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쿰윗에 있습니다.(2)
주말에 시내에서 가까운 골프장에 갔습니다. 게스트의 주말 그린피가 2,800 바트 인데도 여전히 붐비더군요. 한국에서 온 단체 팀도 있었습니다. 물론 몇달 전 10여팀 이상이 기다리던 때보다는 한가하고, 중국 골퍼들도 거의 눈에 안띄더군요.
소이 22에는 십여 군데 전통안마 집이 있습니다. 몇군데 물어 보았더니 다 밤 12시까지 문을 연다고 하더군요. 거기서 숙식을 하는 사람도 있고 그 시간에 집에 가는 사람도 있다고 했습니다. 통금인데 어떻게 가느냐고 물었더니 오토바이로 간다고 하더군요.
손님이 거의 없는 고고바 쿄요테들의 호객이 더 절박해진 거 같았습니다. 조금 이른시간이어서인지 모르지만 끌려 들어가다 시피한 실내에는 손님이 한명도 없었습니다. 재미 없을 거 같다고 말하며 나오는데 피쭉거리는 얼굴들에 왠지 미안한 마음이 솟더군요. 몇시까지 하냐고 물었더니 어느 호텔의 바 처럼 미드나이트까지라고 하더군요. 어떻게 집에 가냐고 물었더니 택시타고 간다고 하더군요.
빌라마켓에서 음료와 술을 사면서 몇시까지 하냐고 물었더니 일요일까지는 11시에 닫고 월요일부터는 12시에 닫는다고 합니다. 통금이 해제됐냐고 물었더니 잘 모르겠다고 해서 그럼 집에 어떻게 가냐고 다시 물었더니 차를 운전해서 간다고 하네요. 빌라마켓의 계산원의 급여가 얼마인데 차가 있는지 궁금하더군요.
일상은 거의 되돌아 간듯하지만, 확실히 업무나 유흥에 영향이 있기는 합니다. 더군다나, 반쿠데타 시위대가 외신들의 주목을 받는 주요 관광지에서 게릴라식 시위를 한다고 하니 시위 장소를 피하는 것도 싶지는 않을 듯합니다. 일요일 오후에 아속의 터미널21에서 벌어진 기습시위 때 주변의 많은 외국인들이 지지를 보냈다는 보도를 봤는데 시위대가 원하는 것이 그런거라면 어디가 시위장소가 될지 알 수도 없습니다.
주로 20~40대의 여성들이 Freedom, Liberty, Peace를 상징하는 세 손가락을 펼쳐보이는 평화로운 시위(제 눈에 그렇게 보였다는 것입니다)를 해산하고 그 중에 3명을 강제연행했다는 보도를 보면 태국이 미얀마의 군사정치를 따라 가는 거 아닌지 걱정됩니다.
선거가 민주주의는 아니라는 유명 영자신문 전 편집장의 궤변이나, 태국 만의 복잡한 정치문제에 보편적 가치를 들이대면 친구를 잃게 된다며 미국을 비난하는 태국의 미대학유학생 협회장의 말을 듣다보면, 그래도 투표로 선택하는 정부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온 선배들이나 젊은 세대가 고맙게 느껴집니다.
제발 태국이 주변의 미얀마나 캄보디아 같은 독재국가가 되지 않고, 외국인도 자유롭게 여행하고 투자하고 사업하기 좋은 민주체제가 유지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여전히 태국이 위험한 여행국가는 아니라고 생각되고 셧다운 때보다는 나아졌지만 시위가 발생하면 얼른 자리를 피해야 하며 동조하는 모습도 보이지 마시길 바랍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며 경험이지만 사이트 운영자의 뜻이 경험을 공유하는 장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여겨져 글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