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태국 군부가 지난 22일 통행금지령을 내린지 엿새 만에 통행금지 시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쿠데타를 일으킨 태국 군부는 이날 통행금지 시간을 기존의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에서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로 3시간 줄이기로 결정했다. 바뀐 통행금지 시간은 28일부터 발효되며 일반인과 관광객 모두에 적용된다.
통행금지 시간 단축은 쿠데타 등 정국혼란에 따른 관광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수 개월 간 지속된 태국의 반정부 시위가 총리 해임, 쿠데타 등으로 이어지면서 최근 며칠 사이 태국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20% 급감한 상태다. 세계 각국이 자국민들에게 태국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하고 있는 가운데 27일 미국, 홍콩, 러시아, 말레이시아도 태국 여행 자제령을 추가했다.
올해 1분기에 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86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감소했다. 감소폭은 2009년 이후 가장 크다.
태국 관광산업은 연간 GDP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는 중추 산업이기 때문에 관광산업의 붕괴는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연결된다.
산업계와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관광산업 피해 최소화를 위해 통행금지 시간 단축을 결정한 군부가 조만간 정정불안으로 망가진 태국 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묘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국 군부는 이날 통행금지 시간 단축 결정과 함께 "7개월간 이어진 거리 시위로 경제성장률이 추락하고 소비와 투자가 위축됐다"면서 "군부가 현재 경제 회복을 위한 로드맵을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1분기 태국 경제는 전 분기 대비 2.1%나 후퇴했다. 올해 전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9%에 못 미칠 전망이다. 군부는 올해 성장률을 어떻게 해서든지 2%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