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숙소에서 계속 울었어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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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숙소에서 계속 울었어요.ㅜㅜ

난내가좋아 13 2804
지금 카오산에 있습니다.

오늘 짜뚜짝마켓에 갔다가 너무 더워서 3시쯤 BTS를 타려고 역으로 갔는데 모든 역이 닫혔다고 하더군요. 여직원에게 이유를 물어봤는데 폭탄때문이라고 하길래 무서워서 MRT와 수상버스를 타고 카오산에 왔습니다.

그런데 분위기가 너무 이상했습니다. 토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도 적고 문을 닫은 가게가 꽤
많았어요. 그리고 음악소리조차 들리지 않았습니다.

카오산 입구에 다다른 순간 눈과 코가 맵기 시작하더라구요. 코를 막고 가는사람,마스크를 끼고 가는 사람이 태반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뭔가 이상한 분위기를 느꼈습니다.

저는 버거킹 근처에 있는 숙소에 묵고 있었는데 버거킹 앞 도로가 빨간 셔츠를 입은 사람으로 가득차 있었어요. 정말 너무 놀랐습니다. 무서워서 얼른 숙소로 들어갔는데 아마 그때 군인과 대치상황이 아니었나 생각이 드네요.

제가 묵는 숙소 방은 사방이 훤히 보이는 전망 좋은 방이에요. 근데 오늘  저는 그 방에서 커튼을 부여잡고 덜덜 떨며 상황을 지켜보았습니다.

'무슨일이 있겠어' 생각했는데 갑자기 '와~'하는 함성과 함께 총소리가 들리더군요. 진짜 너무 깜짝 놀라서 밖을 보았는데 몇분 후 버커킹 안 골목으로 빨간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도망치듯 뛰어나오더군요.

그 뒤를 군인들이 뒤쫓는데 총으로 쏘고 검은 봉으로 사람들을 때리고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정말 커튼을 붙잡으며 덜덜 떨기 시작했어요. 또 어떤 빨간 티셔츠를 입은 사람은 한 가정집에 들어가 묵직한 무언가를 들고 나와 버거킹 도로로 뛰기 시작했어요. 아마 둔기로 사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누군가가 쏜 총에 맞은 사람을 취재기자가 찍는 모습도 위에서 봤고 총 때문에 발생한 큰 불씨를
어떤 태국 청년이 발로 끄다가 화상을 입을 뻔한 모습도 봤습니다.

계속 되는 총격소리에 '이건 폭죽소리다'라며 최면을 걸었어요. 정말 고역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쾅!'하는 폭발음이 났어요. 전 진짜 폭탄이 터진줄 알았습니다.
소리에 민감해서 그런지 몰라도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울고 말았습니다.

정말 닭똥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더군요. 근데 이상하게 안보려 해도 계속 밖에 눈길이 갔습니다. ㅠㅠ  저 멀리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불꽃이 여기저기 보이더군요. 멀리서는 계속해서 총소리가 들리고 엠뷸런스인지 경찰차 소리도 들렸습니다.

큰 폭발음은 계속해서 났어요. 진짜 너무 무서웠어요.
눈 앞에 펼쳐지는 상황에 정말 할말을 잃었습니다.

근데 제가 또 한가지 놀라웠던건..빨간 옷을 입지 않은 태국인은 그 위험한 곳에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있더군요. 그리고 서양인들도 계속 사진을 찍으면서 그 위험한 도로를 왔다갔다 하더군요. 어떤 외국인은 "FUCKING!"이러면서 군인들에게 뭐라고 했어요.

그리고 숙소아래 레스토랑이 있는데 큰 총격전에도 불구하고 서양인들은 맥주를 마시면서 사진찍고 카드놀이를 하고 있더군요..
이게..문화의 차이인지..혼란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암튼 지금은 잠잠해졌지만 근 2시간동안 정말 혼자 숙소에서 계속 울기만 했네요.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는 군인들, 폭탄 같은 무언가를 계속해서 던지는 빨간 옷의 사람들,
그 사람들을 설득하는 사람들, 죽을 각오로 현장에서 취재를 하는 카메라기자들, 그 한가운데서
축제인마냥 사진찍는 어떤 타이여자들. 그리고 총에 맞아 쩔뚝거리던 군인. 그리고 그 상황에서도
술을 마시며 자신들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모든게 혼란스럽습니다. ㅠㅠ
#2010-04-11 18:49:35 묻고답하기#
13 Comments
미스터권 2010.04.11 01:18  
글만보아도 많이놀래셨겠습니다,
청심환이라도 드셔야할터인데...
방콕말고 다른 도시여행을빨리 하시는게 좋으실듯하네요
별사고없이 좋은여행돼시길바랍니다
캐소녀 2010.04.11 01:29  
토닥토닥..
jasonmraz 2010.04.11 01:35  
처음 보는 광경에 너무 놀라셨겠어요. 그것도 혼자서 계신다니 더더욱 ㅠㅠ
아무쪼록 빨리 마음 진정시키시길 바랄게요. 직접 듣고 본 일이라 충격이 크시겠지만 마음 잘 다스리시구요.
날이 밝으면 안전한, 다음 여정지를 향해 이동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기운내시구요. 안전하게, 여행 끝까지 잘 마치시길 기원할게요 '난내가좋아'님!
켄지켄죠 2010.04.11 01:48  
현재 태국상황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다보니 뭐가 뭔지 잘 몰랐는데
님께서 쓰신글이 정확한 태국상황이군요...
정말 놀라셨겠습니다.
하루빨리 안정이 되야 할텐데 말이죠..
마음 잘 추스리고 여행 잘 마치시길 바랍니다.

난내가좋아 2010.04.11 01:50  
감사합니다.ㅜㅜ
다행히도 방콕이 마지막 여행지고 담주 월요일이면 돌아가요.ㅠㅠ
다른 곳 여행할 때도 카오산이 생각날 만큼 너무 좋았는데 이제는 무서운 기억만 남을 까 걱정이네요. 아직도 계속 사람들을 때리던 군인들이 생각나요.ㅠㅠ
우리 모두 조심합시다.! ㅜㅜ
양혜원 2010.04.11 02:21  

신문을 보니 17명이 죽었고..일본기자도 사망했다네요....

되도록이면 방콕을 벗어나서 여행하시는게 좋으실것 같아요~

무크 2010.04.11 07:59  
총맞아서 부상당한 사람이 650명 이랍니다 조심이 최곱니다
이리이리 2010.04.11 10:02  

저도 어제 일일투어 끝나고 돌아오는데 카오산 입구에서 차가 들어가지 못해서 짜오프라야강 다리를 걸어서 건너왔습니다.
다리에 군용차량들이 몇대 서 있는데 앞 유리깨지고 타이어는 펑크나있고 그러네요. 멀리에서는 총소리도 들렸습니다. 엄청 쫄아서 카오산에 들어가보니 윗분이 써주신것처럼 평화로왔습니다. 바에서 맥주먹고 카드놀이 하는 사람도 많구요, 발마시지가게에서 편안히 맛사지 받는 사람들도 있구요.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인데도 완전 다른 나라 같더군요.

카오산에서 저녁먹고 좀 돌아다니려고 했었는데  마음이 불안해서 수상버스 타고 사판탁신으로 돌아왔습니다. 사톤지역은 시위지역이 아니라서 그런지 붉은셔츠들도 보이지 않고 쇼핑센터도 영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20대 2010.04.11 12:10  
저랑 비슷한 생각을 갖고 계시네요..

요즘 사람들이 너무 이기적으로 변한것같아서 씁슬합니다...
Jay CHO 2010.04.11 12:45  
어찌보면 지금 상황도 그들만의 전쟁인지라..
대다수의 태국사람들은 그저 송크란을 방해해서 짜증날 뿐이에요..
그리고 그 상황에서 사진찍는 태국사람들은 일반적인 건가봐요..;;;
재작년에 산티카 불나서 사람들 죽었을때도 여과 안된 불탄 시체사진 돌려서 자기들끼리 보면서 히히덕 대던데요..-_-;;
그런 잔인하고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더라구요..
20대 2010.04.11 12:50  
와...사실인가요?
사실이라면 진짜무섭고 역겹네요;;

아진짜 요즘태국인들너무정떨어지는것같아요 ㅠㅠ
hello쥴리 2010.04.11 14:30  
어우 맙소사.....!
저 어제 한국으로 왔는데, 일주일간 카오산에 있었을 때는
대담하게 민주기념탑 쪽 길로 쭉 돌아다니고 그랬어요. 그땐 위험함을 전혀 몰랐는데
어제부터 딱 심해졌나보네요. 어우 무서워라
버거킹앞이면 하루에도 수십번을 돌아다니는 곳인데...
bts 역은 이틀전만해도 돌아다녔었는데... 특히 그거 타고 싸얌쪽에 내렸는데 시위장난아니더라구요. 거기서 5명이 죽었다는데.. 일본 언론인을 포함해서. 그 사이를 제가 막 돌아다녔다는게 이제서야 실감이 나네요.
암튼.. 왠만하면 시위쪽으로 가지마시고 조심하세요.. 보통 물어보면 태국사람들이 다 알려주더라구요. 오늘 어디어디쪽은 레드 셔츠들때문에 가지마라 위험하다 ..그러면서
... 암튼 몸 조심하시기를 기원합니다!
hello쥴리 2010.04.11 14:31  
컥 5명이 아닌가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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