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방영-탠샨
EBS 교육방송 세계테마기행 2016.10.03월~06목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하늘 위의 산’이라 불리는 톈산 산맥.
거대한 톈산은
만년설의 물줄기로 중앙아시아 대지를 적시고
그 땅을 삶의 터전으로 만들어주었다.
톈산이 빚어낸 대자연 속에서
중앙아시아 유목민들은 삶을 그려나갔고, 그들만의 문화를 꽃피웠다.
톈산은 여전히 중앙아시아를 품고 있고,
그 안에서 사람들은 삶을 이어가고 있다.
톈산의 줄기를 따라
대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중앙아시아를 만난다.
*방송일시: 2016년 10월 3일(월) ~ 10월 6일(목) 저녁 8시 50분, EBS
제1부. 톈산의 시간을 걷다 - 10월 3일 저녁 8시 50분
우리의 여정은 중앙아시아의 그랜드 캐니언(Grand Canyon)이라 불리는 차린 협곡(Charyn Canyon)에서 시작된다. 땅이 갈라져 생긴 것처럼 보이지만 수천 만 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침식작용으로 인해 만들어진 차린 협곡. 최대 300미터에 이르는 협곡의 층에서 이 땅이 겪어온 격변의 시간이 느껴진다. 묵묵히 시간의 무게를 짊어온 바위를 저마다의 방법으로 담으려는 사람들. 차린 협곡은 그렇게 누군가의 시간이 되고 있다. 사방이 암석으로 둘러싸인 황량한 차른 협곡의 초입에는 일리 강(Illi River)이 흐르고 있다. 톈산의 만년설이 녹아 만들어진 이 물줄기는 메마른 계곡에 생기를 불어 넣어준다. 우린 차른 계곡과 일리 강을 지나, 톈산 산맥 깊은 곳으로 향한다. 그곳에 자연이 빚어낸 신비로운 호수 ‘카인디 호수(Kaindy Lake)’가 있다. 사실 이곳은 과거 물이 없는 초원이었다. 1911년, 지진이 일어나면서 산사태가 발생하고, 그로 인해 막혀버린 물길이 들어와 호수가 만들어진 것이다. 물속에서 솟아오른 가문비나무도 그때 쓸려 내려오면서 수장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카자흐 사람들은 카인디 호수를 ‘나무들의 무덤’이라고도 부른다. 신비로운 호수를 떠나 톈산 줄기를 따라 여정을 이어간다. 우리의 시선은 수십 명의 사람들이 동그랗게 모여 있는 곳으로 가 닿았다. 그곳엔 양고기와 닭고기를 꼬치에 끼워 숯불에 구운 ‘샤슬릭(Shaslik)’부터 양고기로 만든 볶음밥 ‘플롭(Plov)’까지, 다양한 음식이 있고, 어른부터 아이까지 한 자리에 모인 가족이 있다. 톈산의 품안에서 온 가족이 모여 음식을 나누고 춤을 추는 이유는 뭘까? 중앙아시아를 관통하는 톈산의 줄기를 따라, 이 땅이 지나온 시간을 걸어본다.
제2부. 톈산, 대지를 적시다 - 10월 4일 저녁 8시 50분
톈산의 만년설이 녹아 만든 호수, 이식쿨 호수(Issyk-kul Lake).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청정지역으로 총 면적 약6,200㎢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산중호수다. 우리나라 제주도 크기의 약 3.5배니, 바다 같은 호수로 불릴 만 하다. 하늘과 호수가 맞닿아 만들어내는 풍경은 그야말로 절경. 매년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다. 신기하게도 호수의 깊은 곳에선 온천수가 솟아오르는데, 때문에 겨울이 되어도 얼지 않는단다. 유람선을 타고,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이식쿨은 키르기스스탄 최대의 휴양지로 꼽힌다. 톈산이 흘려보낸 만년설이 대지를 적시고 사람들에게 낙원을 선물한 것이다. 우리는 이식쿨 호수의 동남쪽으로 여정은 이어간다. 그곳에 일곱 마리의 황소를 닮은 붉은 바위산이 있다. 제티 오구즈(Jeti Oguz)다. 비바람에 의해 침식된 협곡은 쌓인 층마다 지나온 시간도 지질도 각각 달라 그 역사를 가늠하기 힘들다. 때문에 붉은 협곡을 병풍으로 삼은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 제티 오구즈에 대한 전설을 갖고 있다는데. 이곳에서 나고 자란 77세 할아버지에게 제티 오구즈에 대한 전설을 들어본다. 톈산의 물줄기는 해발 4천 미터에 있는 작은 마을 알틴아라산(Altynarasan)으로 흘러간다. 초원을 적시고 삶의 터전을 만들어 낸 것이다. 알틴아라산으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 의료용 구급차를 타고 울퉁불퉁한 길을 오르고 올라야 닿을 수 잇는 곳. 그곳에서 우리는 어떤 풍경을 마주했을까? 만년설이 녹아 흐른 물줄기는 가장 높고 아름다운, 호수 송쿨 호수(Song-kul Lake)를 빚어냈다. 하늘과 가까운 해발 3천 2백 미터에 자리한 송쿨 호수가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선물. 송쿨 호수의 밤하늘에서 그 선물을 찾아본다.
제3부. 천년의 땅, 그 품에 머물다 - 10월 5일 저녁 8시 50분
송쿨 호수(Song-kul Lake)에서 맞는 일출은 부지런한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선물이다. 떠오르는 해를 보며 지난 여정을 떠올려본다. 그리고 톈산의 거대함에 새삼 존경심을 표한다. 톈산이 품은 땅은 넓고도 넓다. 때문에 우리의 여정도 계속된다. 과거 고선지 장군이 전투를 벌였던 땅, 탈라스. 지금은 농지로 변해버린 그곳에 사과며, 딸기며, 다양한 과일이 자라고 있다. 중앙아시아의 전형적인 농촌 마을로 변모한 탈라스에서 만난 양탄자 수예품의 장인. 어머니가 그랬듯 가족을 위해 재봉질을 놓지 않는 그녀를 통해 대대로 이어져오고 있는 중앙아시아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톈산이 겪은 격변의 시간이 이 땅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고대 도시, 오트라르(Otrar)에도 있다. 오트라르는 톈산 서쪽에서 흘러 중앙아시아의 4개국을 지나는 시르다리야 강(Syr Darya)의 중부에 자리한다. 동서 무역의 중개지 역할을 해 온 오트라르는 13세기, 몽골군의 침입으로 처참하게 파괴됐다. 황무지로 변해버린 오트라르에 남겨진 것은 무엇일까. 천년의 땅에 머물고 있는 중앙아시아 사람들의 삶을 따라가 본다.
제4부. 톈산,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 - 10월 6일 저녁 8시 50분
우리의 발길이 닿은 곳은 카자흐스탄의 크질오르다(Kzyl-Orda). 연해주에 살던 고려인들이 기차를 타고 첫 발을 디딘 곳이 바로 크질오르다이다. 고려인들은 크질오르다를 휘감은 시르다리야 강(Syr Darya)의 물을 벼농사에 사용했다. 톈산의 만년설로 중앙아시아 최대 벼 생산지로 만든 고려인. 지금 고려인이 떠난 자리엔 카자흐스탄 사람들이 남았다. 수확의 시기를 맞은 농장의 수확현장을 직접 만나본다. 이제 우린 아랄 해(Aral Sea)로 향한다. 톈산의 만년설이 녹아 흘러 내려 물줄기는 중앙아시아를 관통하고 이곳, 아랄 해로 유입된다. 워낙 규모가 커 바다로 불리지만 사실은 호수다. 그러나 지금은 그 물이 마르고 말라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실. 현재 아랄 해는 해안선으로부터 13킬로미터나 빠져나갔고, 그 자리엔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아랄 해에 기대어 살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조금씩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다. 메말라가는 아랄 해로 인해, 점점 변해가는 삶의 모습. 여전히 톈산은 그 자리에 있고 물줄기를 내어주고 있다.톈산, 그리고 남겨진 것은 무엇인지 찾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