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에도 등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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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에도 등급이 있다

r김삿갓 8 1650


인 조지훈의 주도유단


시인 조지훈은 술주정도 교양이라 했다. 많이 안다 해서 다 교양이 높은 것도 아니고, 많이 마시고 떠드는 것만이 주격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어서, 주도에도 엄연히 단이 있다고 한다.

그는 첫째로 술을 마신 연륜이 문제요, 둘째는 술을 마신 친구가 문제요, 셋째는 술을 마신 기회가 문제이며, 넷째 술을 마신 동기요, 다섯째가 술버릇인데 이를 종합해 보면 그 단의 높이를 가늠해 볼 수 있다고 했다. 그의 음주 18계단을 보면 다음과 같다.


9급 부주(不酒) : 술을 아주 못 먹진 않으나 안 먹는 사람.

8급 외주(畏酒) : 술을 마시긴 마시나 술을 겁내는 사람.

7급 민주(憫酒) : 마실 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으나, 취하는 것을 민망하게 여기는 사람.

6급 은주(隱酒) : 마실 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고, 취할 줄도 알지만, 돈이 아쉬워서 혼자 숨어 마시는 사람.

5급 상주(商酒) : 마실 줄도 알고, 좋아도 하면서, 무슨 잇속이 있을 때만 술을 내는 사람.

4급 색주(色酒) : 성 생활을 위하여 마시는 사람.

3급 수주(睡酒) : 잠이 안와서 술을 먹는 사람.

2급 반주(飯酒) : 밥맛을 돕기 위해서 마시는 사람.

1급 학주(學酒) : 술의 진경(眞境)을 배우는 사람.

1단 애주(愛酒) : 술의 취미를 맛보는 사람.

2단 기주(嗜酒) : 술의 진미에 반한 사람.

3단 탐주(耽酒) : 술의 진경을 채득한 사람.

4단 폭주(暴酒) : 주도를 수련하는 사람.

5단 장주(長酒) : 주도 삼매(三昧)에 든 사람.

6단 석주(惜酒) : 술을 아끼고 인정을 아끼는 사람.

7단 낙주(樂酒) : 마셔도 그만, 안 마셔도 그만 술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는 사람.

8단 관주(觀酒) : 술을 보고 즐거워하되 이미 마실 수는 없는 사람.

9단 폐주 또는 열반주(廢酒․ 涅般酒) : 술로 말미암아 다른 술 세상으로 떠나게 된 사람 등 이와 같이 18단계로 그는 구분했다.


더불어 부주․ 외주․ 민주․ 은주는 술의 진경, 진미를 모르는 사람들이요 상주․ 색주․ 수주․ 반주는 목적을 위하여 마시는 술이니 술의 진수를 모르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학주의 자리에 이르러 비로소 주도 초급을 주고, 주졸(酒卒)이란 칭호도 하사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반주는 2급이요 차례로 내려가서 부주가 9급이니 그 이하는 척주(尺酒), 반(反)주당들이라고 했다. 애주․ 기주․ 탐주․ 폭주는 술의 진미, 진경을 통달한 사람이요 장주․ 서주․ 낙주․ 관주는 술의 진미를 체득하고 다시 한번 넘어서 임운목적(任運目適)하는 사람들이고, 애주의 자리에 이르러 비로소 주도의 초단을 주고, 주도(酒徒)란 칭호를 내린단다.

기주가 2단이요,

차례로 올라가서 열반주가 9단으로 명인급 인데 그 이상은 이미 이승 사람이 아닌 단을 메길 수 없다고 죠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주도의 단은 때와 장소에 따라 그 질량의 조건에 따라 비약이 심하고 강등도 있다. 다만 이 대강령만은 확실한 것이니 유단의 실력을 얻자면 돈푼께나 들것이고 수행연한 또한 오랜 시절이 필요할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는 예전의 어느날 술에 만취되어 관철동 서울 부근을 지나다, 친구 집 대문으로 착각하고 들어가 방에서 잤는데 아침에 깨어보니 친구가 아니라 백발이 허이연 낯모르는 노인네와 동침 했더라는 해피닝의 일화도 있다.

고매한 인격과 낭만, 술을 즐길 줄 아는 품격 높은 대 문장가의 기지를 엿볼 수 있는 풍류객의 주도 유단론이다.



주당의 일곱가지 불문율


주당들에게는 일곱가지 불문율이 있다.

․ 첫째 : 청탁불문(淸濁不問) - 청주, 탁주를 가리지 말라.

․ 둘째 : 주야불문(晝夜不問) - 술 마시는데 밤낮을 가리지 말라.

․ 셋째 : 현외불문(現外不問) - 술 마시는데 현금외상을 가리지 말라.

․ 넷째 : 원근불문(遠近不問) - 술 마시는데 멀고 가까움을 가리지 말라.

․ 다섯째 : 생사불문(生死不問) - 술 마시는데 삶과 죽음을 가리지 말라.

․ 여섯째 : 주석불문(酒席不問) - 술 마시는데 술집을 가리지 말라.

․ 일곱째 : 남녀노소불문(男女老少不問) - 술 마시는데 상대를 가리지 말라 등이

그것이다.


세상의 온갖 것을 다 가리지 말고 그 술자리에 맞게 마음껏 즐기며 마시라는 이른바

주당칠계(酒黨七戒)이다. 주당들이 만든 그들만의 적법한 게율이어서 주당이라 자처하는 필자도 빙그레 웃음이 나온다.

그러나 술 좋아하는 사람들은 때와 장소, 사람을 가리지 말고 마시라지만 사회 환경에 비추어 보면 그게 그리 쉽지 않다.

유유상종이란 말처럼 사람이란 비슷한 처지와 또래의 사람들끼리 가는 술집만 가고,

또 마시던 술만 마시기 십상인 것이다.

그만큼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비교적 사람이 좋고 지조가 있어 자주 변하는 것을 싫어하고 또 변한다 해도 카멜레온 같이 상황변화에 적응을 못하고 순발력이 적다는 얘기다.

에펠탑 아래를 서성거리던 프랑스의 악마주의 시인 보들레르는 “술은 우리를 승리자로 만들어 신(神)과 비기게 해주는 우수한 자존”이라고 술꾼을 극찬했다.

또 천하가 알아주었던 중국의 이백은 “석 잔이면 대도(大道)에 통하고 한 말이면 자연에 합치 된다”고 술꾼을 높이 평가했다.

평소 술을 안마셨을 때는 소인배로 용기가 없다가도 몇 잔

술을 마신 후에는 대장부가 되어서 호령하는 형이 바로 주당이라 일컫는 부류들이다.

일반사회나 군대에서도 서열과 계급이 있듯이 주당 중에는 주급(酒級)이 있다.

최하위급인 5급은 주졸(酒卒)이라 해서 졸장부 술꾼을 말하고,

4급은 주사(酒士)라 해서 술을 다루는 솜씨가 가히 선비급은 된다는 술꾼이고, 3급은 주걸(酒傑), 즉 술 다루는 솜씨가 영웅호걸 같은 호박한 술꾼을 말하고, 2급은 주선(酒仙)이라 해서 술을 다루는 솜씨가 인간 이상의 신선의 경지에 이른 술꾼을 말하고, 1급은 주신(酒神)이라 해서 술을 다루는 솜씨가 가히 신의 경지에 있음을 말한다.

어느날 평소 주당이라 자처하는 필자가 은근히 아내에게 주급판정을 의뢰했던 바, 영광스럽게도 3급인 주걸 판정을 하는지라 과분해 하며 좋아했더니 아내 왈, “영웅호걸 좋아하시네요, 당신은 호걸이 아니고, 걸레 걸이에요, 알아욧” ㅋㅋㅋㅋ




.........중여동 에피소드에서 퍼왔읍니다......................
8 Comments
neo9 2008.04.05 22:12  
  그럼 나처럼 아파서 술못하는 사람은 인간이=====아 영감님이 날 ---흑---포항은 가셨어요.자주보다 안보니 보고싶네요.얼굴좀 보여주셔요.차타야 낼은 시간있다.도전을 허락하마.치앙마이 지사장은 공부 열심히 하고있지라우
깐순할배 2008.04.06 01:32  
  단정컨데 전 酒神(박카스)???? 넘 오버했나요????[[취한다]]
꿈엔들 2008.04.06 16:58  
  깜순님이 박카스요?
흐~미 !
믿어 말어?ㅋ
꿈엔들 2008.04.06 17:00  
  참 사람이 변하는것이 어찌도 이리 변해할까!
워짠일로 삿갓님이 술에 대하여 논하는지 도저코 이해가 안가요[[우울]]
커이학짜오 2008.04.06 18:00  
  나는 안아파도 술 못마신디...쩝...ㅡㅡ;;;;;
그리고 저 공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ㅎㅎㅎㅎ
았싸~!!!
yui 2008.04.06 21:14  
  나는 몇급일까? 몇단일까?
바람어행 2008.04.06 23:40  
  우리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건강을  위하여 가급적  술.담배는  멀리 합시다
LINN 2008.04.07 08:34  
  9급,2급에 해당사항이 있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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