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벌이의 지겨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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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의 지겨움

잘락쿤 카 5 486
 

밥벌이의지겨움


뭐 먹고싶냐고 물으신다면 딱히 먹고싶은게 없다.

안 먹고 싶다고 하면서 기실 하루 세 번이상 먹고 있다.

밥 먹어야 밥벌이를 할 수 있으니까?


모든 ‘먹는다’는 동작에는 비애가 있다. 지하철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 자장면을 먹는 걸인의 동작과 고급 레스토랑에서 에이프런을 두르고 거위 간을 먹는 귀부인의 동작은 같다. 그래서 밥의 질감은 운명과도 같은 정서를 형성한다.

현대인들의 밥은 핸드폰속에 굴러다닌다.

언제 밥 한번 같이 먹자. 해놓고 정작 밥 값 낼때 되면 구두끈을 다시 고쳐 맨다.

밥 먹는 일에 대해서 내 이중성을 폭로하자면

남자랑 단둘이 밥 먹는 일은 난 코스다. (나더러 밥먹자고 하는 남자도 별로없지만)

그 맛난 것들을 앞에 놓고 영락없이 진땀이 나고 빠작빠작 나고 소화불량이다.

그리고는 집에 돌아 와 싱크대 앞에 선 채  주린배를 채우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밥 익어가는 비릿하고 평화로운 향기가 식구들을 불러들인다.

저물녁 두레상 앞에 둘레둘레 앉아 김 나는 한 술을 위하여

밥 벌이의 지겨운 근로를 마땅히 자행하는 것이다.

5 Comments
시퍼런 2008.11.27 21:51  
요즘 잘라쿤 카 님의 글을 읽다 보면 어학원이 아닌 철학원을 차린게 아닌가...하는^^의문이 듭니다....생각이 참 많아지셨다 하면서....
예전에 많은 얘기를 못 나눈게... 그 때는 잘 몰라서라는 생각으로 한 발 물러섭니다.....
언제 단 둘이 밥 한끼 하시죠....^^
생각이 많으면 고민이 많다란 얘기로 글을 줄입니다....
요즘 단순히 살자...란 생각으로 삽니다. 전,, 물론 주위에서 도와주진 않지만....최대한 단순히 살려고 노력합니다.....
남나라 2008.11.28 14:23  
ㅎㅎ, 밥 먹자고 하는 남자가 있네요. 제도 같이 먹어요...
"언제 밥 한번 같이 먹자. 해놓고 정작 밥 값 낼때 되면 구두끈을 다시 고쳐 맨다." 우리 회원님들은 이런 분 없으시지요?
밥 벌이 지겨울 때 여행가야합니다. 그런데...환율과 태국데모, 태러 등의 장벽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포사모 회원님들~송년회 때 모여서 대화로 여행을 떠나봐여~~~
소영 2008.11.28 15:18  
어제도학원앞에서니하오중국어학원간판을보구..1층에약국만들렀다왔슴다..올라가볼까하다가 용기가필요해서리못알아본다면멋적을거가타서 그냥목적지만댕겨와씀다.ㅋㅋㅋ다메는올라갈께요...
firefly 2008.11.28 23:04  
저두 최대한 단순하게 살려고 노력합니다..
잘락쿤카님.. 언제 저하고도 밥한끼 하시죠?
참 여자들한테는 많이 듣나요?
사실 저보구도 밥한끼 하자는 사람은 별루 없네요...그리고 단둘이 먹은 남자도 별루 없구요
그러고 보니 한국의 따뜻한 밥이 생각나고 김장김치도 생각나고...쩝
히~ 전 단순해서 먹는얘기만 나오면 좋아서...호호
남나라 2008.11.30 14:20  
플라이님~ 한국 오시면 포사모 남자들 많이 식사하자고 할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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