 자가제조를 해 먹었어요. 나중엔 월마트에서 산 신라면을 못다먹고 우리나라에 다시 되가져오는 바보짓도 하고 말이에요. 미국은 1달러짜리 갓길주차나 세차장, 콜라 자판기에서도 신용카드를 쓰는 나라라서 현금은 거의 쓰게 되지 않더라고요.
집에 왔더니만 택배가 보관함에 있다고 해서, 뭐지? 하면서 신나서 찾으러 갔는데... 선물 포장지에 쓰여진 글자를 보자마자 둘 다 얼음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집을 떠난지 딱 하루 지나서 은행에서 추석선물이라고 선물이 왔는데, 그게 한달동안 보관함에 고이 모셔져 있었더라고요. 포장에 쓰여진 전복이란 글자가 너무 슬퍼보입니다.
열지도 않았는데도 그 고운 포장을 뚫고 나오는 상반된 그 냄새와 함께요... -_-;;
뉴욕
세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