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다크 가는 길
라다크...
푸르다못해 보라빛인 하늘을 이고 밤이면 설산 위로 별이 쏟아지는 곳.
수많은 라마교 곰빠와 함께 티벳의 문화가 본토보다 더 생생하게 살아있는 인도 속의 이국(異國).
척박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지워지지 않는 인상을 남기는 불모의 땅.
잠무 카시미르주의 라다크 가는 길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계절을 잘 택해야 가능한 것이지요.
이곳은 기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엄청난 눈 때문에 일년에 약 서너달 정도 길이 열립니다.
다만 계절을 잘 택해야 가능한 것이지요.
이곳은 기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엄청난 눈 때문에 일년에 약 서너달 정도 길이 열립니다.
라다크의 수도인 레까지는 델리나 스리나가르에서 비행기로 가는 방법과 스리나가르에서 버스, 또는 지프를 타는 방법 등이 있는데... 제가 즐겨 이용하는 방법으로 여러분께 권해보고 싶은 것은 마날리에서 히말라야를 넘는 버스를 타고 가는 것입니다.
마날리는 히피 성향이 강한 인도북부의 산간마을 인데요.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여행지입니다.
여름철에는 이곳에서 해발 5,000미터가 넘는 타그랑라를 넘어 레까지가는 버스편이 있습니다.
차주까지 나와 안전운행을 비는 제를 올리고서야 출발하는 버스들의 상태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고, 장장 2~3일 가까이 걸리는 고되고 긴 여정입니다만 말로만 듣던 히말라야를 관통하는 흔하지 않은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히말라야의 산들은 처음엔 울창한 침엽수림이 이어지다가 점점 풀포기마저 보기 힘든 불모의 풍경으로 바뀌며, 만년설을 이고있는 설산을 배경으로 아찔한 천길계곡길을 따라가다 보면 나중에는 풍화되어 쇠로 깎아만든 듯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버스의 엔진이 멈출 것같은 불안감과 누적된 피로에 시달릴 즈음, 해발 5,000미터가 넘는 타그랑라에서 주변의 장관을 둘러보게 됩니다.
낭떠러지길을 가는 도중 도중 버스 전복의 상상에 마음을 조리다가 초라한 식사로 끼니를 떼워야하며, 날이 저물면 허름한 텐트촌에서 대여섯명의 낯선 사람들과 불편한 잠자리를 함께하는 여행이지만 그만큼 인디애나 존스식(^^) 여행의 맛을 느낄 수 있답니다.
텐트숙박비는 버스운임에 포함되는 것이 보통입니다만 식대는 별도로 지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를 타기 전 운전수에게 확인하는 것도 좋겠지요.
또한 숙박전 얼른 담요와 텐트의 잠자리를 확보해 두어야 하는 것도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엄폐물이 없기 때문에 화장용무로 가끔 버스가 멈추면 버스의 한쪽은 남자, 다른 한쪽은 여자들이 쭈구리고 앉아 일을 보게 됩니다. 이런 것에 익숙치 않은 여행객 여성이 몸을 숨길 곳을 찾아 안절부절 헤메는 모습이나 자기 차창 아래서 단체로 일을 보는 여성들을 외면해야하는 진풍경도 벌어집니다.
하지만 이 모든 고난을 비웃듯이 자전거로 이 멀고 험한 길을 가는 여행자들도 심심찮게 눈에 띱니다. 때론 홀로, 때론 두셋이 가는 여자들만의 팀도 있답니다.
넘치는 체력과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지지요.
버스를 타기 전 약간의 음료와 먹을 것을 꼭 준비하십시요.
여름철이라 하지만 고산지대의 밤은 많이 추울 수 있습니다. 적당한 방한복이나 담요도 필요합니다.
공개리에 화장실을 해결하는 문제에 민감한 여성분은 혹시 양산이 있으면 그것으로 몸을 가리시거나, 롱기로 커튼을 치고 일행과 교대로 일을 보시면 됩니다.
작은 규모의 초라하기까지한 도시이지만 시즌철의 레에서는 주변에 흩어져사는 소수민족들이 벌이는 여러가지 축제나 미인대회 등이 열립니다.
졸졸거리는 작은 시냇물, 짓푸른 하늘과 선명하게 부각되는 노란 밀밭을 배경으로 올드 레의 고즈녁함에 젖은 채 농사일을 하는 라다크 여인네들의 구성진 노래소리에 귀 기울이거나, 지프 등을 타고 절경의 곰빠들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라다크와 그곳 사람들을 꽤나 사랑합니다만 이곳을 방문하시는 분들 모두 잊지못할 기억의 여행지가 될 것을 확신합니다.
제글이 여행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길 바라며, 기회가 되면 꼭 이곳을 여행하시길 권해 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