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태국상황 정리..
요즘 인터넷 등 각종 뉴스에서 나오는 태국 반정부시위와 비상사태 선포에 대해 걱정하고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을것 같아 현 상황에 대해 한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관련사진은 아랫분도 올리셨듯 방콕포스트 인터넷판에서 퍼왔습니다)
지난 12월 선거에서 친 탁신계 정당인 PPP(People Power Party; 국민의 힘 당)가 정권을 잡은후
100여일이 넘게계속되던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어 8월 26일 반정부시위의 주축세력인
PAD(People's Alliance for Democracy;민주주의국민연맹)의 NBT(태국 국영채널)및 정부청사
난입 및 점거, 27일과 28일 정부청사 주변 도로 폐쇄에 이어 29일에는 푸켓공항 포함
지방공항 3곳을 점거하여 31일까지 우리나라 관광객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이
며칠간 묶이는 사태까지 있었습니다.
PAD의 집회현장
PAD 주도인사들의 체포영장 사진.
쏜티 림텅꾼,짬렁 씨므엉,쏨끼얃 퐁파이분 (제일 상단의 좌로부터)
쏨싹 꼬싸이쑥,피폽 통차야이,쑤리야싸이 까따씰라 (중간의 좌로부터)
이러한 시위대의 현 정부 퇴진 압박에도 불구하고 사막 순다라벳 태국 총리는 31일 TV방송에서
자신은 선거법에 의해서 적법한 절차를 통해 선출되었기 때문에 법이 자신의 사임을 명할때만
퇴진할것이며, 시위대의 어떠한 요구도 들어줄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기자회견중인 사막 순다라벳 태국 총리
그러한 방송이 있은 다음날인 9월 1일 공공노조(전기,수도,교통,통신 등)에서 반정부시위 동조파업을
선언하였고, 또한 정부청사 근처인 쁘라차 카셈 다리에 있는 교통경찰 초소에서 소형 사제폭탄이
폭발하여 초소 건물이 손상을 입고 주변의 유리창이 파손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흔히 생각하는 '폭탄테러'수준은 아녔습니다. 안심하시길.)
이렇게 갈수록 심각해진 상황은 9월 2일 새벽 2시경 점거당한 정부청사 근처에서 반정부세력 PAD와
친정부세력인 UDD(United front of Democracy against Dictatorship)간의 유혈충돌로까지 번졌습니다.
집결지인 싸남루앙 공원에서부터 정부청사로 행진하는 UDD의 행렬
양측 시위대 대부분이 각목,쇠파이프 등 무기를 소지하고 있어
근접 난투로 인한 부상자가 속출했습니다.
경찰의 최루탄 살포
부상자 구호를 위해 뛰어가는 응급구호요원들
충돌 과정에서 UDD 시위대의 일원이 가슴 총상과 두부타박상으로 숨지고, 43여명이 부상당했습니다.
또한, 부상자중의 3명은 총상을 당한것으로 밝혀져 사태의 심각성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혈충돌이 있은 후 2일 오전 7시를 기해 사막 순다라벳 총리가 비상사태
(state of emergency)를 선포하였으며,치안유지권한이 경찰에서 육군참모총장인 아누퐁 장군에게
이양되어 태국육군 제 1군 소속의 폭동진압 전담팀(anti-riot team) 4개 중대가 현장에 투입되었습니다.
경계중인 군 소속 폭동진압팀
아누퐁 파오찐따 육군참모총장
그래서 2006년 쿠데타 이후 민정이양 7개월만에 다시 쿠테타가 발생하는건 아닌가 하는 우려가
팽배하는 가운데, 아누퐁 장군은 쿠데타 가능성을 일축하고, 시위대 역시 무력진압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현장에 투입된 폭동진압 전담팀은 무기를 소지하지 않고 일반적인 시위진압 장비인
방패와 진압봉, 최루탄, 물대포만 가지고 정부청사 주변에 대기중인 상태입니다.
대치중인 경찰과 시위대. 아래 사진에서 총처럼 생긴것은
실탄이 아닌 시위진압용 고무탄 발사총입니다.
비상사태 선포이후, 43개의 공기업노조 연합체(state enterprise labour relations confederation)는
사막 순다라벳 총리 퇴진 압박의 일환으로 3일부터 정부 건물과 경찰서로 통하는 수도,전기,
전화를 차단하고 대중교통노조역시 3일을 기해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정부청사 주변의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으며, 학생들의 안전을 우려해 정부청사에서
먼 곳에 위치한 학교들도 자체 휴교하는 학교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이 현재까지의 태국 상황입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현 상황이 시민들의 일상생활까지 위협하는 다급한 상황일수도 있지만,
시위대가 점거하고 있는 지역이 아닌 방콕 외곽지역의 분위기는 평온한 편입니다.
군인의 모습이나 전투경찰들의 모습도 볼수 없고,방콕 시민들은 평소와 같은
일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제가 만나본 태국사람들의 견해와 태국의 일간지 방콕포스트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70%정도의 사람들이 PAD혹은 PPP지지 여부에 상관없이 PAD의 정부청사 점거
행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고, 어서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어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푸미폰 국왕이 정치개입은 극단적으로 꺼려하는 편이라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며칠 안으로 개입을 할것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위에서 말했듯 진압측 역시 폭력을
사용하지 않기로 해 사태가 더 이상 악화되지는 않을것으로 보입니다.
혹시 걱정하셨던 분들은 우리나라 7,80년대 계엄상황같지는 않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