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으로 2010년 4월 21일 오후 8시경 작성된 이 문서는, 사이버 학술공동체 "크메르의 세계"가 현재의 태국 상황에 대해 호소하고자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태국사태의 결정적 국면을 앞에 두고서
4월 21일 오후 6시 현재 방콕상황을 대하면서
레드셔츠(UDD)의 투쟁이 결정적인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레드셔츠 시위대는 군 당국의 실탄사용 가능 경고로 인해, 어제(4.20)부터 "라차빠송 사거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사거리 둘레로 방어막을 구축하며 집회장 사수에 들어갔다.
어제(4.20)부터 주변의 특급호텔들도 공식적으로 안전상의 이유를 내세우며 4월 25일까지 휴업을 선언했고, 레드셔츠 측에서도 4월 25일(일) 이전에 군대가 진압작전을 개시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군 병력은 원래 시위대가 어제 행진을 하겠다고 밝혔던 금융중심가 실롬가를 중심으로 일요일(4.18) 야간부터 배치되기 시작했다. 오늘(4.21) 오후에 나온 "미국의 소리"(VOA) 보도를 보면, 현재까지 방콕 시내에 배치된 군 병력은 약 10,000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한 "네이션 지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투입된 병력 중에는 육해공군 삼군 및 경찰 소속의 다양한 특수부대들이 대거 동원되어, 건물 옥상 등에 저격수형 위치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각종 보도들에 따르면, 현재 군 당국은 레드셔츠에 대해 죽창과 화염병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면서 폭력성을 부각시키는 선무방송을 하고 있고, 고무탄과 최루가스는 물론이고 비상시에는 병사 1인당 5발씩 지급된 실탄도 사용할 것이라 밝히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군당국은 "확실한" 진압을 할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한다.
"알자지라" 방송은 오늘 아침에 방콕 주민들로 구성된 시위대가, 라차빠송 인근에서 시위대를 향해 "저들을 사살하라! 저들을 사살하라!"란 구호를 외쳐대며 반-레드셔츠 시위를 펼쳐, 물리적 충돌 직전까지 갔었다고 한다.
(Photo) Xinhua.
군 당국의 진압의지가 강력하고, 장기전에 따른 피로도에 직면해있는 레드셔츠는 "제3자를 통한 협상 가능성"을 최초로 언론에 흘렸고, 아피싯 총리 역시 정부측의 협상 의사를 보이고 있어, 극도의 대치상황 속에서 극적인 타협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후속보도들 중에는 아피싯 총리가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법률 준수"라는 조항이, 협상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보는 부정적 예측도 존재한다.
한편 "방콕포스트" 지에 따르면, 오늘 오후 2시경부터는 며칠전 방콕으로 올라오는 병사들을 강제로 멈춰세운 뒤 "홍보성 시위"를 벌였던 동북부 지방 컨깬 도의 레드셔츠 농민들이, 자신들의 지역에서 출발하려던 "군 수송열차"를 정차시킨 뒤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 최초 200명 정도였던 해당지역 시위대는 이 열차에 실린 장비들과 병력이 방콕의 진압작전에 투입될 것이라 주장하고 있고, 당국은 남부지방으로 가는 것이라 하며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레드 라디오"가 소식을 전하면서 점점 더 많은 시위대가 컨깬 역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현재 태국군 진압병력의 무장상태라면(즉, 실탄 소지), 추가병력이 더욱 충분히 증강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진압작전을 시작할 수 있는 화력 규모로 보여진다. 이제 라차빠송 사거리 근처에서 총소리가 나는 순간부터, 이제껏 우리가 한번도 상상해본 일이 없는 태국의 모습이 탄생하게 될 것이다.
2009년 10월 이래로 태국사태를 매일같이 추적해온 학술공동체 "크메르의 세계"는 이제 그 결정적 국면을 맞이하여, 태국 국민은 물론이고 세계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서도, 부디 양측이 타협점을 찾아 불행한 사태를 막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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