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kyominthai.com/article/2018/07/25/%ED%83%9C%EA%B5%AD-%EB%8F%99%EA%B5%B4-%EC%86%8C%EB%85%84%EB%93%A4/
극적인 전원 구조 후 탐루엉 동굴이 있는 치앙라이의 마을은 이제 거의 대부분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왔다. 우선 13명의 영웅들은 모두 건강하게 가족들과 상봉하였으며,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7월19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해 집으로 돌아갔다. 이들의 구출을 위해 공기통을 나르다 순직한 전직 네이비씰 출신 싸만 꾸란씨의 장례식이있었고, 소년들과 코치는 그날 오전 사망한 싸만씨를 위해 명복을 비는 기도의 시간을 갖고 자신들을 위해 목숨을 바친 그의 고마움에 모두 눈물을 흘렸다.
코치를 포함한 3명의 무국적자에 대해 태국 정부는 최선을 다해 그들의 국적 자격을 태국인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실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니며 같은 사유로 현재 태국에 머물고 있는 다른 무국적자들과의 형평성에 대해서도 고려를 해 봐야할 문제이다. 이런 와중에 각지에서 이들을 돕겠다는 온정의 손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인근 나레쑤언 대학교에서는 전원에게 대학까지의 장학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이들이 머물렀던 동굴을 박물관으로 꾸미겠다는 계획도 벌써 세워지고 있다. 약 200명의 태국 예술가들이 해당 박물관 벽에 걸릴 대형 벽화를 이미 완성했으며 치앙라이의 유명 불교 사원인 백색사원의 오너이자 태국 국민 아티스트 Chalermchai Kositpipat씨는 해당 박물관의 설계도면까지 완성해 놓은 상태라고 한다.
한편, 약 90여 명의 영웅 다이버들, 그중에서도 50여 명의 인터내셔날 다이버들도 이제 거의 대부분 본국으로 돌아갔거나 태국내 자신의 생업으로 복귀했다는 소식이다. 40여 명의 태국 네이비씰도 그들이 속해있는 파타야 해군 기지도 복귀했으며 태국 중부 나컨파톰도에서 긴급 투입된 펌프 전문기술자들도 이제는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갔으며 특히 이번 구출작전의 중추역할을 했던 주요 외국인 다이버들은 태국 정부에서 약 3천만원 상당의 VIP 카드를 발급해줘 앞으로 5년간 태국에 돌아올 때 비자 면제, 각종 할인 혜택, 공항 VIP 레인 사용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되었다. 물론, 그들이 해당 엘리트 카드를 실제로 사용할지는 미지수이다.
일부 태국내에서 활동하는 다이버들은 대부분 태국 남부와 서부 유명 섬 등지에서 다이빙 인스트럭터 역할을 하고 있어 그들이 속해있는 섬으로 돌아갔다. 전해지는 소식에 의하면 이들은 각자의 지역에서 영웅적인 환영을 받았으며 다양한 선물과 고마움의 표시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번 구조작전의 키 역할을 했고 아이들을 최초로 발견한 바 있는 릭 스탠튼은 “우리는 영웅이 아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스킬을 이용해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구해냈을 뿐이다. 확실치 않은 구조작전이었지만 전원 무사히 나올 수 있어 내게도 정말 감사한 일이되었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발견자 존 볼랜턴은 “그동안 수많은 구출작전을 수행했었지만 항상 내가 그 자리에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를 의문시 해 왔었다. 이번 구조작전을 끝내면서 드디어 나의 의문점이 풀린 것 같다. 나의 지나온 모든 과거는 이번 구조작전을 위해서 였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구조작전 동안 스스로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펌프 전문가는 3주간 펌프 작동에 전념을 다했다. 마지막 아이가 동굴에서 나오자 불과 몇시간 후 펌프가 고장나 정말로 급박한 상황이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으며 무슬림 자원봉사자들이 많았던 지역적 특성상 할랄음식을 만들어 무료로 제공했던 아주머니나 매일 진흙 속을 굴러다녔던 다이버들과 군인들 자원봉사자들의 옷을 매일 밤새 빨아 말린 아주머니도 있었고 그런가하면 쏟아져 나온 동굴 속 물을 그대로 자신의 논과 밭에 흘러들어와도 아랑곳없이 흘러보내게 해주었던 마을 농부들도 한마음 한뜻으로 아이들의 무사를 진심으로 빌었던 사람들이다.
구조작업이 끝난 지금도 여전히 자원봉사자들이 현장을 찾고있다. 탐루엉낭넌은 동굴이 있는 산 자체가 태국인들 사이에서는 신성한 곳이라 알려져 있는 곳이다. 산 전체를 잘 보면 여인이 누워있는 형태를 하고 있다. 전설속 여인과 동굴은 그래서 수행을 하는 스님들도 자주 찾는 곳이다. 지금 현장을 찾는 자원봉사자들은 구조활동으로 어수선한 동굴 인근과 동굴 속을 깨끗이 청소하기 위해 스스로 달려온 사람들이다. 여전히 일손이 부족한 현장에서 매일 청소와 정리를 하고 있다.
이번 전원 구조 작전은 태국인들에게도 매우 큰 자긍심을 불러 일으켰다. 전원구조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으나 전세계 지구인들이 모두 도와 아이들을 구조해 내었고 그 와중에 태국인들의 단결된 모습을 전세계에 보여줄 수 있었다.
태국의 구조작전을 보며 한편으로는 기뻐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뭔가 씁쓸한 기분을 느꼈을 사람들이 있다. 최근, 한국 법원은 세월호에 대한 첫 국가 배상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아이를 잃은 부모들이 알고 싶어하는 ‘왜’에 대한 해답은 없다. 배상 판결이 내려진 날 세월호 피해 학부모 중 한사람은 이렇게 기자들에게 말했다.
“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부럽다고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지금은 태국이라는 나라가 너무나 부럽습니다.”
모든 것을 아이들에 맞춰서 진행했던 동굴 소년들의 처음이자 마지막 기자회견, 태국 정부는 기자회견장에서 조차 12명의 소년들과 코치를 배려하는 것에 모든 촛점을 맞췄다. 기자들의 질문은 아이들에게 최대한 트라우마가 생기지 않도록 단어 조차 골라가며, 질문을 걸러냈으며 질문의 기회도 전문가를 거쳐 간접적으로 할 만큼 이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또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구조 초기부터 마지막까지, 태국 정부와 특히 치앙라이 도지사가 보여준 침착한 대응은 전 세계에 커다란 교훈을 남겼다. 그리고 특히 세월호의 아픔을 겪은 우리 한국 사회에게도 큰 가르침을 안겨 주었다. 진정으로 생각해야 할 대상이 누구인가, 우리의 아이들, 우리의 국민들이다.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글 김종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