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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카 3 467

시인 본색 
                    
                        정희성


  누가 듣기 좋은 말 한답시고

 

저런 학 같은 시인하고 살면

 

사는 게 다 시가 아니겠냐고

 

이 말 듣고 속이 불편해진 마누라가

 

그 자리에서 내색은 못하고

 

집에 돌아와 혼자 구시렁거리는데

 

학 좋아하네 지가 살아봤냐

 

학은 무슨 학, 닭이다,

 

닭 중에도 오골계(烏骨鷄)!


***
무슨프로였더라 목욕탕설정으로 나오는 토크쇼에서 견미리라는 여배우가 나왔다. 그녀는 한번도 아이들과 남편앞에서 방귀를 뀌지 않았다고 한다.
참 대단한 여성이다. 오늘 아침 이 시를 받아들고 왜 그 여배우의 말이 생각날까????

3 Comments
남나라 2009.09.28 23:42  
시인과 남편은 다르네요. ㅎㅎ
우리 포사모회원님들이
여행이라는 울타리에서 만날 때가 서로에게
가장 학 다울 때 같네요.
추석 잘 보내시고 학끼리 한 번 만나야지요?
뢰글란 2009.09.29 16:50  
난 닭이고 피부가 검으니 오골계?
그럼 학은 어디에...
닭의 다리를 길게 늘리고 벼슬은 깎고 흰물감을  뒤집어쓰면
학무리에 섞여도 혹~~~
시퍼런 2009.10.02 23:10  
모두 속고 속이며 사는 하루 하루가 아닐지....
마음은 멀리 있어도...딸린 식구들에...
항상 떠남과 머무름의 다툼이라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공즉시색...색즉시공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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