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짜증 태국캄보디아 여행기-앙코르왓 2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왕짜증 태국캄보디아 여행기-앙코르왓 2

거기에가면 11 1104
댕이 들은 일출을 보러 간다고 새벽 5시에 일어났다.
난 계속 잤다.

실컷 자고 일어나니 조금 컨디션이 나아졌다.

세수하고 파우더도 좀 바르고 머리도 감았겠다.

음..거울을 보니 조금 뽀샤시 한게

"오늘의 얼굴이 어제의 얼굴이었으면 그 수모를 안 당했을걸...ㅜㅜ.
사진사 이놈아! 니가 오늘 내 얼굴을 보고 안 아름다워요 소리는 못할거야.
입을 찢어 버릴까 보다."

(사실 거기에 가면을 처음 보면 무척 냉정해 보인다고 해요.
근데 입을 열면 뜨악 하고 놀라요. )

아침을 먹고(글로벌은 바게트 빵과 블랙커피가 공짜다.)

툭툭이를 타고 앙코르왓으로 갔다.

사진사가 있는 왼쪽 입구 앞 사진관을 노려보면서.
역시 아구지 한방을 날리고 싶은 마음은 점점 더해져갔다.

그래도 앙코르왓 한국여성 추태! 분명 다음뉴스에서는
"못생겼다는 말에 격분 앙코르왓에서 난동!."
이런 식으로 나오게 될거다.

더구나 가장 걱정스러운 건 싸움이나 폭행사건을
캄보디아에서는 어떤 처벌을 할 것이냐 그것도 문제였다.

총살일지도 몰라...

그래서 꾹꾹 참으며 앙코르 왓이나 보면서 생각하기로 했다.

세상 무엇에도 관심이 없는 댕이2가 흥분을 하면서
앙코르왓 설명서를 들고 여기저기 다니며 지딴에는 열심히 설명을 해 주었다.

댕이2는 게을리즘의 대가이자 이미 무념무상의 경지에 올라서서
세상 모든일에 관심이 없는 스타일이다.

데리고 온 보람이 느껴져서 흐뭇했다.

앙코르왓 본당에 가니 한국인 중국인 관광객들이 무척 많았다.

부산 라이온스 클럽이라고 쓰여진 차를 타고온 아줌마 아저씨들이
우르르 몰려다니시는데
가만히 보니 가이드가 동행해서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안그래도 벽화들을 보면 무슨 의미인지 잘 몰라서 난감했는데
그 가이드 설명을 들으니 귀에 쏙쏙 들어왔고
갑자기 흥미진진해졌다.

벽화에 새겨진 인물은  우산을 받쳐쓴 갯수에 따라서 계급이 있는데
어떤 장군이 왕 보다 더 우산을 많이 쓰고 있었다.

그건 왕이 그 장군을 일부러 죽이려고 니가 우산 더 많이 써라.
뽐 나잖아! 그러고 전쟁터에 내보내서 적군으로 하여금 왕으로 오인해서
공격하게끔 했단다.

오호! 그런뜻이 있었구나.
기둥에 몸은 숨기고 귀를 쫑긋하고 들었다.
아저씨 쵝오! 그런 사인도 가끔 보내주면서.

"저기 온몸에 바늘을 꼽고 있는 사람은 도대체 무슨죄를 졌길래
한 두개도 아니고 온몸에 바늘을 꼽고 있을까요?
바로 바람을피운 남자입니다. 네 저기 아저씨 뜨끔하시죠?"

가이드 아저씨 말발쎄다.
아줌마들 좋아라 웃는다.
'그러면 여자는 바람을 피우면 어떻게 하느냐?
쇠꼬쟁이 끼워서 불에 굽습니다." 웃음이 터진다.

"자...그럼 여기 혀를 뽑고 있는 사람은 뭘까요?
거짓말을 한 사람이죠..
그리고 싸움을 한 사람은 눈알을 뽑습니다. 눈알을 뽑습니다.
눈알 ...눈알..."

"헉! 역시 내 예감이 맞았다! 야 야 눈알 뽑는대.
와 사진사 새퀴랑 싸웠으면 눈알 뽑힐뻔 했다.
역시 참길 잘했다.." 고 생각했다.

그건 비겁한 변명일 뿐입니다! 라고 내 양심은 소리치고 있었지만...

아무튼 그 가이드 아저씨 너무 재밌어서
미리 앞질러 가서 그 팀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또 살짝 듣기도 했지만
웬지 공짜로 듣는게 미안해서 슬쩍 이탈했더니
"거기 학생들..." 하면서 부르는듯 했다고 댕이들이 그랬다.

마음씨도 좋은 가이드였다.

그러다가 다시 다른 한국가이드가 이끄는 팀에 슬쩍 귀를 기울였는데
그 가이드는 좀더 젊고 핸섬했지만 이야기가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일본어를 알아들으니 일본어 가이드에게
달라붙었다.
바싹! 그랬더니 그 캄보디아인 일본어 가이드는 목소리를 아주 낮춰서
내가 못듣게 했다.

"아주 쪼잔한 녀석이군.'

아쉽지만 우리끼리 그냥 둘러보기로 했다.

앙코르왓은 끝까지 올라가려면 엄청난 경사의 높은 계단을 수십개 올라야했다.

한 쪽 편으로 난간을 만들어서 겁이 많은 사람들은 그쪽으로 올라가고
내려오지만 또 우린 젊으니까 난간도 없는곳으로 마구
올라갔다.

중간쯤 오르다가 밑을 내려다보니 아찔했다.
"악 악...살려줘~ 어떻게!." 비명을 지르다가 내려가는것 보단
올라가는게 역시 나으니까 울면서 올라갔다.

올라가서 앙코르왓을 내려다보면서 한 바퀴 돌다가
조그만 여신? 같은 부도가 새겨진 벽을 가만히 쳐다보니
신체의 곡선이 몹시도 아름다웠다.

홀린듯 가만히 응시하고 있는데 유독 가슴에 돌출된 부분만이
반질 반질 하다.
아까 가이드 말이 반질한 부분은 관광객이 만져서 그렇다는데
누가 이렇게 만졌을까? 궁금해하는데

갑자기 아까 그 라이온스 팀 아저씨들이 우르르 지나가면서

"아이고...이게 뭐야~"

하면서 한 번 쓱 만지고

"그렇다고 이걸 만지면 쓰나?" 하면서 한 번 만지고

"어 어 그러면 안되지..근데 나도 만지네" 하면서 또 만지고

그러면서 내 얼굴을 한 번 보고 썩은미소를 날리시며 지나가시는 것이었다.

한 열분 정도 되지 아마.

그래서 나는 또 흥분해서

"야 야 댕이야! 이거 누가 만지는가 했더니 한국놈들이 다 만졌다.!."

라고 소리를 질렀다.

앙코르왓은 아래의 사진처럼 여러개의 문이 한 쪽에서 끝까지

통하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중앙으로 갈수록 문이 작아진다고 했다.

중앙에 있는 왕에게 다가 갈수록 존경과 복종을 나타내기 위해

자세를 구부리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댕이2가 제법 설명을 해주었다.
그래서 내가
"'아예. 마지막 문은 개 구멍을 만들지. 마지막에 기어서 들어가게..
완전 개 복종을 나타내고 좋잖아!"

우헤헤헤 다들 웃고.

그러다가 저녁이 되었다.

다들 일몰을 본다고 한곳으로 모였다.

일몰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약간 산위에 지어진 낡은 성터로 갔다.

정말 개떼 같이 서양인 동양인 다 모여서 일몰을 기다렸다.

일몰인지 일출인지 보일랑 말랑 해가 지는지 오는지 모르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게 뭐야????

그러고 그냥 글로벌로 돌아왔다.

^^

*거지밥살개는 우리동네 사투리에요~

왕에게 기어들어가는 그 문
사진마다 다 다른 얼굴.
과연 기록은 기억을 지배할까?
음..이메일 주소는 이름누르면 나와요~


















11 Comments
클클 2004.12.22 00:29  
  오늘은 재밌는데다 유익하기까지 하네요. 역시 기대를 저 버리지 않는 거기님이세요~ 글 잘 봤습니다!!!
바닐라스카이 2004.12.22 05:14  
  꺅 -ㅋㅋ 문이 왜저리 쪼그만해요 ㅎㅎ 귀엽네 .. 잘봤습니다 ^^
봄길 2004.12.22 13:06  
  앵, 가면님 난 다 읽었는데요. [[제발비밀]]
주니애비님, 가면님 지금 오금이 저리겠어요. 빨리 지워주셔야죠.[[으힛]]
쫄지 마세요. 가면님.
곰돌이 2004.12.22 13:13  
  유적지 가서 팻키지관광객 가이드 따라다니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그리고  거기에가면님~~~ 여행가셔셔 유민(일본인 탤랜트)을 만나셨나봐요. 도망치는 유민을 찍으셨군요...[[윙크]]
주니애비 2004.12.22 13:23  
  가면님은 사진마다 분위기가 다르게 찍히시는군요.
다른분인줄 알겠습니다.
봄길 2004.12.22 13:42  
  아우, 느끼한 아부. 유민이 방금 나한테 전화했어여.[[엉엉]] 울면서ㅋㅋㅋ
거기에가면 2004.12.22 14:06  
  ^^ 네. 댕이들 때문에 걱정되서 혼났어요.
두 분 충고해 주시고 삭제도 해 주시고^^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헤헷]][[원츄]]
나니 2004.12.22 14:19  
  내가 모르는 뭔일이 있었는데....[[아니]]
봄길 2004.12.22 14:30  
  나님님, 아, 별거 아니고 가면님 좀 야~한 사진이 올라와서 ㅋㅋㅋ
그러게 출석을 제때 제때 하셔야 한다니까요.
몰디브 2004.12.22 17:27  
  아.....늦었다.
게으른 백성은 나랏님도 어떻게 하지 못한다고 했는데...
이놈의 게으름때문에....아...아깝다..ㅠㅠ
몰디브 2004.12.22 17:34  
  엄한 얘길하다가 정작 중요한 얘길 빠트렸네요..^^*
작년에 앙코르왓 갔던 생각이 나네요.
저도 한국인 패키지 관광객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몰래 몰래 였들었던 기억이 납니다..ㅎㅎ
바욘사원 참 좋죠...넘 좋아서 돌아오는날 새벽에 일부러  한번 더 갔어죠.
인적없는 새벽사원을 어슬렁 거리며 느꼈던 그 묘한 기운.....만약 앙코르왓을 다시 간다면 그건 바욘사원때문일겁니다.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