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친나왓 전(前)태국 총리 지지자들이 비상사태 해제 후 다시 반정부 시위를 벌일 태세여서 정치혼란 재연이 우려된다.

현지신문인 '더 네이션'은 16일 익명의 정보당국자를 인용, 탁신 지지자들은 정부가 비상사태 해제를 발표하는 즉시 다양한 시위와 농성을 벌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보당국자는 "앞으로 전개될 시위와 농성은 과거와는 달리 한층 극적인 형태를 띠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시위 선동을 위한 매체로 활용되는 탁신계 위성 TV방송국인 'DTV'와 탁신의 지지층인 방콕시내 택시 운전자들을 위한 지역 라디오 방송국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탁신 지지단체인 '독재저항 민주주의 연합전선'(UDD)의 핵심 지도자이며 탁신계 정당인 푸에아타이 소속 의원인 자투폰 프롬판과 탁신계 정부 시절 총리실 장관을 역임했던 작라폽 펜카이르는 이미 반정부 지하운동을 벌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었다.

푸에아타이 소속 루라틴 피만메킨 의원은 "UDD가 이끌던 시위대 '레드 셔츠'는 지도자들이 없어도 비상사태가 해제되면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벼르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은 UDD 지도자 12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으며 이들 대부분 경찰에 자진 출두했다.

탁신이 설립했던 타이락타이(TRT) 소속 의원을 역임한 니싯 신투프라이는 '레드 셔츠'의 해산은 패배가 아니고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비상사태 해제 후) 우리가 한번 호루라기를 불면 더 많은 '레드 셔츠'가 몰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 집권당인 민주당 총재를 역임한 바니얏 반타단 고문은 탁신은 ▲징역 2년의 실형을 받고 ▲20억달러에 이르는 자산이 동결된 상태여서 감옥에 가거나 자산을 잃기 싫고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기 때문에 시위와 농성보다는 현 정부를 향해 화해의 손길을 내밀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는 보안군이 방콕 일대의 안보를 완전히 이룰 때까지 비상사태를 풀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탁신은 15일 두바이에서 '프랑스-24' TV방송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만이 현 사태에 개입할 수 있는 유일한 분"이라며 "그 분이 나서지 않으면 폭력은 더 확산되고 대립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왕께서 국가 화해를 위해 나서주실 것을 간청한다"고 거듭 호소했다.

탁신은 이어 정부 진압군이 폭력 시위를 유도했다고 비난한 뒤 "저들은 나의 국민적 인기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