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 없는 8박9일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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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 없는 8박9일 여행기

지지퍼그 4 1986
태사랑에서 거의 3달동안 드나들며 많은 정보 얻고 다녀왔습니다. 3달 내내 거의 날밤 새워가며 철두철미하게 계획을 세워서 떠났죠. 눈감으면 거의 이미 다 갔다와본 사람 같았어요. 너무나 철저한 계획과 준비 덕분에... 그러나 지금부터 보심 알겠지만 이런 어처구니 없는 경우가...제 생애 최악의 여행이었지만 나름대로 많은 것을 남겨주었던 여행...재미삼아 읽어주세용~
떠난 사람 ; 지지와 퍼그 (제 남편이 퍼급니다)
일정 ; 8월 24일-9월1일 (방콕-푸켓경유-피피)
오늘은 첫날과 둘째날의 스토리.
우선 우리는 하계동에서 인천 공항까지 공항 리무진을 타고 멋지게 출발을 했죠. 저는 대한항공 보너스 티켓을 쥐고 있었고 남편은 공항에서 탑항공 직원을 만나 전날 입금해 두었던 할인티켓을 받았습니다. 45만원. 공항세를 내고 입국장에 있는 스카이락 주니어에서 간식도 먹고 환전을 하러 갔더니 글쎄 31원 가까이 하더군요. 전 29원 정도 예상했는데 31원 가까이 줘야 사겠더군요. 그래도 그중 젤 나은 환율을 적어놓은 신한은행 창구에 가서 95만원이나 환전을 했습니다. 이때까진 한번 잘놀아보자, 그동안 애썼다 생각하고 있었죠.
면세점에서 스킨도 한병 사구 기분좋게 뱅기에 올라 약간 후진 기내식을 먹고 한숨 자고 일어나니까 방콕에 와있더군요. 밖으로 나오자 현지 시각 11시 40분 정도. 카오산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몇몇 한인 청년들이 동행을 제의했지만 우리는 온라인 투어 통해서 시내 방콕팰리스 호텔 17불에 미리 예약하고 간 상태였거든요. 그래서 밖으로 나와보니 공항버스는 끊겨있고 미터택시라고 써있는 곳에서 택시를 대신 잡아주는 창구가 있더군요. 넘 늦은 시각이고 어리버리해서 그냥 그걸 탔습니다. 우리는 영어로 된 호텔 약도를 가지고 갔는데 영어를 모르는 기사 아저씨,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고 오더니 "방콕빨래"하며 씨익 웃더군요. 아, 그게 우리 호텔 이름이로구나.
호텔에 도착하니 300밧을 요구하더군요. 탈 때부터 이미 바가지 쓸 걸 각오하고 있던터라 그걸 다 주고 호텔에 무사히 안착. 뭐, 호텔은 가격에 비해선 꽤 크고 그런대로 좋은 호텔이었어요.
담 날 아침 부페 식당에 내려가 보니 좀 마음이 놓이더군요. 식당이 진짜 크고 한국 사람은 한사람도 없지만 정말 많은 인파(?) 그리고 정말 많은 음식. 맛도 쓸만하고 김치도 물김치, 열무김치, 배추김치 세가지나 있더군요. 배추김치를 우리 먹는 식대로 적절히 익혀 놓은 배려까지. 뭐 감탄했슴다. 보통 호텔에서 광고할 때 인터내셔널한 부페라고 쓰는데 진짜 그런 곳이더군요. 팬케익, 오믈렛, 각종 빵, 밥, 태국음식에 미소국...세계 각국의 음식이 진짜 다 갖춰져 있더라구요.
창문에서 내려다 보면 호텔 3층엔 야외 수영장도 꽤 쓸만한 놈이 누워 있고 자꾸지도 있구요, 헬스장도 큰 편이구, 편의점이랑 쇼핑 코너도 있고 뭐, 다 좋은 편이었어요. 그런데 아침을 먹고 계획대로 왓포로 가려고 나와보니 무엇을 타고 가야할지... 호텔이 약도와는 달리 BTS와 넘 떨어져 있고 외지다는 느낌마저 드는 위치더군요. 뭐, 그래도 거리상으로는 시내와 가까운 거리임에는 틀림없으니...우리는 택시를 타고 왓포로 향했습니다. 79밧 나오더군요. 왓포에서 구경하고 발마사지를 받았습니다. 사진도 많이 찍구요. 참 좋던데요. 이국적인 느낌 팍팍 드는 화려한 탑들. 마사지는 저는 별로 였고 남편은 굿이었습니다. 남편은 남자한테 받았거든요. 참, 와불상은 공사중이라 볼게 없더군요. 여기서 쓴 돈은 입장료 2인 40밧, 마사지 2인 500밧, 콜라 10밧.
우리는 왓포에서 나와 약간 큰 거리쪽으로 걸어나와 월텟으로 향했습니다. 택시비 80밧.
월텟에서 친절한 금은방 아저씨의 도움으로 노랑 전화를 이용할 수 있는 전화카드를 하나 구입했는데 이 카드를 피피 등지에서는 쓸 수 없었기 때문에 그대로 남아가지고 가져왔습니다. 우리가 월텟에서 한일은 탑스에서 과일 같은거 쇼핑하고 남들 다 간다는 나라야도 가고 에~또오, 카메라를 잃어버렸지요.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그 후 이틀간 관광경찰, 월텟 안내데스크 등지를 오갔지만 결국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사진도 못찍고 그 와중에 맘에 드는 나라야 가방을 하나 사자고 또 아시아호텔까지도 갔더랬습니다. BTS타고 갔는데 지도에는 마치 팟타이 역 근처에 있는 것 같길래 거기서 내렸는데 걷고 또 걷고 하다보니 다시 한정거장을 거슬러 와서야 발견했습니다. 바로 전 정거장(랏테위 던가?)에서 바로 연결되어 있는 호텔인줄 모랐던거죠. 이때 기운 많이 소비했습니다. 덥고 공해 끝내주고 카메라 잃어버려서 속상하고...나라야 가방을 사고 나서 같은 층에 있는 타이항공 사무실에 가서 나중에 푸켓에서 방콕 올 때 탈 뱅기표를 미리 사는데 이번엔 돈이 모자라서 예정에도 없이 카드로 계산을 하구요. 뚱뚱해서 체력약한 남편과 말라서 기운없는 우리는 완전히 지쳐서 일단 호텔로 후퇴를 했습니다. 사실 탑스에서 쇼핑한 게 한자루라 무겁기도 했구요. 그런데 이때부터 조금씩 계속된 저의 짜증이 후에 큰 불화를 빚을 줄이야...몰랐지요.
암튼 호텔에 와서 우리는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을 한판 했습니다. 시원해지니 기운이 좀 솟길래 다시 기어나와 씨파에서 음식도 먹고(이때까지 굶고 다녔거든요. 씨파 음식에 대해선 많은 분들의 의견과 달리 저희는 별루...) 카메라 찾으러 간다는 핑계로 다시 간 월텟에서 다시 쇼핑을...뭐, 값나가는 건 없고 순 싸고 부피 큰걸루다가....아아, 이 때부터 우리 신랑은 화가 났던 것일까?
쇼핑을 하다가 우리는 다시 계획된 대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 있는 씨밀란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맛있고 서비스도 특출하더군요. 값이 무지 비싼게 흠이지만.
미리 말씀드리지만 저는 절대 쇼핑광이 아닙니다. 특히 해외에서 바리바리 살만큼 돈 많은 여자도 아니구요. 그냥 저는 단지 스노클링 세트를 한국보다 더 싸게 살 수 있을까하고... 저녁을 먹은 뒤 빅씨로 갔습니다. 정말 크고 잡다한 할인점이더군요. 시간은 거의 밤 11시를 향해가는데 이곳에서 일은 터졌습니다. 하루 종일 강행군 된 쇼핑과 카메라 잃어버렸다는 구박과 짐꾼으로서 누적된 피로감...이런 것들이 우리 남편을 짓눌러서 그 일이 터졌는지. 아님, 9일이나 시간을 내서 여행가기 위해 그 전 2주일 동안 잠 못자고 너무나 열심히 일한 데에 따른 스트레스? 10개월전 괌으로 신혼 여행을 다녀왔고 5개월전 보라카이로 밀월여행을 다녀왔는데 휴가라고 또 떠나려는 저에 대해 속으로 불만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좀 무리하긴 했죠. 특히 쥐꼬리 월급 생활자인 남편으로서....뭐, 여러가지 스트레스가 있었을겁니다. 또 우리 남편이 넘 착하고 우리가 동갑내기라 평소 제가 남편을 발가락에 낀 때로 알고 대하는 경우가 다반사인지라...반성반성.
아.무.튼. 복잡한 여러가지 원인에 의하여 빅씨에서 시작된 아주 사소한 말다툼은 급기야 남편 실종사건으로 일파만파 번져나가기에 이르렀습니다. 생각해보세여. 흔히들 위험하다고들 하는 동남아에서, 첨 가본 태국에서, 그것도 여행 첫날, 야심한 밤중에 남편은 도망가고 홀로 남은 여자의 심정을요. 길거리를 헤매다 또 호텔에 와서 기다리다 급기야 경찰에 신고를 하고....이 기가 막힌 스토리는 심경이 좀 정리되는 대로 올리도록 하지요. 계획은 끝내주게 해가고 환전두 많이 해갔는데 한일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이 부부싸움만 기가막히게 하고 세월 다 보낸 기가막힌 스토리를요. 그럼 오늘은 이만 총총.

4 Comments
*^^* 1970.01.01 09:00  
담편 기대되여~ 빨랑 올려주셔여~어떻게 다시 만나셨나여~^^;;
*^^* 1970.01.01 09:00  
아무튼 행복하시고 다시 여행 준비하시길 ^^
*^^* 1970.01.01 09:00  
헐.. 남편이 불쌍타.. 내 마눌이 저럼 콱~~
*^^* 1970.01.01 09:00  
좀심하셨네여 쇼핑은 후에해도 됬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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