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통의 '실언' 인가, '식언' 인가
한국과 태국, 외교적 논란의 소지 ...
작년 10월 10일 태국의 일간 ‘방콕 포스트’는
“10월 7일 베트남 하노이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한국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탁신 시나왓 태국 총리에게
‘한국은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즉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의 단일후보로 추대된
수라키앗 사티라타이 태국 외무장관에 대한 지지를
노 대통령이 탁신 총리에게 표시했다는 것.
당시 청와대 측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런데 홍석현 신임 주미대사는,
15일 차기 유엔사무총장 출마설과 관련,
“어느 적당한 시점에 정부가 도와준다면
꿈을 갖고 싶은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홍 신임 대사는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임명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엔 사무총장 자리는 이번에 아시아에 주어질 것으로 보이며
그것을 한국에서 할 수 있게 된다면 국제적 발판 차원을 마련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2006년 말이면 현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임기가 만료되고
차기 총장은 아시아 국가에서 맡을 차례다.
하지만 아세안 10개 회원국이
이미 수라키앗 사티라타이 태국 외무장관 지지를 결정한 상태다.
아시아와 동유럽은 차기 총장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고,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개인적 유명세’를 앞세워 도전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의 ‘단일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높지만
한국인이 그 단일후보가 되는 것이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총장의 당선 조건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국 중
상임이사국 5개국을 포함한 9개국 이상의 지지’를 얻는 것도
사실은 버겁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