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싼의 동쪽끝 매콩강변. 쌈판복과 파땜국립공원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이싼의 동쪽끝 매콩강변. 쌈판복과 파땜국립공원

스따꽁 2 2266


원래 계획은 쌈판복에 갔다가 라오스 팍세로 넘어가는 거였습니다.
실제의 동선은 쌈판복에서 우본, 콩찌암으로 가서 파땜국립공원에 갔습니다.
이 지역들은 이싼의 동쪽끝, 라오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매콩강변에 있습니다.


쌈판복에 대해 처음 들은 말이 태국의 그랜드캐년이었는데,
자존심도 없는 유치한 미사여구와
그랜드캐년과는 어울리지 않는 사진한장을 보고, 갈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쌈판복의 뜻이 삼천개의 구멍이라는걸 알고는 가기로 했습니다.
삼천개의 구멍을 세어보고 싶은 생각이 불끈 솟았습니다.


쌈판복은 입장료가 없습니다.
다만 갈래길에서 오른쪽 비포장길로 가면 주차료 20밧을 받습니다.
구글맵은 이쪽으로 표시되어있습니다.
왼쪽길은 아스팔트길인데 주차료도 없고 강가까지 차가 내려갈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강가로 내려가면 어차피 만나게 되어있습니다.

 


IMG_6022.JPG


강가로 내려가 차를 잠깐 세워둔곳이 바위가 아니라 모래였었나 봅니다.
엑셀을 밟으니 바퀴하나가 점점 깊이 빠집니다.
지나가던 오토바이 탄 태국인이 같이 밀어줬지만, 더 빨려들어갑니다.

큰일이다 싶었는데, 저 멀리 여행온 태국인 10여명이 뛰어옵니다.


'오케이! 괜찮아! 괜찮아!'


어서 타라고 하더니 다 같이 차를 밀어서 탈출시켜줬습니다.

이 와중에 저는 친절한 태국인들의 미담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왁자지껄 떠들면서 웃으면서 단번에 차를 미는 터에 정말 별일 아닌것 같았습니다.


이 분들 아니었으면...
메콩강에 차를 봉헌할 뻔 했습니다.

 

 

IMG_6030.JPG



오자마자 혼이 빠지고 나니, 구경꺼리가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삼천개 중에서 구멍하나를 찾았습니다. 두세개정도 찾은거 같습니다.


'그래, 이렇게 생긴게 분명 삼천개가 있을거야'


결론을 내리고, 일단 숙소를 구하기로 했습니다.

삼천개의 구멍과 매콩강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숙소를 얻어서
아침에 해뜨는걸 보면 장관일것 같았습니다.


삼천개의 구멍과 매콩강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숙소는 없었습니다.
방갈로처럼 보이는것이 있던데... 쌈판복에 잠잘곳이 없다고 합니다.
차타고 나가야 합니다.


어디에 숙소를 잡던지,
삼천개의 구멍위로 해뜨는걸 보려면 해뜨기 전에 일어나서 차타고 와야 한다는 말인데... 


그냥 해뜨는건 보지 않기로 했습니다.
게으른 사람들이 너무 부지런한 계획을 세우면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날이 어두워지니까 일단 우본으로 가서 숙소를 잡고 다음 일정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라오스의 팍세는 날려버리고 근처에 선사시대 암벽화가 있다는 파땜국립공원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3000~4000년전에 살던 사람이 그린 그림을 볼수 있다니 두근두근 합니다.
파땜 국립공원에서 가까운곳에 있는 콩찌암이라는 마을에서 여정을 풀기로 했습니다.


IMG_6048.JPG

콩찌암은 황토빛의 매콩강과 초록빛의 문강이 만나는 두물머리로, 다른물색깔이 만나는게 보입니다.
작은 마을이지만 숙소들도 여럿있고 강변식당이나 까페도 있고,
심지어 방콕에서 오는 직항버스도 있습니다.


비슷한 매콩강변마을인 치앙칸과 비교하면 덜 꾸며지고, 더 작고, 여행객도 훨씬 적지만,
매콩강의 풍광이 다르고, 콩찌암을 베이스로 파땜국립공원이나 라오스를 다녀오기 좋습니다.


원래 계획은 아고다에서 본 가장 싼, 우체국 옆 시배게스트하우스에서 묵을 예정이었는데..
우체국을 몇바퀴 돌아도 찾을수가 없습니다.
작은 마을이라 그냥 눈에 보이는 숙소들을 둘러보았지만,
딱히 가격,시설,뷰가 맘에 드는곳이 없었습니다.
비싸면 좋고, 나쁘면 싼게 당연하지만.. 사람 마음이란게 본전생각에 가성비를 따지게 됩니다.


IMG_6075.JPG

결국 문강건너 토상콩찌암리조트에 묵기로 했습니다.
이 주변은 매콩강 말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대부분의 객실은 리버뷰입니다.
여튼 이 호텔은 무척이나 만족스러웠고, 호텔게시판에 따로 올리겠습니다.


콩찌암에서 20~30분정도 차타고 가면 파땜국립공원이 있습니다.
주차장같은곳에 차를 세우고, 도대체 어디로 가야하는거지 하고 두리번거리다가,
그림이 있다는 화살표를 발견하고 돌계단을 따라 내려갑니다.

 

IMG_6090.JPG



세모얼굴의 우주인들도 있고, 밭갈고 있는 소도 보이고, 사냥꾼도 있고, 싸인대신 손바닥도장찍은것도 보입니다.

몇천년의 시간을 거슬러 눈앞에 그림이 보이니까, 이거 진짜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기합니다.


IMG_6105.JPG

화장실마크도 세모얼굴 우주인입니다. 우주인 전용인듯 해서 이용하지 못했습니다.


파땜국립공원은 한곳에 볼거리가 모여있지 않고, 차타고 한참을 가야 하는 곳에 여기저기 있습니다.
그래서 사진보고 맘에 드는곳 몇군데만 골라서 갔습니다.


IMG_6109.JPG

버섯바위는 암벽화보고 지나오는 길에 있습니다. 규모가 크지 않습니다.


IMG_6113.JPG

갈라진 땅은 버섯바위 바로 뒤에 있어서 들렀습니다. 별다른 안전장치나 위험표시가 없습니다

 

IMG_6124.JPG

쌩짠폭포는 구멍으로 물이 쏟아지는데 달빛이라는 뜻입니다.
물 많은 시기에 셔터스피드 느리게 찍은 사진을 보니 달빛폭포라는 이름이 잘 어울립니다.


IMG_6131.JPG

퉁나무엉폭포로 내려가는 길에 있는 나무인데.. 누가 묶어놨습니다.


태국 구석구석에 재미난 볼거리들이 있네요.
계획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2 Comments
dhurtr 2015.02.26 10:06  
삼판복근처에 숙소가 있습니다
삼판복에서 큰길로 나와서 묵다한쪽으로 2키로쯤에
리조트세곳 그리고 거기서 1키로 더오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삼거리오기 50미터전에 작은길이 나옵니다
거기로들어가서 500미터 가면 리조트한곳 그리고
거기서 끝까지들어가면 삼판복 초입이 나옵니다
거기에 숙소 두곳이 있습니다
거기서 보트를 타고 삼판복구경해도 됩니다
아 그리고 저는 한달전 우본에서 버스타고 갔습니다
고구마 2015.02.26 19:05  
첫번째 사진은 감동일쎄...
요왕말에 의하면 나도 저길 가긴갔다는데 영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이렇게 보니까 진짜 생경해보인다. ^^
포토 제목