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인에게 일을 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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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인에게 일을 시키다...

브랜든_Talog 3 1625
구정은 잘 세셨는지요?

다른 게시판이야... 워낙에 내공을 소유한 태림의 고수(?)들께서 판을 치셔서 감히 소견이라도 몇자 올렸다가는 각종 공격에 본인이 모르는 사실은 거짓임을 강조 하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용기가 안나지만 파사모는 편안하게 글을 올리 수 있어 안심이 됩니다.

태국인에게 일을 시킨다는 것은 정말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죠?

하지만 모든 문제의 근본은 일을 시키는 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태국온지 한 3년정도였나 깨닳았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사진에 펜으로 선을 주욱 긋습니다. 선을따라 안전시설을 설치하라는 지시서인데요 사인을 하고 현장에 내보내면 설치가 끝부분에 끊어져 있습니다. 이게 왠일? 하고 업체에 따져보면 지시서대로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지시서 가져와라 하고 살펴보면 ㅋㅋ 선이 몇십미터를 따라 주욱 가다가 끝에서 한 1m 정도 전에서 끝납니다. 즉 제가 사진에 선을 긋다가 끝까지 안갔으므로 그들은 그대로 설치한 것입니다. 또 한 예로 어디서 어디까지 무슨 배관을 묻어야 되니까 얼마 깊이로 땅을 파놔라 합니다. 같은 밥먹은지 오래되서 서로 눈빛도 통한다고 생각했지만 이 배관은 하부에 묻기전에 한단계 더 처리해야할 사항이 있어 보통 배관보다 더 파야하지만, 당연히 일이년을 같은 일을 했으므로 알겠지? 했다가는 큰 코 다칩니다. 여기는 한국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되죠. 역시 배관은 시킨 그대로만 되어 있죠... 땅이야 그렇다 쳐도 콘크리트 같이 수정하기 힘든건 정말 답 안나옵니다. ㅎㅎ 한국이었으면 다 알!아!서! 작업이 되었을 일이랍니다.

한국인은 머리를 한번 더쓰죠~ 어라 이거 선 왜 끊겨있지? 하면 두번 작업하기 싫어서라도 원인을 알고자 궁금해 합니다. 아주 좋은 습성이죠~ ㅋㅋ 그러다가 답안나오면 물어보고, 아 이거 그냥 선 긋다가 실수한거네 하고 답이 나오면 지시서와는 조금 달라도 작업을 마무리 해놓습니다.(이게 더 위험한 걸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태국은? 시킨대로 만! 잘 해놓는 다는 것이죠.

그래서 알게 되었죠. 일을 알아서 하는 것은 한국인이 주로 하지만(실제로 경상돈지 전라돈지 분들은 '거 거시기좀 설치해라잉' 하고 말을 끊으시는데, 다시 물어볼라치면 '야 니 거시기도 몰러잉 우리가 지금 뭘하냐잉 거시기 하자나야'  ㅡㅡㅋ즉 하나를 얘기해도 열을 알아서 해야 되는 것이 한국인 직장의 특성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태국은 시킨일 잘합니다. 단 잘~ 시키셔야 합니다. 일을 조리있게 시키는 것도 태국에서는 능력인것 같아요. 한국인은 어떤걸 시키면, 그와 연관된 것을 생각해 미리 해놓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이게 문제 되기도 하지만) 그리고 사람인지라 빼먹고 시키기도 하는데, 역시 스스로 생각해서 작업하는 한국인 이므로 깜짝놀라 급히 가보면 내가 아는 것 보다 더 잘 되어 있죠.(이 대목에 짜식 씨익~ 하고 웃죠)

결론은 문제는 내 자신에게 있다는 것. 그들의 문화 습성을 모르고 무작정 한국인을 따라오기만 바라는 것은 안되겠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한국인이 여기까지와서 밥벌어먹고 사는 것 보면, 그들의 그런점에 고맙기도 합니다. 한국인처럼 알아서 일처리 잘하는(사사건건 보고까지 잘하는) 태국인을 보면 저런애들이 판을치는 세상이었으면, 외국인이 설 자리가 전혀 없었을 것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잔머리만 굴리는 외국인 보다 태국인이 진실해 보일때도 많습니다.

아심, 료님이야 저보다 내공이 뛰어나시므로 불필요한 정보지만, 막 태국에 오셨다면요...
충성심 깊고 일 잘하는 태국인 생에 한둘은 만나실겁니다. 그때 놓치지 마시고 옆에 두세요 ^^;

아침부터 횡설수설이네요 ^^: 좋은 하루 되세요.

(다음에는 함께 일해본 방글라, 인니, 인도네시안, 필리피노, 스웨디시, 잉글리시, 니혼진 기타 국가들의 각 국민별 업무에서의 특징들을 몇글자 적어볼께요 ㅋㅋ 요거 재미있겠다)
3 Comments
촛불하나 2010.02.24 22:58  
브랜든님, 잘 지내시는 것 같아 참 보기가 좋습니다.
짠타부리에 살던 촛불하나 입니다. 기억하실런지, 몇차례 전화 통화를 했던 기억이...
저는 지금 마다가스카르에 와 살고 있습니다.
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사람 일이라는게 맘 대로 되지가 않는군요,
ㅋㅋ요거 재미있겠다,,하신것,,정말 재미있을것 같아요, 기대하고 기다립니다.
건강하세요.
아 심 2010.02.25 00:59  
책임을 어떻게 부과하고 어떤 권한까지 주는냐?? 이게 최대의 관건인것 같습니다..
유도리(일본말이지만 융통성보다는 뜻이 더 잘 통할것 같아씁니다)가 없는 태국인들...
보통 처음에 이렇게 많이 느끼시죠.. 요즘에는 유도리 없게 일하는 직원을 보면 그 일을 지시한 누군가가 잘못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정확한 책임과 그에 상응하는 유도리를 발휘할수 있는 권한까지 (물론 오버하게 만들지 않을정도의 *^^*) 태국인들을 잘 다루시는 분들 이렇게 일을 잘 시키시죠..
료(Ryo) 2010.02.25 10:37  
항상 많은 부분을 브랜든님께 배울수 있어서 감사드립니다.  꾸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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