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년 1월 동남아 가족 여행 - 치앙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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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년 1월 동남아 가족 여행 - 치앙마이

황토길 2 1060

5일

새벽 5시 공항 모텔 파라오에서 픽업 차량으로 공항을 향해 출발하였다.

중화항공 CI 9037편으로 9시 20분 인천공항을 이륙하여 대만 공항에 11시 10분에 도착하였는데, 대만에서 방콕으로 향하는 CI 695편은 오후 1시 55분이어서 그 여유시간에 공항을 어슬렁거리며 본 화려한 면세 가게의 모습들과 창밖으로 보이는 열대식물이 심어진 정원에서 여행을 가는 마음이 새삼 확인되었다. 상당한 오랜 심적 기다림 끝에 대만을 출발한 비행기는 오후 6시 50분쯤 새로 지어진 방콕 수완나폼 공항에 도착하였고, 곧 바로 이어 국내선으로 갈아타서 치앙마이로 가야하는데, 국내선을 타는 공항이 전의 돈무앙 공항이라면 일은 골치 아플 것이어서 항공권 예약때 국내선의 출발시간에 충분한 여유를 두었었다. 그러나 다행히 수완나폼 공항에서 국내선의 이착륙도 겸하고 있어 이동의 수고가 덜어짐과 동시에 널널한 시간의 소비가 행복한 고민으로 다가왔다. 출발시간을 어기기를 시내버스 같이 한다던 에어아시아는 정시에 다른 고가 항공과 똑같은 방법으로 이륙해서 밤 9시 50분쯤 치앙마이에 도착할 수 있었다.

거기에서 고춧가루로 미리 예약한 코리아 게스트 하우스에 연락하여 삼층의 시끄러운 길가 방에 짐을 품으로써 장거리 이동의 끝을 고했다.

그러나 이번 여행은 나 혼자의 여행이 아니라 자극에 대한 민감도가 여러 종류인 가족 여행이었고, 곧 숙박지를 변경해야 할 이유를 발견하였다. 그러나 이미 늦은 시각... 어쩌랴..


6일

- 전날 긴 이동의 피로함도 밤새 이어진 오토바이 소음에 기가 꺾여 잠을 설친 나는 방을 구하기에는 좋지 않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 새로운 게스트 하우스를 물색하기 위해 치앙마이의 거리와 처음 대면하게 되었다. 치앙마이 해자안쪽과 바깥쪽에 산재해 있는 많은 게스트하우스를 섭렵한 끝에 이글 게스트하우스가 우리가 처한 상황을 가장 잘 달래줄 방을 갖고 있는 것을 확인한 후 그 방이 나갈까봐 미리 선금까지 지불하고, 가족이 머물러 있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짐을 챙겨 배낭을 짊어진 3인이 바쁘게 치앙마이의 아침거리를 걸었다.

아침식사를 게스트하우스의 컨티넨탈 블랙퍼스트로 뿌리가 얽혀있는 열대 나무 정원에서 한국의 겨울을 생각하며 즐긴 후 작은 가방을 하나씩 등에 메고 총총히 우리는 우리를 기다린다고 생각되는 치앙마이의 거리로 나왔고, 가이드북에 유도된 사원 순례자가 되어 치아마이의 시내를 헤맸다. 더운 양지에 더운 태양이 덥게 비추고 있었고, 사원내부는 그의 성스러운 기운과 더불어 시원함을 제공해 주어 사람을 그 속에 오래 머무르게 했다. 우리 가족은 사원 내부 한쪽 구석에서 불공을 드리는 사람들의 경건한 모습을 역시 경건하게 바라보거나, 사원 밖 큰 나무아래 시원한 그늘의 잔디 위에서 느긋함을 즐겼다. 점심식사는 베트남 뷔페에서 했으나 1시 반에 들어간 식당은 문 닫을 시간이 30분 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을 함으로 식사에서 중요한 여유를 빼앗아 버렸지만, 뷔페식당의 역할은 충분히 하고 있었고, 우리도 그곳을 간 목적은 충분히 이루었다. 계속 이어 시내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사찰 순례를 계속하고 피곤해진 우리는 4시쯤 숙소로 돌아와서 조금 쉰 뒤에 아침에 숙소에서 예약한 쿰 깐똑쇼를 보았다. 저녁식사가 포함된 쇼였는데 태국북부의 민속 무용을 보여주었다. 쇼를 보는데 식사가 포함된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식사를 하는데 쇼를 해준다는 마음으로 가면은 적당할 것 같았다.

밤시간에 타패게이트 안쪽의 화려하고 거대하지만 단순하게 느껴지는 선데이마켓을 헤맸다.


7일

전 날 오랜만에 무리한 나와 생전 처음 무리한 아내와 무리했지만 감응이 없는 아들, 셋이 동시에 늦잠을 잤다. 늦은 아침을 먹고 11시쯤 생태우버스로 치앙마이 외곽에 있는 도이스텝, 푸핑궁전, 도이뿌이 그리고 마지막에 요즘에 태국 전역의 관광객을 치앙마이로 끌고 있는 Floral festival의 소화시킬 수 없을 것 같은 일정표를 이행하기 위해 출발 하였다. 도이스텝은 역시 전 날과 같은 사원 순례의 일부가 되어 느낌이 덜하였지만 그 화려함과 치앙마이를 내려다보는 전망 좋은 위치가 다른 사원과 차별 되었다. 푸핑궁전은 마치 청남대를 방문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긴 용도도 같으니 시설이나 조경도 별반 차이가 없기 마련 아닌가, 그러나 거기에 심어진 꽃과 나무들이 다르고 차분히 정돈된 느낌이 새로웠다.

도이뿌이가 좋다고 같이 가자고 하는 나이 먹은 서양인 옆에 붙어 있는 태국 여인의 충고를 무시하고 입장 마감 시간에 늦지 않게 바삐 서둘러서 간 Floral festival은 그 규모나 다양한 꽃들과 나무들 그리고 그것과 조화를 이루거나 오히려 더 아름다운 조형미를 한 시설들로 그 곳에 빽빽이 모인 태국인들을 이해하게 했다. 왕이 백성에게 선물한 전시장을 의미하는 듯이 밤에 화려한 레이져쇼와 불꽃놀이로 태국 왕국의 태평을 알렸다. 끝나는 시간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전시장을 빠져 나갔지만 조금도 밀리는 구석이 없이 물흐르듯 부드러운 사람의 흐름은 이들이 꽤 높은 정도로 현대 문명에 적응해 있음을 알게 했다. 어쩌면 우리보다도 더..

저녁 식사로는 길가 포장마차에서 파는 쌀 국수를 택했다. 낮선 음식에 까다로운 아내도 상당히 좋아했다.


8일

전 날 예약한 고산족 마을을 포함한 1일 트랙킹을 위해서 오랜만에 일찍 일어났다.

숙소로 픽업 온 차량을 타고 외곽으로 한참 간 후 코끼리마을에 도착하여 코끼리쇼를 보고 코끼리를 타고, 자그마한 산을 하나 갔다 온 후, 대나무배를 타고 강을 타고 내려온 다음, 물소가 끄는 수레를 타고 식당으로 이동한 후 뷔페 점심을 먹고 근처 마을을 방문하여 사는 모습을 살펴본 후 난 농원을 방문하고, 코끼리 똥으로 종이를 만드는 공장을 들른 후 돌아 왔다. 가족이 있는 배낭족으로는 하루를 보내기에 나쁘지 않은 코스였다. 저녁 식사는 숙소 근처에 있는 고기 뷔페를 선택했다. 가격은 저렴했지만 그 양과 종류는 먹는 재미를 느끼기엔 충분하였다.

2 Comments
r김삿갓 2007.02.24 22:16  
  황토길님의 여행기가 드디어 올라 왔네요
약속대로 태호방으로 글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회원님 열독하시길 바람니다 ..저도 줄거운 마음으로 보겠습니다
그리고 치앙마이는 시간과 여유로운 마음으로 다니신다면 가서 보고 올것이
많이 있습니다
망굿 2007.02.26 20:32  
  여행이즐거우셨다면 ,,그나마,, 앞으로도많은 글 올려주세요
            치앙마이를 사랑하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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