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도 없는 어두운 밤길에서 1억원의 현금다발을 주웠다면?
CCTV도 없는 어두운 밤길에서 1억원의 현금다발을 주웠다면?
‘하늘에서 돈 좀 뚝 떨어지지 않냐’고 타령하며 사업하는 나는 고민하지 않을까?
그런데 진짜 망설이지 않은 사람이 있었다.
2012년 12월 29일 새벽 2시. 현금수송차가 떨어뜨린 330만 바트(한화 약 1억2천만원)를 주저없이 주인에게 돌려준 태국 택시기사 퐁신 짜이라쿤타왓팟씨(닉 네임 마크) 였다.
그는 한 달에 겨우 1만바트(35만원) 정도 버는 일곱식구의 가장인 가난한 택시 기사였다.
<아래는 인터뷰 기사>
연말 태국 감동시킨 택시 운전사 특별 인터뷰
퐁신 짜이라쿤타왓팟씨 1억2천만원 현금자루 주인 찾아줘
`돈으로 양심과 미래는 바꿀 수 없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가장 친절한 택시기사’
아무도 보지 않는 밤길에서 1억원이 넘는 돈자루를 주웠다면?
주저없이 주인에게 돌려 줄 수 있을까? 45세의 태국인 택시기사 퐁신 짜이라쿤타왓팟씨는 1초의 망설임도 없었다. 그는 노자의 지족지지(知足知止, 탐내지 말고 그칠 줄 알아야 함)를 실천하는 사람이었다. 스스로 가난하다고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다. 동료들은 그가 너무 웃어 곧 얼굴이 터질 지경이라고 했다. 연말 연초 세상을 조금 더 살 맛 나게 만들어준 퐁신씨를 The BRIDGES가 만났다.
밤 도로 한복판에 떨어져 있는 물건 쓰레기 봉투인줄 알고 주워
구랍 29일 새벽 2시경. 개인 택시기사 퐁신씨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나콘파톰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날도 어김없이 오전 8시에 나왔지만 손님은 그럭저럭했다. 라디오에서 나지막하게 흘러나오는 노래가 좋았다. 앞서 가던 차 서너 대가 지그재그 운행을 하는 것을 본 것은 방콕 팔람3 도로에서 팡톤으로 접어들 무렵. 2차선 도로 한 가운데 검은색의 무엇인가가 떨어져 있었다. 퐁신씨는 쓰레기 봉투라고 생각했다. 직감적으로 그냥 놔뒀다간 큰 사고라도 날 것 같아 급히 차를 세웠다. 10kg은 될 듯한 검은색 가방이었다. 갓길로 차를 몰아 열어보니 현금인출기 상자에 담긴 현금다발이 가득했다.
집에 도착한 퐁신씨는 아내와 상의 끝에 다음날 아침이 밝자 라디오 방송국에 전화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태국 상업은행 현금인출기 수송차량이 시건 장치 불량으로 돈다발을 떨어뜨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돈은 모두 330만 바트. 한국 돈으로 약 1억2천 만 원이었다. 그가 15년 평생 택시를 몰아 번 것 보다도 훨씬 많은 액수였다.
“사람이 죄를 짓는 것은 1~2초 사이입니다. 부모님의 가르침, 또 자식을 기르는 아버지로서 돈으로 양심, 미래를 바꿀 수는 없는 거죠.”
퐁신씨의 아내 완나씨도 “주인을 찾아주는 데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달 40만원 수입, 7식구가 오순도순, 택시업에 자부심
퐁신씨는 15년 째 택시를 몰고 있다. 전문대에서 회계학을 공부해 취직도 했었지만 활동적인 택시업이 적성에 더 맞는 듯 했다. 15년 중 5년은 회사택시를 몰았고, 개인택시를 갖게 된 것은 10년 전 쯤이다. 아내는 박봉의 세무공무원이고, 부모님은 시장에 야채를 조금씩 내다팔아 용돈벌이를 하신다. 퐁신씨는 보통 아침 8시부터 하루 14시간 정도 택시를 몬다. 한달 수입은 약 1만바트(37만원) 안팎. 다른 택시기사들과 다르지 않다.
“부족하지는 않아요. 아내도 봉급을 타고 부모님도 보태거든요. 가족 모두가 감사하게도 건강해요. 우리 가족은 노래하기를 좋아합니다. 집엔 노래방도 있는 걸요.”
그의 외동딸은 15세. 결혼해 택시를 몰 무렵 태어났다. 부부와 부모, 딸, 조카 2명까지 7명이 한 집에 산다. 넉넉하지 않은 부부의 수입으로 가정을 꾸리지만 아주 잘 산다는 게 퐁씬씨의 주장이다.
그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히 컸다.
“택시기사라는 것이 아주 중요한 직업입니다. 필요한 곳에 데려다 주잖아요. 한국사람이나 태국사람이나 다 똑같아요. 급하면 재촉하고 화도 낼 수 있어요. 저는 운전대를 잡을 때마다 손님을 대하는 직업이니까 침착하고 친절하자고 되새기죠. 방콕에서 가장 친절한 택시기사가 되고 싶어요.”
퐁신씨는 어릴 때부터 보이스카우트를 했다. `남 돕는 일에 앞장서라’ `친절하라’ `근검하라’ `정직하라’ `충효하라’ 등 지금도 보이스카우트의 규율을 외우고 있다. 택시 운전을 할 때도 보이스카우트 조끼를 입기 좋아한다. 보이스카우트를 할 때 아내는 걸스카우트였다. `좋은 생각하고 바른 행동을 하라(킷디, 탐디)’는 아버지의 말씀을 늘 금과옥조로 여긴다.
퐁신씨는 올해 희망을 “즐겁게 열심히 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행복하냐는 질문엔 “너무 행복하다. 집에서도, 운전할 때도 마구 웃는다. 사람들은 내 얼굴이 곧 터질 것 같다고 말한다”며 또 웃었다.
*현재는 현지여행사인 해피타이에서 운전기사로 일하고있다.
*출처: 해피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