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온통 촉촉한 금빛이다.
새벽 2시 반 경부터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한 하늘의 울음은
어느새 땅을 온통 적셨다.
아침에 눈을 뜨면 으례히 베란다에 서서 심호흡을 하면서
요새들어 늘상 기분좋게 보던 나뭇잎의 신선한 색들...
언젠간 떨어질텐데.. 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하루하루 흐뭇해하던 내 모습은 이제 2006년 가을의 추억이 되버렸다.
어쩌면 유일했던 2006년의 소중한 내 아침 친구들...
이들을 가슴에 담고 싶어서 사진을 찍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이쁜 옷 입고 있을때 그 찬란한 모습 찍어줄걸...
나무가 온통 옷을 벗었다.
겨울비가와서 추울텐데, 옷을 다 벗는다.
스스로 고뇌하는 듯 하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듯 하다.
그래서 감히 말을 걸지 못하겠다.
하늘에서 금잎 쏟아지듯 색색의 나뭇잎은 가는 빗줄기따라 온통 하늘거린다.바닥에도 온통 그들의 흔적뿐이다.
차 유리에 빗방울이 떨어진다.
가로등 불빛받아 그 방울들도 온통 금색이다.
나무들은 벌거벗고 희고 검은 타이트한 옷을 입는다.
세상은 온통 촉촉한 금빛이다.
이 하늘거림이 끝나면, 하얀 눈이 또 내게 색다른 기쁨을 안겨주겠지.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그건 또 추억이 되겠지...
그렇게 세상이 흐른다.
어디로가는지 알지만 모르는 강물처럼.
어디로가는지 알지만 모르는 인생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