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전역 전격 계엄령 선포, 태국 갈등 봉합되나 확산되나?
(TV에서 계엄령을 선포했음을 밝히고 있는 태국 프라윳 찬오차 육군참모총장> 태국 육군이 5월 20일 태국 전역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태국 프라윳 찬오차 육군참모총장은 이날 새벽 군 TV를 통해 태국 전역에 계엄령(태국어로는 아야깐쓱)을 선포했음을 밝혔다. 그러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이며 쿠데타가 아니므로 국민들은 혼란에 빠지지 말고 평소처럼 생업에 종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계엄령 하에선 군이 언론통제, 집회결사의 자유를 제한하며 경우에 따라선 통행금지령을 내릴 수도 있다. 태국 군의 계엄령 발포에 따라 방콕 시내 정부기구 및 방송사 등 주요건물엔 소총을 든 군인들이 배치됐고, 이날 대규모 시위를 펼칠 계획이었던 반정부 시위대는 시위중단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레드셔츠, 이른바 친정부 시위대는 시위대를 해산할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프라윳 찬오차 육군참모총장은 계엄령하 공고한 제 3,4신에서 "모든 방송사는 계엄본부의 메시지를 전달할 준비를 하라" "시위대는 시위 장소를 떠나지 말로 머물라"고 잇따라 발표했다.
(사진=방콕포스트) 계엄령은 정부수반이 발표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태국의 이번 계엄령은 프라윳 찬오차 육군참모총장이 서명했으며, 국가의 위기 때는 군이 개입할 수 있다는 1914년의 법률 조항을 인용했다. 한편 태국 상원은 19일 하원이 해산된 가운데 유일한 입법기구인 상원이 과도총리를 임명하는 것이 맞다며 파면된 잉락 총리를 대신해 현재 정부를 이끌고 있는 니왓툼롱 분송파이산 총리대행에게 사임을 촉구했다. 그러나 나왓툼롱 총리대행은 자신의 총리직 수행은 헌법에 명시돼 있다며 이를 거부했다. 상원 150명중 70여명은 반정부 성향이다. 한편 반정부 시위를 이끌고 있는 수텝 전 부총리는 오는 26일까지 현정부를 물러나게 하지 않으면 스스로 체포되겠다고 배수진을 치며 대규모 시위를 선언해 1시간 거리에 머물고 있는 친정부 시위대와의 충돌이 예견되는 등 긴장이 증폭되어 왔다. 태국 군의 계엄령에도 태국인들은 큰 동요없이 생활하고 있으며 직장인들은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다. 방콕 도심의 주중 풍경도 평소와 전혀 다름없는 모습이다. 일부에선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가 어떤 방식으로든 빨리 수습되길 바라고 있다. 쿠데타는 정권찬탈을 목적으로 하지만 이번 쿠데타는 현 정치에 대한 간섭없이 질서와 평화유지를 위해 군이 동원됐고, 이를 위한 필요에서 계엄령이 선포되어 태국 군의 주장대로 쿠데타라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현 상황 타개책으로 군이 현정부의 퇴진을 위한 무언의 압력을 가하고, 이에 따라 과도내각이 들어선 뒤 총선이 실시된다는 것을 가정한다면 쿠데타와 다름없다는 해석이다. 태국은 그동안 18번이나 쿠데타가 발생했는데, 군사 쿠데타는 해결점이 없는 태국 정치상황을 일순에 타개하는 전형적인 방법으로 사용돼 왔다. 친정부 시위대 주장에 따르면, 이 같은 수순은 현재의 반정부 시위대가 원하는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그러나 태국 시민의식의 성장과 쿠데타를 반대하는 레드셔츠의 저항이 과거와는 달리 만만치 않아 군의 개입으로 태국이 안정을 되찾을 지는 미지수다. 또 계엄령에 이어 군대가 원하는 방향으로 과도정권이 들어서면 순서만 바뀌었지 쿠데타와도 다름없는 것이다. 이른바 `보이지 않는 쿠데타(Invisible Coup)'인 것이다. 태국이 과거처럼 군의 개입으로 극적인 돌파구를 찾을 것인지, 갈등이 증폭될 것인지 주목된다.
출처: 해피타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