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류(逆流) -소회(所懷)
아주 한참 전 어느 날 태사랑 비주류 지역 게시판에서 역류라는 닉네임을 쓰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
역류.
거슬러 흐르는 물이라니...독고다이와 반항끼가 물씬 풍기는 이름이며 폭포를 거슬러 오르는 근육질의 연어처럼 엄청난 에너지를 외부로 뿜어내는 사람일 거라 막연하게 짐작해본다.
예상은 빗나가라고 한다지만...너무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는 거슬러 흐르는 물이 아니라 생사의 흐름을 거슬러 깨달음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는 사람이었다.
새가슴에 쫄보 심성인 나 같은 속인은 절대 범접이 불가능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한없이 빠르다가 또 어느 순간 한없이 느려진다.
구름을 뚫고 달리는 그를 따라잡기는 불가능하다...고개를 넘으면 벌써 사라지고 없다.
구름 너머 사라진 줄 알았던 역류...그는 매콩 노을 속 쪽배 끄트머리에 앉아 피리를 불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에 팍세 역류님 만나뵈어 가문의 영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