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Ⅱ] 태국에서 살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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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이민 Ⅱ] 태국에서 살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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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이민 Ⅱ] 태국에서 살아보니

“돈을 적게 쓰고도 황제 같은 대접 받아”
시라차 이종천·신선향씨 부부
손녀와 함께 골프 연습, 큰 병원에는 통역사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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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천(69)·신선향(68)씨 부부는 태국 방콕에서 파타야 방면으로 1시간30분 거리의 항구 도시 시라차에 산다. 이곳은 국제 무역항으로 외국계 업체 직원 등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해변을 따라 20여개의 골프장이 들어서 있어 골프와 해양 레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씨의 고향은 대전으로 올해 초 태국으로 이주했다. 지난해까지 일본에서 소규모 사업을 하다가 은퇴했다. 장남이 태국에 거주하며 골프 학교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일찍부터 이 나라를 은퇴지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씨는 6년 전부터 겨울철 2~3개월을 태국에서 보냈다고 한다.

“태국 생활은 무엇보다 경제적 부담이 적어서 좋습니다. 단점이라면 한국보다 덥다는 것인데 한국의 한여름보다는 오히려 나아요. 습도가 낮기 때문에 불쾌감이 훨씬 덜합니다.”

이씨의 집은 골프장 안에 있다. 골프장 안에 지어진 30평 저층 콘도(한국의 아파트에 해당)를 임차해 생활한다. 월세는 70만원 정도. 조만간 인근 주택 단지에 새로 지은 2층 단독 주택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40여평 단독주택의 가격은 약 8000만원. 태국에서 외국인은 콘도만 구입할 수 있지만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 명의로 단독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일본에 있을 때는 돈을 아끼기 위해 원룸에서 생활했는데 월세만 70만원 가까이 지불했다.

이씨는 중고 도요타 지프를 손수 운전한다. 매일 손녀 딸(10)을 등·하교시키고 골프장을 다니기 때문에 주행 거리가 많은 편이다. 보험료는 연간 70만원, 기름값은 한 달에 21만원 정도 든다. 아직까지 수리는 한 적이 없다. 약 1만5000원을 주고 엔진 오일만 교환했다. 태국의 휘발유값은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처음 세차장에 갔는데 직원 3명이 달라 붙어 아주 즐겁게 일하더군요. 세차비가 5000원이었는데 구석의 남은 물기까지 말끔히 닦아주는 정성에 너무 감동했어요. 그래서 음료수를 한 병씩 사줬지요. 태국 생활은 돈을 적게 쓰고도 황제 같은 대접을 받을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이씨 부부는 매주 2번씩 태국 전통 마사지를 받는다. 2시간 동안 전신 마사지를 받는 데 드는 비용은 1인당 약 5000원이다.

이씨는 요즘 골프 치는 재미에 푹 빠졌다. “골프장은 일주일에 2~3번 정도 나갑니다. 아침에 손녀를 등교시켜준 뒤 운동 삼아 하는데 40만~50만원짜리 회원권을 구입하면 3년간 돈을 거의 들이지 않고 골프를 칠 수 있어요. 손녀가 하교하면 함께 골프 연습장에 가서 연습을 합니다.” 이씨는 “인근에 사는 한국 노인이 만든 골프 모임도 있는데 손녀를 가르치는 일이 더 재미있어 모임에 잘 안 나간다”며 “손녀를 제 2의 박세리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부인 신씨는 “말벗이 없는 점이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신씨는 얼마 전까지 태국인 가정부를 고용했는데 지금은 직접 가사일을 한다. 가정부의 월급은 약 15만원으로 쌌지만 말이 잘 통하지 않아 답답했다. 신씨는 기후가 바뀐 탓에 몸살이 나 병원 신세를 여러 번 졌다. 집에서 20~30분 거리에 있는 대학병원을 주로 이용했다.

병원비도 저렴하고 의사들의 실력도 좋은 편이어서 애용한다. 태국의 큰 병원은 외국인 환자를 위해 통역을 두는 곳이 많은데 한국인 통역도 있다. 신씨 부부는 “연고가 없는 사람은 언어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태국어가 그리 어렵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차츰 적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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