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영감 카오산 갔던 이야기 3 (세상이 말세로다)
다음날 낮에는 드디어 내 친구가 공항에서 말해준
"카오산가면 동대문가서 김치말이를 먹어라"라는 미션을 수행하기위해 동대문에 갔다.
동대문은 지금은 부근의 어딘가로 옮겼다고 하던데 그 당시는 람푸하우스 바로 입구에 있어서 저절로 찾아졌다.
나는 냉면을 별로 안 좋아해서 김치말이가 냉면의 한 종류인줄 몰랐다.
그냥 김치를 돌돌말아서 어떻게 밥하고 먹게 해주는것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냉면이었다.
시바 이런줄 알았으면 그냥 카오산 메인로드에서 30밧주고 팟타이나 먹는건데 100밧이나주고
싫어하는 냉면을 먹어야하다니...속으로 징징거리면서 아니 그런데 왠지 맛있네 그래서 그친구가 먹어보라한건가
생각하며 먹고있는데
내 뒤쪽 저 구석에 앉아서 빈대떡 비슷한 뭔가를 먹고있던 한국인 청년 4명이 있었는데
이 친구들이 지들끼리 작은소리로 대화를 하는데 잘 들리지는 않지만
뭔가 자꾸 <10한돈> 어쩌고 <빡세>어쩌고 하는것이었다.
나는 속으로 점점 화가 부글부글 끓어올라서
망할자식들이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젊은놈들이 외국에까지 나와서 성매매나 하고
했으면 했지 한국인식당에 와가지고 이미 줘버린 돈을가지고 10한돈이 어쩌고 빡세다 안빡세다 그러고
어떤 놈들인지 상판대기나 좀 보자 하고는 고개를 돌려서 째려보았는데
이 친구들은 이 친구들대로 왜 째려보나 이런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한참동안 서로 째려보고있다가 나는 그 친구들이 숫자가 많으니 쫄아서 참고
그애들은 아마도 내가 나이가 엄청 많아보이니 그냥 참고
그렇게 각자 다시 밥을 먹었다.
<후기>
나는 말레이시아에 돌아가서도 분이 안풀려서 내 친구들을 보고 이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내 친구들도 하나같이 분개하여
"세상이 말세다."
"어찌될려고 젊은이들이 이모양이야?"
하면서 비분강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