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한동...Day 8 방콕, 알고도 당해버렸던 왕궁 사기
7월 21일 날씨 : 흐림
기상 8:00 취침 12:00
환전 : 100$→3305B
아침에 창밖의 차 소리에 깨서 나갈 준비를 마친 뒤 9시 반에 나가기 직전 옆방의 고은 누나에게 전화하니 오늘 빠이로 가실 거라고 했다. 날짜 계산을 해보니 어쩌면 치앙마이에서 볼 수도 있겠구나.
<깨끗하고 저렴했지만, 길가라서 정말 시끄러웠던 포선스 하우스>
카오산을 한 바퀴 돈 뒤 숙소 근처 식당에서 오믈렛으로 아침을 먹고 낸시 마사지에서 한 시간 동안 타이 마사지를 받았다. 캄보디아에서의 피로가 한꺼번에 풀리는 듯 했다. 마사지를 마치고 인터넷으로 태사랑 쪽지를 확인했다. 일행들은 모두 루프뷰에 있다는데 나만 혼자 떨어져 있어서 조금 걱정된다. 내일 저녁 카오산에서 보자고 했는데 어떨지...
<아침에 돌아다니다가 본 1차 세계대전 기념탑>
<낸시 마사지>
12시 즈음에 숙소에서 이틀 연장을 하며 조용한 방으로 바꿔달랬더니 방이 없단다. 이틀 연장도 하루씩 연장이 가능해서 하지 못했다. 시끄럽지만 않으면 원츄인데... 뭐 오히려 잘 됐지. 뭐~ 좀 조용한 방을 찾자. 다시 방에 올라가니 고은 누나는 체크 아웃을 한 모양. 아쉽기도 하고 외로움이 밀려든다.
세탁물을 맡기고 방에서 쉴까하다가 계속 방에 있기는 좀 그래서 그냥 왕궁 안에는 가지 않고 밖에만 보고 오려고 나갔다. 왕궁으로 향하는 도중 빗방울이 떨어져서 씨암루앙의 벤치에 앉아 쉬었는데 이게 표적이 된 모양이다. 어떤 남자(티셔츠 가슴의 주머니에 있는 TAT를 가르키며 관광 안내원이라면서 접근)가 내 반바지를 보며 그 복장으로는 왕궁 들어가지 못한다면서 다른 볼만한 곳을 소개시켜준다고 했다. 이미 왕궁에 갈 생각도 별로 없었고, 설령 왕궁에 간다해도 그곳에서 바지를 빌릴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어서 크게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친절하게 접근하는 저 사람의 말을 들어봐야 손해 없겠지 생각하며 접근을 허용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는 내가 가진 지도를 보여달라면서 내 노트에 이러저러한 것들을 관광하라고 친절히(?) 적어주며 알려줬다. 그리고 노트에 가야할 코스를 정리해서 적어주면서 이 노트를 뚝뚝이한테 보여주면서 이대로만 가달라고 하면 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저 앞에서 40B에 아무 뚝뚝이나 잡아서 타랬다. 절대 40B 이상 주지 말라면서... 마침 도착한 뚝뚝은 40B를 요구해서 그대로 탔다.
<'그'가 내 노트에 적어준 관광코스>
처음에는 큰 불상(왓 인)을, 두 번째는 왓 타이에서 누워 있는 불상을 봤는데 관광안내책 어디에도 그런 관광지는 없어서 조금 이상했다. 관광객도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적고... 두 곳을 보고 난 후 뚝뚝이가 데려다 준 TAT(아까 그 사람 말로는 30% 프로모션을 한다는 관광안내청)에서 깐짜나부리 1일 투어를 신청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이 조금 이상했다. 2100B라니... 나중에 숙소에 가서 책을 살펴보니 같은 코스의 투어는 대략 500B 정도하고, 방콕에서 신청하는 치앙마이 1박 2일 고산족 트래킹이 1600~1700B 정도 가격이었다. 결국 답답한 마음에 동대문에 가서 사장님께 여쭤보니 당한 거랬다. 방법이 없으니 그냥 그 프로그램대로 하라고...;; TAT에 갔을 때 현금이 없었는데 그 때 용감히 나왔어야 했는데 왜 굳이 카드로 투어를 신청했을까? 괜히 그냥 나오기 체면이 서지 않아 배낭여행객인 주제에 오버를 했다. 그리고 나서 뚝뚝이가 또 데러간 두 곳의 상점 중 첫번째 상점에서 넥타이와 스카프도 사고, 두번째 상점에서는 도저히 안 되겠어서 그냥 나와버렸다.
<왕궁 대신 사기를 당해서 가서 보게 된 불상들... '그'는 대단한 것처럼 설명했지만 결국 가이드 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듣보잡' 관광지이다.>
숙소에 돌아와서 속이 정말 쓰렸다. 이 순간만큼은 처음으로 한국에 가버릴까, 한국에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좋은 것을 배웠다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노력했다.
정말 비싼 돈 주고 배웠다.
1. 방콕 뚝뚝이는 타지마라. 방콕에는 버스도 많고 택시도 있는데 굳이 뚝뚝을 탈 이유가 없다. 혹여 타더라도 그가 요구하거나 제안은 거절!
2. 어디 들어갔을 때 아니다 싶으면 체면 생각 말고 그냥 나와라.
내일 투어는 하겠지만 사기 당했다는 생각을 하니 비싼 수업료를 냈다고 스스로 위로하려해도 힘이 빠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젠장.
계속 방에 있으려니 의욕만 줄어들고, 잊기 위해 자려니 잠들려 하면 밖의 소음 때문에 자꾸 깨서 짜증만 늘어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인터넷을 하러 나갔다. 인터넷에서 내일 오후 8시 반 정도에 카오산 경찰서에서 새로운 일행들을 만나기로 하고, 인터넷을 마친 후 카오산이나 갈까하여 밖에 나가는데 고은 누나랑 다운이를 만났다. 셋이서 나이쏘이에서 꽤 맛있는 소고기 국수를 먹었다.
<카오산로드 초입의 케밥집>
<나이쏘이 국수.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꽤나 유명한 국수인데 여행지에서 입소문을 타고 유명한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단, 양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다운이는 숙소로 가고 고은 누나는 짐을 찾아 북부 터미널로 가기 위해 3번 버스를 기다렸다. 약 30분을 기다린 뒤 누나는 빠이로 가기 위해 터미널로 향했고 나는 아침에 맡겼던 세탁물을 찾으러 갔다. 1kg에 25B라고 써 있었는데 마음씨 좋은 할머니가 5B를 깎아주셨다.
무거운 태국 가이드 북을 분책하기 위해 테이프와 칼을 찾아 헤맨 결과 카오산의 세븐 일레븐에서 찾았으나 왜케 비싸... 한국에서 수입한 ‘스틸 커터’라 그런가? 암튼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태국 세븐일레븐에서 구한 한국산 스틸커터... 칼과 테이프를 애타게 찾았던 나의 눈에 확 들어온 익숙한 한국 글씨.>
오늘 사기만 안 당했어도 오늘이나 내일 고은 누나랑 같이 치앙마이 갈 수 있었는데 여러 모로 아쉽다. 내일 만날 사람들은 어떨까? 내일은 7시 투어 떠나기 전 체크 아웃 후 짐을 맡기고 투어 후 방을 찾으러 다녀야 겠다. 이거 시끄러워서... 내일 만날 사람 중 숙소 쉐어할 사람이 있으면 좋을 텐데...
숙 소 |
이름 |
포선스 하우스 |
식 사 |
가격 |
식당 | |
설명 |
길가는 너무 시끄러워 |
아침 |
오믈렛+rice |
20B |
gecko bar | |
점심 |
케밥 |
69B |
chicken turkish kebab | |||
가격 |
350B |
저녁 |
소고기 국수 |
30B |
나이쏘이 |
<지출내역>
아침 : 20B, 마사지 : 180B+tip 20B, 음료수 : 10B, 뚝뚝 : 40B,
깐짜나부리 투어 : 카드 2184B, 선물 : 31$, 숙소 : 350B,
케밥 : 69B, 인터넷 : 20B, 국수 : 30B, 음료수 : 17B,
테이프+스틸커터 : 49B
지출합계 : 3989B
<blog.naver.com/argumentz>
#2009-07-20 06:14:11 태국여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