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화약고..."이슬람 왕국" 남부 3개 주(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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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화약고..."이슬람 왕국" 남부 3개 주(州)

핫산왕자 2 1154
★ 태국의 화약고...남부3개주(州)를 가다


태국 의 수도 방콕 에서 남부 핫야이(Hat Yai)로 가는 비행기 안에 탄 여성 승객은 넷 중 하나꼴로 히자브와 차도르를 둘렀다. 핫야이공항을 빠져 나와 더 남쪽으로 내려가자 여기가 무슨 중동 국가인가 착각이 들 정도였다. 6650만 인구의 태국은 불교 신도가 93%인 압도적인 불교 국가다. 그러나 이곳 핫야이공항의 아래 쪽에 있는 남부 3개 주 빠따니(Pattani), 얄라(Yala), 나라티왓(Narathiwat)에선 정반대다. 3개 주 인구 180만명 중 무슬림은 87%. 불교도는 12%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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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와 소수가 바뀐 이 지역에서 수많은 종교 테러로 2004년 이후 3900명이 살해됐다. 그 긴장은 곧 휴대폰으로 전달됐다. 핫야이에서 동남쪽으로 110㎞를 달리는 중간 지점에서 휴대폰이 '삑' 울렸다. "휴대폰이 앞으론 '먹통'이 된다는 안내이자 위험지역에 들어섰다는 신호"라고 안내인은 말했다. 이 3개 주에선 휴대폰이 기폭(起爆)장치로 쓰이는 일이 잦아 당국은 사전에 등록되지 않은 휴대폰은 일절 송·수신을 못하도록 조치했다.



★장갑차 타고 탁발하는 승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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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어스름이 막 걷힌 22일 오전 6시30분쯤 빠따니 시내 쏭클라대학교 인근에서 장갑차량이 서더니 열살 남짓한 앳된 승려와 20대 승려를 내렸다. 가게 앞을 지나는 두 승려의 탁발 통에 일부 상인들과 손님들이 음식과 돈을 넣었다. 이렇게 10여명이 시주하는 동안에 장갑차는 승려 뒤를 바로 따랐고, M16 소총과 방탄조끼를 갖춘 군인 4명과 사복 경찰이 10여m거리를 두고 승려들을 따라다녔다. 이들이 탁발을 마치고 돌아간 쏭클라대학 북동쪽의 락 므엉(Lak Muang) 사찰 안에도 10여대의 군 차량과 군인 200여명이 주둔하고 있었다. 주지인 프라('스님'이란 뜻) 우돔탐마카니(76)는 "일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이곳에 이슬람 독립국을 건설하겠다며 승려들을 살해하고 사찰에 불을 질러 5~6년 전부터 군인들이 진주해 우리를 지켜준다"고 말했다.

이슬람 과격분자들은 공립학교도 공격했다. 쏭클라대학교 정환승 교수는 "이슬람 학교와 달리 태국 정부가 세운 국·공립 학교는 이슬람 고유의 종교와 문화, 관습을 가르치지 않아 이슬람 문화를 파괴한다고 믿기 때문에 과격분자들이 학교를 불 지르거나 교사들을 무차별로 살해 납치한다"며 "시골 지역의 국·공립학교 교사들은 대부분 호신용으로 권총을 갖고 다닌다"고 전했다.

현재 태국군은 6만명 이상이 남부 3개 주에 배치돼 있다. 주요 도로와 모든 관공서, 학교, 불교시설, 호텔과 병원, 시장 등 공공장소와 다중 이용시설을 지킨다.

군, 이슬람 사원에 무차별 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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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따니주의 쁘라묵 라문(55) 부지사에게 "가장 최근에 일어난 테러가 뭐냐"고 묻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매일 테러가 발생해 최근이랄 게 따로 없다. 어제도 야링(Yaring) 지역에서 총기 발포로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고, 그제는 얄라에서 폭탄이 터졌고…." 실제로 20일 오전에도 빠따니에서 40㎞쯤 떨어진 얄라의 한 시장 내 돼지고기 좌판에선 오토바이에 장착한 폭탄이 터져 22명이 다쳤다. 돼지고기는 이슬람 문화에선 금기(禁忌)다.

빠따니에서 태국 최남단의 주도(州都)인 나라티왓을 연결하는 타논 까울리('한국의 길'이란 뜻). 1965~67년 현대건설이 만든 98㎞의 왕복 4차선 고속도로다. 타논 까울리를 따라 동남쪽으로 15㎞를 달리면 도로변에 끄르쎄(Krue Se) 이슬람 사원이 있다. 이곳은 2004년 4월 이슬람 강경파 시위대가 숨어들자 태국군이 32명을 몰살한 현장이다. 22일 산책을 나온 주민 덜러(54)씨는 "당시 사원 안에 성인은 3명뿐이고 29명이 미성년자인데다 총기도 4정밖에 없었다. 투항 권유 방송을 하자마자 일제 사격을 가했다"면서 아직도 사원 출입문과 안내 간판 등에 남아 있는 총알 자국들을 가리켰다. 무슬림인 쁘라니퐁(47)씨는 "여기가 절이라면 그렇게 무자비했겠는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도 나쁘지만 정부의 강경 진압도 사태를 악화시키는 중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무슬림인 이 지역 출신의 워라윗(Worawit·58) 연방 상원 의원도 "외부에는 온통 불교도만 피해를 보는 것처럼 보도되지만 실제로는 정부의 무차별 진압 과정에서 숨지거나 다친 무슬림 피해자가 불교도보다 더 많다"고 말했다. 워라윗 의원은 "이 지역 무슬림은 87%인데, 공무원은 불교도가 94%"라며 "이런 불평등과 차별이 해소되고 정부에 대한 믿음이 생기지 않은 한 평화는 요원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지역 무슬림이 '독립'을 원하는 것은 아니었다. 쏭클라대학교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태국 무슬림 중 분리·독립 반대가 60%, 찬성 28%였다. 이곳 이슬람 테러가 알 카에다나 동남아시아의 이슬람 테러조직인 제마 이슬라미야(JI)와 연계됐다는 주장에는 빠따니주의 피쳇(Pichate) 경찰서장 스스로 부인했다. 그는 "순수한 종교 테러는 미미하고 마약사범이나 정치인들이 종교 테러로 위장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2009.10.26 조선일보-

[태국 빠따니=이항수 특파원 hangsu@chosun.com ]

2 Comments
핫산왕자 2009.10.26 11:12  
기사원문의 히잡과 차도르에 대해 부연설명을 하자면...

*차도르(chaddor):무슬림 여성이 타인에게 얼굴을 보이지 않기 위하여 쓰는 망토 같은것
                        으로 넓은 검은천을 머리부터 둘러쓰는 형태. 니캅(niqab)과 거의 흡사함.

*부르카(burqah):머리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것으로 눈을 포함해 신체의 모든 부분을 가린다.
                        눈에는 보통 망사포를 사용하며 아프카니스탄,아라비아반도일부,베두인族
                        여성들이 주로 착용한다.

*히 잡( hijab )  : 입고 벗기가 쉽고 무슬림 여성들이 쓰는 이슬람식 머리수건을 말하며
                      무슬림 여성은 13세가 되면 코란의 규범에 따라 히잡을 입게 되는데
                      얼굴만 내놓는 두건 형태임.
미간 2009.10.27 15:05  
파타니에서 하는 일이 있어서 자주가는데,갈때마다 휴대폰 먹통됩니다.첨에는 몰라서  괜한 한국skt에 화도내고 해결책을 요구했지만 지금은 담담하게 받아드립니다.  가는길에 검문소가 참 많죠. 방콕에는 없는 열대과일도 있거군요..10달에 망고스틴도 있습니다. 저장이 아닌 끝물수확한 망고스틴이죠. 멋진 해변도 있고,식용 바다제비집이 참 많은곳...그러나 위험한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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