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누가 폭탄을 터뜨렸나?
누가 폭탄을 터뜨렸나?
태국 방콕 중심가 백화점에 소형 시한폭탄 2개가 잇따라 터져 해석이 분분하다.
일요일인 2월 1일 오후 8시 경, 지상철 시암역에서 럭셔리 백화점 시암패러건으로 이어지는 통로에 잇달아 굉음이 들렸다. 같은시간 몇 백미터 바로 맞은편 시암 스카라 극장에선 한류스타 주원의 팬미팅이 열리고 있는 시점이었다.
당초 이 굉음은 폭발물에 의해서가 아닌 변전기 과부하로 인한 것으로 알려져 안도의 한숨을 쉬게 했다. 그러나 태국 네티즌들은 SNS 등을 통해 이 굉음은 단순 사고가 아닌 폭발물에 의한 것이라는 의문을 계속해 제기했으며, 몇시간 뒤 태국 경찰은 폭발물이 터졌다고 정정해 공식 발표했다.
폭발물은 군용이 아닌 민간에서 제조한 소형으로 셔터문 일부를 찌그러뜨리게 하고 행인 2명에게 경상을 입히는 정도였다. 경찰에 의하면 폭발물은 타임워치에 의해 폭발한 것으로 지난해 방콕외곽 민부리에서 터진 것과 흡사한 종류라고 한다.
(사진=방콕포스트 보도)
[출처] 태국, 누가 폭탄을 터뜨렸나?|작성자 해리
시암패러건이 위치한 곳은 방콕의 심장과 같은 곳으로 우리나라 대학로와 같은 시암이 맞은편에 있다. 또 시암패러건과 함께 시암디스커버리, 마분크롱 등 거대한 쇼핑몰들이 어깨를 맞대고 죽 이어져 있다. 이런 까닭에 태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까지 발디딜 틈없이 모여드는 곳이다.
변전기가 아닌 폭발물이 터진 것이 확인되면서 태국은 술렁이고 있다. 일부에선 지난해 5월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한 군부가 계엄령을 지속시키기 위한 명분을 만들기 위해 '자작극'을 폈다는 주장이 가장 먼저 제기됐다. 육군 참모총장이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곧바로 공식 부인했다. 또 일부에선 얼마전 잉락 전 총리에 대한 탄핵 판결을 내린 것에 불만을 품은 반 정부세력의 소행이라고 보고 있다.
반정부 시위-쿠데타 등 정정불안으로 최근 7-8년간 몸살을 앓아온 태국은 이번 폭발물이 또다른 불안의 씨앗이 되지 않나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폭발이 터진 뒤 시암패러건은 평소와 다름없이 정상 영업했고, 방문객도 다소 줄기는 했으나 평소와 큰 차이는 없었다.
태국 언론에서는 다양한 외국인들의 코멘트를 인용해 "지난해와 같은 심각한 시위가 벌어지지 않는 한 태국을 계속 찾을 것이다. 폭발이 있었지만 신경안쓰고 시암패러건을 찾았다"는 '아전 인수격'의 코미디같은 인터뷰를 내보내기도 했다.
경제침체와 정정불안에서 막 벗어나 겨우 안정화 기미를 보이는 태국은 '폭발, 인명살상' 등의 키워드가 등장하면 다시 치명타를 입는다는 것을 대부분 알고 있다. 태국 관광청에서는 빠른 시일내 진상을 명료하게 규명하지 않으면 해외관광객 유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맨 처음 시암패러건의 굉음이 변전기 폭발로 인한 사고라는 오보가 나간 것은 누군가 입막음을 한 '우국 충정'의 결과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군부의 '자작극'이라면 이런 폭탄이 터지는 일이 반복될 가능성은 적지만 반정부 세력의 소행이라면 유사사건이 꼬리를 이어갈 확률도 있다. 쿠데타 후 사회가 안정됐고, 여론도 좋아졌다며 자랑해 온 현군정권의 신뢰에 금이 갈 것도 물론 틀림없다.
태국에서 무기 소지는 불법이다. 그러나 대학생들의 패싸움에도 탁구공 폭탄이 등장하고, 툭하면 총기 사고가 일어날 정도로 총기, 화약류의 단속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위 때 수류탄 발사기 까지 등장하는 것은 도무지 '상식으로' 이해가 안 갈 정도다. 일설에는 2차 대전 후 총기류 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이런 태국에서 '의도가 불분명한' 소형 폭발물 하나에 패닉에 빠지거나 여행경보를 상승시키는 등 오버센스할 필요는 없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사태진전에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태국인이나 외국이나 바라는 것은 평온하고, 미소가 넘치는 태국 본연의 모습일 것이다. 여러 해 이것저것 봐온 모습들이 재현되지 않길 바란다.
원문이 있는 곳===>계속 브릿지스 매거진
http://www.thebridgesmagazine.com/contentkr.php?id=787
출처:www.happytha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