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등 아니다 4등
내 기억의 편린들을 뒤집어 보면
안타깝게도 나는 달리기 도장 한번 팍 받아 본 적이 없다.
사촌들까지 합하면 열명이 넘게 같은초등학교를 다녔었다.
할머니는 운동회날이 되면 이른 아침에 가마니짝을 들고 본부석 옆자리 가장 잘보이는 곳에 자리를 맡아 놓으신다.
달리기 못하는 것도 유전적 형질이 작용하는 걸까?
고 학년이 되면서 사촌언니들과 나는 일찌감치 자신의 달리기 실력을 꿰 뚫고 있는지라
미리 포기 하고 말았다.
나름 죽을 힘을 다해 뛰지만 달리면 달릴수록 앞에 아이들이 까마득해지기만 했으니
굳이 별명을 좀 하자면 나는 너무너무 왕갈비 였다.
갈비와 달리기의 함수관계가 어떻게 되는지는 아직 잘모른다.
어쨋든 운동회가 끝나고 나면 가슴팍에 콱 도장찍은 아이들과 깨끗한 런닝구가 표정을 달리한다.
그 유전적 형질은 그대로 전이되어 지금 내 아들 둘다 달리기에서 단연 돋보인다. 꼴등 !!!!
"그래도 나는 꼴등은 아니었다 뭐 늘 4등이었지
네명 이거나 다섯명이거나 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