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대지 베트남
EBS 세계테마기행 2016.5.09~5.12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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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세계테마기행>
순수의 대지, 베트남
■ 기 획 : 류재호 CP
■ 방송일시 : 2016년 5월 9일(월) ~ 5월 12일(목) 저녁 8시50~ 9시30분 방송
■ 연 출 : 정의석 (박앤박미디어)
■ 글/ 구성 : 이경아
■ 촬 영 : 천종원
■ 큐레이터 : 신승복/하노이 사범대 아시아연구소 연구원
거대한 산과 계곡, 산등성이 겹겹이 다랑논이 펼쳐지는
북부 고원지대 구름 속에 사는 몽족
5억년 원시의 색을 간직한 퐁나케방.
사계절 햇살이 비추는 달랏과 풍요로운 섬 푸꾸옥.
너무나 아름다운 베트남의 풍경에 매혹된 용이
자신들의 땅을 지켜준다고 믿는 베트남 사람들.
문명의 시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자연을 지키고 전통을 고수하는
순수의 대지,
베트남의 여정이 시작된다.
제1부. 구름 속에 사는 사람들, 몽족 - 5월 9일 오후 8시 50분
베트남에서의 첫 여정은 해발 1,000m가 넘는 북부 고원지대에서 시작된다. 전 세계 사진작가들이 극찬한 베트남 북부에 위치한 무깡짜이(Mù Cang Chải)를 찾아가는 길. 구름 속에 가려진 거대한 산들과 계곡, 굽이굽이 실처럼 작은 길이 만들어낸 절경에 발걸음을 멈춘 곳은 카오파 패스(Đèo Khau Phạ)다. 마을 안 시끌벅적한 소리에 이끌러 도착한 유치원에선 마침, 일 년에 한 번 열린다는 체육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다리 사이에 공을 끼고 달리는 아이들의 모습, 전통의상을 입고 아이들을 응원하는 엄마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은 우리네와 다를 게 없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한 시간 더 달려 드디어 무깡짜이에 도착. 무려 3000여개의 다랑논이 산등성이에 겹겹이 싸여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풍경이 펼쳐진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그 아름다운 풍경은 저절로 만들어진 게 아님을 알게 된다. 산등성이를 깎아내고 나무를 뽑고 돌을 고르는 여인들. 한 평의 땅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모른다. 엄마를 돕겠다고 나선 아이는 동생을 돌보고 고구마를 직접 캐서 먹인다. 해 질 녘,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녀를 따라가 본다. 산꼭대기에 있는 집엔 가장 리아끼(LÝ A KÝ)씨의 3대 아홉 명의 가족이 살고 있다. 오는 길에 아이가 잡았던 개구리가 반찬으로 오르고 소박하지만 정성이 담긴 저녁상에 둘러앉아 그들과 사는 이야기를 나눈다.
다음 날 아침, 다시 열 시간 가까이 험악한 고원지대를 달려 도착한 곳은 하장 성(Hà Giang). 하장성 안의 꽌바 현(Quản Bạ)마을센터에서 켄(khèn, 피리) 춤을 추고 있는 소년 소녀를 만난다. 이들은 소수민족의 전통을 이어나가기 위해 학교에서 피리 춤을 배우고 있다는데, 큐레이터가 직접 배워본다. 또한 몽족 피리에 얽힌 슬픈 전설이 내려오고 있는 쌍둥이 산(Núi Đôi Quản Bạ)의 신비로운 자태와 마주한다.
제2부. 원시의 색을 찾아서 - 5월 10일 오후 8시 50분
무깡짜이(Mù Cang Chải)의 림몽(Lìm Mông)마을이 축제 분위기다. 결혼식이 열리고 있었던 것. 몽족은 두 쌍의 합동결혼식이 있다. 두 명의 신랑과 두 명의 신부를 축하해주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축배를 든다. 이웃이 아니라 한 가족같이 축하해 주는 사람들. 그러나 신랑은 사람들이 건네는 술잔에 취하고 수십 번 반복해야 하는 절에 지친다. 우리와는 다른 듯 닮은 듯 소수민족의 결혼식 풍속을 만나 본다.
북부에 소수민족 순수의 색이 있다면 중부에는 5억 년 기억을 간직한 자연의 색을 만나볼 수 있다. 꽝빈 성 안에 있는 5억 년 전 급격한 지각변동작용에 의해 생성된 퐁나케방 국립공원(Vườn quốc gia Phong Nha-Kẻ Bàng).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바위산 가운데 하나로 그 장엄함과 섬세함이 가히 세계 최고라 할 만하다.
강우량이 많아 석회암 산지로 스며 든 빗물은 수천 년간 암석을 깎아 내려 많은 동굴을 만들어 냈다. 그 동굴 안으로 들어가 보면 자연이 만들어낸 놀라운 작품들과 만나게 되는데, 기괴한 모양의 종유석들과 석순, 석주들을 감상해 본다. 그뿐만 아니라 이곳은 천혜의 놀이공원이다. 400m에 달하는 거리를 줄 체험(zip line)을 할 수 있으며 또이 동굴(Hang Tối)에서는 세계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진흙체험을 할 수 있다. 깊은 동굴 속으로 들어가면 진흙이 가득 채워져 있는 공간이 나타나는데, 농도가 짙은 진흙 속에 몸을 담그면 수영하듯 몸이 가벼워진다. 전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은 국적, 나이를 불문하고 자연과 하나가 된다.
후에의 상징 짱띠엔(Cầu Trường Tiền) 다리를 지나 후에(Huế)의 색을 찾아 떠나는 여정. 거리와 공원에는 색색의 아오자이를 입은 여성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명절뿐 아니라 각종 기념일은 물론 평소에도 즐겨 입는다는 후에 여성들의 아오자이 사랑이 남다르다.
베트남 전통 모자 논라. 후에서는 논라 바이터(Nón lá bài thơ)라 불리는 후에 만의 논라가 있다. 바이터는 ‘시’라는 뜻인데 논라 안에 시를 적어 넣어 햇빛에 비쳐 보아야만 ‘시’가 보인다. 그런 논라 하나를 만드는데 무려 4시간이 걸린다. 15년 동안 논라만 만든 베테랑도 하루에 단 두 개만 만들 수 있다. 한 땀 한 땀 정성으로 만들어지는 논라. 그 놀라운 장인의 손길을 느껴본다.
제3부. 풍요의 신이 내린 선물 - 5월 11일 오후 8시 50분
베트남의 ‘리틀 파리’ 달랏(Đà Lạt)! 베트남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달랏의 풍경은 마치 유럽의 한 도시에 온 듯하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그들은 달랏의 기후가 좋아 도시 전체를 휴양지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 달랏에 관광객들이 오면 꼭 맛보는 것이 있다. 바로 족제비 커피.
인도네시아에 사향고양이 커피가 있다면 베트남 달랏에는 족제비 커피가 있다! 식민지 시절 프랑스인들이 심어놓은 커피를 이용해 족제비 커피를 만들게 됐다는데, 그 맛과 향은 어떤지 커피 농장에 직접 찾아가 맛본다.
다음 여정을 위해 안장 성(An Giang)으로 떠난다. 이 지역의 냐방(Nhà Băng)마을에 가면 짜스 카유풋나무 숲(Tra Su Cajuput Forest)을 볼 수 있다. 이곳은 경이롭고 다양한 야생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메콩 강 삼각주 생태 연구를 하기에 이상적인 곳이다. 모터보트를 타고 짜스 카유풋나무 숲으로 들어가면 진귀한 광경을 만난다. 2m 깊이의 물속에 뿌리를 내리고 서있는 카유풋나무들과 잔디밭처럼 펼쳐 져 있는 수초들. 여기가 물위가 아니라 땅 위인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 하지만 불과 40년 전만 하더라도 이곳은 폭탄 투하로 인해 폐허가 된 곳이다. 이제는 물새와 박쥐, 멸종 위기에 처한 포유류와 파충류들까지 서식하게 된 1500 ha 면적에 달하는 짜스 카유풋나무 숲을 보면서 자연을 되살리려는 베트남인들의 의지와 노력을 엿본다.
1시간 30분 동안 배를 타고 도착한 곳은 푸꾸옥(Phú Quốc)섬. ‘갖가지 자원이 풍부한 땅’이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는 푸꾸옥 섬은 그 이름만큼이나 뭐든지 풍부한 섬이다. 푸꾸옥 섬에 반해 10년 넘게 이곳에 정착해 살고 있는 호주사람 로한. 그는 이곳에서 베트남 부인을 만나 남매를 키우며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그가 세계 최고라고 추천해 준 후추농장을 찾아가 본다.
한 창 수확 철인 후추농장. 포도 알갱이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후추 열매는 그 익은 정도에 따라 5등급으로 나뉜다는데, 1등급인 빨간 후추 열매는 맛과 향이 다른 등급에 비해 월등하다고 한다. 후추나무에서 직접 딴 ‘생후추’를 이용한 소고기 요리도 맛본다.
푸꾸옥의 밤은 먹거리 볼거리 천지다.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딘꺼우 야시장에서 바닷가재와 각종 해산물을 맛보고 음악에 맞춰 형형색색의 불빛으로 물드는 밤의 하이라이트 분수 쇼도 감상한다. 다음날, 푸꾸옥에 오면 빼놓을 없는 코스, 바다낚시 체험에 나선다. 각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이 낚시 경쟁에 나섰다. 낚싯대 하나로 누구하고나 친구가 될 수 있는 여행의 묘미를 느껴본다.
제4부. 용이 지켜준 땅 - 5월 12일 오후 8시 50분
닌빈(Ninh Bình)의 새를 보기 위해 새벽길에 나선 제작진. 그러나 지름길로 가려다가 진흙 길에 바퀴가 빠지고 만다. 우여곡절 끝에 닌빈에 도착.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새를 만나기 위해 나룻배를 타고 조금만 들어가면 여기저기서 새소리가 들린다. 산란철이라 가까이에서 새들을 볼 수는 없었지만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새들의 천국 닌빈에서 새소리에 빠져본다.
베트남이 자랑하는 제일의 명승지 할롱베이(Hạ Long Bay). 할롱이라는 뜻은 한자로 용이 내려왔다는 뜻이다. 전설에 의하면 중국이 베트남을 침략할 때에 용왕이 여의주를 사용하여 무찔렀는데 그 여의주가 할롱 만의 섬들을 이루었다고 한다. 무려 1,969개의 섬이 있는, 용이 지켜 줄 만큼 아름다운 할롱베이의 절경을 감상해 본다. 그 섬들 중에 소련 우주인의 이름을 딴 티톱 섬에서 전쟁 당시 보트 피플로 프랑스로 간 관광객 가족을 만난다. 힘들게 떠난 베트남이지만 다시 찾게 되는 베트남의 매력을 들어본다.
베트남의 남북이 분단된 1954년부터 베트남 전쟁이 끝난 1975년까지 북위 17도 부근의 벤하이 강 연변을 따라 라오스 국경에서부터 남중국 해변에 이르는 100km에 걸쳐 설치된 DMZ.
베트남 전쟁의 격전지였던 이곳에는 전쟁 당시 실제 주민들의 삶의 공간이었던 빈목(Vĩnh Mốc) 지하터널이 있다. 길이는 2km에 달하고 13개의 입구와 7개의 출구가 미로처럼 얽혀있는 이곳은 8년 동안 무려 600여명의 주민들이 살았으며 17명의 아이들이 태어난 곳이다. 터널 안으로 들어가 보면 한 사람이 겨우 통과할 수 있는 좁은 통로 양쪽으로 가족실과 분만실, 화장실, 부엌, 심지어 샤워실까지 갖추어져 있다. 그러나 인간에게 빛과 자유마저 송두리째 빼앗아가는 참혹했던 전쟁의 흔적을 따라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