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만남들 - 나를 되돌아보게 만든 이 한장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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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만남들 - 나를 되돌아보게 만든 이 한장의 사진

꽃몽 1 1693

모두가 아무것도 없는 라오스가 순수의 나라라서 좋다고 하는데

그것은 피상적 관념일 뿐이다.

순수는 내 안에 존재하고 있다. 순수는 상대적인 것이다.

내가 순수한 마음으로 어떤 대상에 접근하면 그 대상도 순수하게 다가온다.

진정한 순수를 만나고 싶다면 마음을 비우고 대상에게 다가가야 한다.

그때야 비로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순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라오스에 와서 비엔티엔 방비엥 루앙프라방을 둘러보고

호텔에서 자고 쇼핑센터에서 기념품 사고 한국에 돌아가서

라오스에 여행갔더니 참 순수하더라 라고 말한다.

그것은 여행이 아니고 관광이다.

관광은 그저 대상을 관심있게 보는 것이고 여행은 대상과 동화되어 함께 흘러가는 것이다.

 

나는 평소에 아들 밥만 해주고 숨어살다가

어느날 문득 여명을 깨우는 스님들의 탁밧소리가 못내 겨우면 오토바이에 몸을 싣고 여행을 떠나곤 한다.

메콩강의 새벽안개를 제치며 연어처럼 스윽- 

 

2014년 2월즈음 90cc 오토바이를 몰고 메콩루트를 따라

사바나켓-타켁-비에티엔-훼이싸이-루앙남타-쌈느아-루앙프라방-방비엥을 다녀온 적이 있다.

때론 비포장 흙먼지를 뒤집어 써 거지꼴이 되기도 하고

때론 추수가 끝난 논 한가운데의 농막에서 덜덜 떨며 자기도 했다.

하지만 문명과 멀어질수록 내 눈엔 생기가 돌았고

몽족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영원을 응시하는 듯한 몽환적 눈동자, 태고의 인간을 보았다.

그것은 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했다.

새로운 풍경과의 조우는 나에게 심연 속의 아틀란티스를 발견한 것처럼

익사이팅한 흥분감을 준다.

 

모두들 관광이 아닌 여행을 해보면 어떨까.

당장 싸구려 중국산 텐트 하나를 렌트한 오토바이에 싣고 떠나보자.

때론 황토먼지를 뒤집어쓰기도 하고 때론 현지인 대나무집에서 흑돼지와 함께 잠도 자보고

즐겁게 찹쌀밥을 간장에 찍어먹을 수 있을 때 당신은 진정한 보헤미안이 될 것이다.

 

<인간은 여행을 떠나면서 비로소 진정한 한 세계의 깊이를 깨닫게 된다>

 

 - 방랑하는 인간 '호모 노마드'인 나의 개똥철학이다 -

 

 

루앙프라방으로 오토바이 여행을 하다가 아름다운 산속마을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만났다

아이들이 이름 모를 풀을 뽑아 먹는거라며 준다.

아이들은 외지인에게 아무런 경계심도 보이지 않고 마냥 웃어주었다.

아이들과 나는 어느새 친구가 되었다.

 

몽족마을로 들어가 아이들에게 과자를 나누어주었다.

그것은 우월함의 표출이 아니었다.

여러분들로 인해 내가 가진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감사의 표시였다.

그동안 내가 너무 욕심이 많았노라는 사과의 의미였다.

1 Comments
만개떡 2016.04.25 12:43  
여행 이란 단어.
참좋은. 누구나 하고싶은.
감사하며 다니는 여행...
마음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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