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
밥그릇
고영민
밥하던 아내가
포개진 밥그릇이 빠지지 않아
나에게 들고 왔다
한 그릇에 조금 작은 그릇이 꼭 끼여 있다
그릇이 그릇을 품고 있다
내 안에 있는 당신의 아픔
당최, 힘주어 당겨도 꼼짝하지 않는다
물기에 젖어 안으로 깊어진 마음
오늘은 저리 꼭 맞았나 보다
한 번쯤 나는 등 뒤에서 너를 안아보고 싶었네
선반 위, 씻긴 두 개의 밥그릇이
봉분처럼 나란하다
* **** 뜨거운 밥이 먹고 싶다.
밥 한그릇이면 마음도 배도 금세 넉넉해지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