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속까지 따뜻해지는 앙코르 왓의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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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속까지 따뜻해지는 앙코르 왓의 일출

싱주민 8 3485
중년의 나이가 다 되도록 일출 한번 본 일 없이 미지근 하게 쭉 살았습니다.

그렇다고 일출 시간에 항상 잠만 잔건 아닙니다. 술먹다가 일출 시간에 집에 기어들어간 일도 있으며 숙제하다가 혹은 책읽다가 혹은 불면증으로 아침해가 떠오를 즈음 새들이 짹짹거리기 시작할때 쯤 잠든적도 많습니다.

아침에 일찍 못일어나는건 맞지만 밤부터 견디면 견딜수 있다는 말씀이죠.
그런데 왜! 이제까지 일출을 못보았는가... 못본게 아니고 안본겁니다.
일출을 봐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씨엠립 여행을 하면서 보니 다들 일정에 앙코르 왓에서의 일출관람이 있더군요.

다들 보는거니까 보면 좋겠지만 뭐 내가 일어나겠어...했답니다.

저의 유적 관람 첫날에 앙코르왓을 갔다왔답니다. 우와...이건 정말 너무나 멋진곳!!! 이런 곳에서 일출을 본다면  너무 좋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 그 다음날 새벽에 일출을 보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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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39분 - 달이 선명하게 보인다.

일출이란게 구름끼면 꽝이므로 반신반의하고 잤는데 새벽 4시 45분에 일어나 커튼 사이로 빼꼼 하늘을 보니 별이 빽빽!!! 날씨가 매우 화창하구나...

5시에 내려가 툭툭타고 쒱~하니 달려가는데 길에 아무것도 없어...앞에도...뒤에도...아무도 없고, 새벽이라 엄청 추웠슴당. 가까운 거리니 꾹 참으실 분들은 참으시고 안그러면 가디건 같은걸 걸치시던가...

도착해서 해자를 건너가려니 유적에서 근무하시는 모든 분들이 나오셨는지 10cm간격으로 빽빽하게 스크럼을 짜서 표를 검사하더군요. 이른 새벽부터 열심히 생업에 종사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일단 표검사를 하고 스크럼을 뚫고 들어가니 칠흑같은 어둠... 다행이 여행친구가 레이져쇼도 할수 있을것 같은 강력한 후레쉬를 소지했긴 망정이지 혼자 갔더라면 한발짝 한발짝 걷기가 힘들 정도로 어둡습니다.

물론 앙코르왓 실루엣만 보고 그 방향으로 천천히 걸으면 될거라고 생각하시겠지만 돌바닥이 매우 울퉁불퉁이라 어둠속에서는 좀 난감하니 꼭 조명을 소지하고 가는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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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40분 - 빨개지는 하늘...

어제 갔었기 때문에 대략 어느 지점에서 일출을 맞이해야겠다고 맘속에 정해놓았습니다. 인기있는 장소인 물 바로앞은 경쟁이 치열해 더 일찍가야 합니다. 아주 일찍부터 거기에 자리깔고 소풍하듯 일출을 맞이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보통은 물 뒤에 서서 한시간 가량을 기다려야합니다.

전 처음부터 물 뒷편에 자리한 도서관 건물(이 맞나??)에 앉아서 기다리기로 결정했고 제가 도착했을때는 아직 사람들이 점령한 상태가 아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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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54분 - 엄청 환해진 모습...일출을 기다리는 군중들의 자세...

서서히 어둠에 눈이 익어 앙코르왓의 웅장한 모습과 시퍼런 하늘 그리고 그 위에 고고히 떠있는 초승달...
일출 예정 시간은 6시 10분 전후이지만 6시가 되기도 전에 세상은 아주 환해집니다...몰랐던 사실이었죠.

그리고 아주 길게 느껴졌던 일출 까지의 시간...세상이 점점 빨개지고 기온이 엄청난 속도로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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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25분 - 드디어 앙코르왓에서 보이는 일출이 시작...

드디어 앙코르왓의 지붕들 사이로 빨강색의 광선이 내 눈을 찌릅니다.
아~~~ 이래서 다들 일출을 보고싶어하는거구나!!! 처음 보는 일출은 너무 멋지고 예뻤습니다.
그것도 앙코르왓이라는 엄청나게 멋진 장소에서 감상하게 될줄이야...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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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25분 - 손에 잡힐듯 강렬한 햇살...

일출 사진은 여러 곳에서 찍을 수 있습니다. 제가 있던 도서관 건물에 서면 남들보다 훨씨 높은 시선에서 찍을 수 있고, 그 곳에서 왼쪽으로 이동하면 나무들 사이에 자리한 앙코르왓... 그리고 물 앞으로 가면 물에 비친 기막힌 모습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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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29분 - 도서관 왼쪽으로 자리를 옮겨 나무 사이로 보이는 앙코르왓... 일출을 몸소 느끼는 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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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33분 - 물에비친 일출과 앙코르왓 1+1

앞으로 또 세상 어느곳에서 일출을 볼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씨엠립에 가신다면 일출을 꼭 놓치지 말라고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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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35분 - 색깔을 쪽 뺀 일출

그리고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 일출을 보고싶다고 다 볼수 있는게 아니고 그렇게 구름 한점없이 화창한 날을 만나는건 정말 큰 행운이었다고 하는군요. 그래! 난 운좋은 사람이얏핫핫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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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35분 - 일출의 색깔

8 Comments
소자 2012.04.10 11:00  
정말 멋있습니다.. 전 우기여서 일출, 일몰 모두 못봐서 아쉬웠는데
다음엔 한번 도전해야겠어요 ^^
싱주민 2012.04.10 11:20  
답변 감사합니다 ^^
제가 일출을 본 날이 3월 20일 이었습니다. 그 날짜 앞 뒤로 계속 날씨가 쾌청했습니다. 지금 절기를 보니 정확히 춘분날이었네요... 춘분에서 이틀정도 뒤의 날짜에 방문하시면 해가 저 정가운데 지붕위로 촛불처럼 떠오르는걸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다음에 꼭 보실수 있길 바래요~
소자 2012.04.13 15:36  
아하 촛불 처럼이라 정말 멋있겠네요~~~ 참고하겠습니다.^^
아고고박 2012.04.10 15:10  
시간대별로 일출의 감동이 전해지네요~
사진도 좋고~글도 좋고~^^
싱주민 2012.04.10 15:27  
아고고박 2012.04.10 16:54  
?????????????????????
망고푸딩 2012.04.26 09:40  
우와, 이번에 가서 일출을 보고 싶긴 한데 아침 일찍의 압박이... 그래도 싱주민님 사진 보니 도전 정신이 불끈 솟네요^^ 잘 봤습니다.
싱주민 2012.04.26 11:34  
저도 아침 일찍의 압박때문에 평생 한번도 일출 같은거 볼 생각없이 살았는데 전날 앙코르왓에서 받았던 감명덕분에 아침에 벌떡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날씨가 좋다면 꼭 가보세요... 좋은 추억이 되실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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